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101차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0년 6월 29일 09:00
□ 장소 : 본청 원내대표실
■ 박지원 원내대표
오늘이 굉장히 중요한 날이다. 혹시 정부로부터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한 문자메시지 받은 의원들 계신가. 많이 안 받으셨으면 다행이다.
제가 정치를 시작할 때 김대중 대통령께서 저에게 휘호를 써 주셨다. 이것은 서산대사의 선시(禪詩) ‘답설야’로, 백범선생께서도 이 휘호를 즐겨 쓰셨다. 오늘의 우리가 할 일이 여기에 달려있기 때문에 제가 낭독을 하겠다.
“눈 쌓인 들판을 지날 때에는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가는 이 길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눈 쌓인 들판을 지날 때에는,
不須胡亂行 (불수호난행)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마라.
今日我行跡 (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가는 이 길은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 전병헌 정책위의장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내에서 5.8%로 상향 조정하고, 낙관적인 기조로 후반기 경제를 운영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오늘 최저임금위원회가 2011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결정할 예정이다. 경영계에서는 동결을 주장하다가 0.7%의 인상안을 제시하고 있다. 양대노총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시급 5000원 기준으로 890원, 약21%의 인상안을 제시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근로빈곤층 문제와 소득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인상해 왔는데, 이명박 정부는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 최저 근로계층에게 너무나 인색한 정부다. 만약 오늘 최저