모두발언
제259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제259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0년 10월 15일 오전 8시 30분
□ 장소 : 국회 당대표실
■ 손학규 대표
지구 반대편 칠레에서 지상 최대의 인간드라마가 일어났다. 33명의 광부가 나를 버리고 우리로 뭉쳤다. 그래서 살았다. 구조가 코앞에 다가오자 광부들은 서로 마지막에 나가겠다며 감동적 동료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에는 아무리 어려워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 힘을 합치면 못 할 일 없다는 화합과 단결의 메시지가 있었다. 또한 사람을 존중하는 철학과 가치가 있었고 노동자·서민과 끝까지 함께하는 리더십이 있었다.
어제는 성북 정릉4동에 있는 풍림 아이원상가를 방문해서 지역 상인과 함께 SSM문제에 대해 말씀을 나눴다. 상인들이 하시는 말씀이다. 노력해서 자수성가한다는 것이 없는 세상이 됐다는 것이다. 직장인이 실업자가 된다는 것과 자영업자가 실업자가 된다는 것은 다르다. 직장인이 실업자가 되는 것은 수입이 끊어지는 것이지만 자영업자는 가진 것 다 말아먹고 완전히 다 망해서 아무 것도 없고 재기가 불능인 상황이라고 했다. 새로 들어오는 SSM가맹점을 몸으로 막기도 하지만 법적으로 맞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자리를 같이 한 구청장도 똑같은 하소연을 했다. SSM추진을 막기 위해 식품위생법, 도로교통법, 청소년위해식품관련법률 등을 통해서 단속 규제를 하지만 효과가 없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국회에 계류중인 유통산업발전법, 대중소기업상생협력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오늘 아침 신문만 봐도 대학가에 SSM 가맹점 하나가 한밤에 기습적으로 개업을 했다고 한다. 법개정이 늦어지며 이런 일이 빈번히 나타난다. 우리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조속히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다짐한다.
언론보도 의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여권 핵심인사들에게 “내가 대통령을 해보니 권력이 너무 대통령에 집중됐더라 지금은 대통령이 온갖 사안을 다 결정하게 되어있다”며 개헌 추진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명박 대통령은 권력 집중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 국회를 통법부로 전락시키고 국무총리를 의전총리나 세종시 총대를 메게하는 총리로 전락시켰고 권력기관을 부활시켰다. 오늘 언론보도에서 보듯 이인규 윤리지원관이 증언했듯 민간인 사찰을 청와대에서 보고받고 있었다. 권력기관이 부활되고 있다. 총체적인 민주주의의 후퇴다. 헌법과 민주주의 정신에만 충실해도 권력집중을 해소할 수 있다. 있는 권력으로 물가를 잡고 전세대란 막고 SSM관련법 통과시켜서 서민생활을 돌봐줄 것을 촉구한다. 공연히 실정을 호도하고 정권연장을 위한 술책으로 개헌을 한다면 국민은 이를 결코 용납지 않을 것이다.
■ 박지원 원내대표
어제 황장엽 前비서의 영결식이 있었다. 우리 민주당은 민주당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조의를 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에서 ‘영결식에 불참했다’고 하면서 지나치게 우리 민주당을 비판하고, 마치 사상논쟁을 불러오는 듯한 얘기를 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우리 민주당으로서는 충분한 예유를 갖추었다고 판단한다. 황 前비서는 분단의 불행을 안고 가신 분이기에 훈장수여나 국립묘지 안장에 대해서 저는 스스로 ‘정부가 과유불급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조용히 명복을 빌었다. 황 前비서가 그가 만들고 또 오늘까지 북한에서 정립돼 있는 주체사상에 대한 정립자로서 한번도 구체적 반성이 없었다. 김정일-김정은은 비판했지만 김일성에 대해서는 어떠한 비판도 하지 않았다. 다소의 의문이 있지만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고 우리는 한나라당이 한나라당 할 일이나 잘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 이상 논쟁은 바라지 않는다.
지금 전세대란, 전세난민이 전국으로 확산돼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전세대란으로 서민들이 얼마나 고생스러웠는가 하는 기억을 갖고 있다. 최근에도 수도권을 넘어서 대전, 부산, 제주 등 전국에서 평균 15%이상의 폭등하는 전세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대전의 한 아파트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초과한다는 믿을 수 없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서민들은 살던 집을 내주고 더 싼 전셋집을 찾아서 더 외곽으로 더 작은 집으로 옮겨가는 이른바 ‘전세난민’이 폭등하고 있다. 오죽하면 전세난민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는가,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정책과 너무나도 동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정청은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하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다. 전세는 주로 서민이 살아가는 주거방법이다. 우리 민주당은 오래전부터 전월세 인상제한제를 법안으로 발의해 놓고 있다. 정부는 시급하게 서민을 위한 전세자금 대출 확대와 정책적 금리지원, 절대적으로 부족한 소형주택 보급 등에 나서야 한다. 일괄적인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도 순차적으로 조정해 전세난이 가중되는 상황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촉구한다. 정부가 이제라도 무능과 무대책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야당과 전문가와 머리를 맞대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주택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
우리가 그렇게 촉구했던 민간인 불법 뒷조사 결과가 이인규 지원관이 드디어 법정에서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진술로 나왔다. 우리가 이런 것을 주장했을 때 정부에서는 뭐라고 했는가, 검찰에서는 뭐라고 했는가. ‘청와대에 보고한 적이 없다’고 했다가 이제 이인규 지원관이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사실을 법정에서 진술했다고 하면 검찰은 반드시 재수사를 해야 한다. 간이역에서 내리지 말고 종착역에서 내려야 한다. 깃털만 뽑지 말고 몸통인 박영준 차장과 이상득 의원을 조사해서 이런 불법적인 5공·유신식 민간인 불법조사가 근절돼야 한다. 다시 한번 검찰이 민간인 불법 뒷조사 문제를 철저히 재수사할 것을 촉구한다.
■ 이인영 최고위원
이명박 정권의 일자리 정책이 전반적으로 안 좋아지고 있다. 12일 발표된 ‘2020국가고용전략’에 이어서 어제 이명박 대통령의 청년고용전략과 관련한 인식이 상당히 문제라고 보인다. “일자리를 구하는 것의 80%가 자기 책임”이라는 말씀은 심각한 청년 실업의 현실을 볼 때 참 나쁜 발언이다. 정부가 발표한 청년고용전략의 주요내용 중 하나가 사회적 기업 육성과 중견기업으로 인턴제를 늘리는 방안이 포함되어있는데 ‘2020국가고용전략’ 발표시에 나타났던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시간제 근로, 임시직, 일용직, 영세자영업, 무급근로 등 아주 불안정한 일자리만 양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정부는 좀더 구조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육성을 강화해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재정적·제도적 기반을 확충하는 쪽으로 방향을 명확히 했어야 한다. 중견기업과 대기업, 공공부분에서 아울러 청년의 신규채용을 의무화할 수 있도록 청년 의무고용제를 조기에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정부대책으로 만들 수 있는 10만개 가까이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최근 통일부가 경상남도에서 추진하는 대북 수해지원을 위한 쌀지원 방안에 대한 결정 승인을 보류했다. 600톤 정도 된다. 인도적 쌀지원 문제에 자꾸 정치적 이해타산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북한지도부에 대해 현정부가 비판적이라고 해서 북한주민의 배고픔까지 방치해서는 안 된다. 창고에 쌀이 넘쳐 터져도 동포에 대한 쌀지원을 단 한 톨도 할 수 있다는 것은 지독한 편견으로 보인다. 같은 피를 나눈 동포로, 또 미래에는 통일한국을 같이 만들어갈 구성원으로 이 고통을 외면하면 더 큰 비용과 재앙을 감당해야 한다. 지금 즉시 승인보류결정을 철회하고 승인해야 한다. 경상남도에서 대북 쌀지원의 물꼬가 터지면 정부간에 막힌 남북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순기능을 할 수 있다. 즉시 통일부는 통일방해부가 아니라 통일부로서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기 바란다.
■ 김영춘 최고위원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정부의 발본적 대책을 촉구한다. 정부는 지난 12일 ‘국가고용전략2020’을 확정하며 파견허용업종 확대와 비정규직법 적용 예외대상의 확대 등을 발표했다. 우리 사회 민생악화의 주범인 질 낮은 고용구조를 오히려 확대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이는 정부가 말은 친서민정책을 부르짖으면서도 국민이 겪는 고통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여전히 모르거나 애써 눈감은 자세의 발로로 보인다. 외환위기 이후 가속화된 내수경제의 침체와 국민의 고용불안은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악순환되고 있는 쌍둥이 문제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여전히 추진하는 단기적 효과 중심의 정책 방안은 일본 민주당 정부가 지난 10년간 시장지상주의를 반성하면서 사실상 노동자 파견의 전면금지를 추진하는 것 비해 정반대의 행동이다. 또한 2008년 세계경제위기로부터 일어나고 있는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에 대한 전지구적 반성과도 동떨어진 시대착오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 사회도 지난 시기에 비정상적으로 통용되었던 비정규직 확산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시작했다. 지난 7월 현대자동차의 사내 하청을 위장도급으로 본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고 8월에는 KTX여승무원들의 편법적 파면근무를 원천 무효화하는 서울지방법원 합의부의 판결도 나왔다. 사내 하청, 편법파견, 기간제 계약직의 만연화 등 비정규직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전사회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고용전략2020’에 포함된 시대역행적 파견허용업종 확대와 비정규직법 적용 예외대상의 확대방침을 당장 취소하고 비정규직문제에 대한 발본적 대책 마련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민주당도 이미 전체 고용의 50%를 넘어 세계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정책 대안 마련과 이의 관철에 향후 당 활동의 우선순위를 두고 총력을 경주할 것을 정식으로 제안한다.
■ 조배숙 최고위원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유통산업발전법 및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한 이유가 홈플러스가 영국정부를 통해 로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제야 왜 지난 4월에 SSM법의 통과가 무산됐는지 그 이유가 명백해졌다. 이게 사실이라면 우리 정부와 외교통상교섭본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해 80만 명 이상의 영세상인이 폐업하는 절박한 상황에 외국 눈치를 보고 한미 FTA, 한EU FTA의 핑계를 대는 거짓 친서민 정부에 분노한다. 통상교섭본부장은 영국정부와 영국기업의 사주를 받아 SSM관련법의 국회통과를 막았는지, 또 한EU FTA체결과정에서 부당한 압박이나 협상은 없었는지 국민 앞에 똑똑히 밝혀야 한다. 이렇게 정부가 외국 눈치만 보는 동안 골목상권은 크게 초토화됐다. 2007년 353개였던 올해 8월까지 802개로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중소상인의 매출은 45%가 줄어들고 2만개 이상의 슈퍼가 문을 닫았다. 이렇게 자국기업의 배를 불리기 위해 우리나라 영세상인이 피눈물을 흘리게 한 홈플러스와 한국정부를 압박하는 영국정부의 행태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외교적 경로를 통해서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말로만 친서민, 공정사회를 외칠 것 아니라 우리나라 중소상인,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하루빨리 통과해야 한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두 법안을 통과할 것을 촉구한다.
■ 이낙연 사무총장
개헌론을 둘러싼 여권의 혼선이 점입가경이다. 청와대 정무수석은 개헌은 현실성도 없고 청와대는 추진할 생각도 없다는데 여당 원내대표와 특임장관은 연내개헌도 가능하다는 말을 계속한다. 이것이 역할분담인지 혼선인지 혼란스럽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이것은 역할 분담이 아니라 혼선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한다. 왜냐면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청와대 참모는 대통령에게 개헌의 뜻이 없다는데 대통령은 권력집중의 폐해를 얘기하며 개헌이 필요한 듯 말한다. 이 정도면 이것은 짜인 역할분담이 아니라 정리되지 않은 데서 오는 혼선이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연내 개헌이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10월 중순까지 여권 스스로 이런 혼선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전후가 모순되는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이제 가부를 분명히 정리할 때가 됐다. 여권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
정부가 내달에 한미·한EU FTA 체결에 따른 농업 피해대책을 발표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최근 몇 년간 FTA에 따른 농업피해대책을 정부가 여러 차례 발표했지만 단 한 번도 농민 가슴에 닿는 대책이 없었다. 이번에도 재탕 삼탕의 대책이 나오지는 않을지 다른 농업예산도 FTA피해대책인양 호도하는 대책이 나오지는 않을지 저희는 예의주시할 것이다. 과거처럼 하나 마나 한 대책이라면 아예 내놓지 말기를 바란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경기지사로 재임한 지 5년이다. 아직도 전임자 탓하는 것을 보며 지도자로서 자질이 있는 사람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좀 더 떳떳한 태도로 나오기 바란다.
2010년 10월 15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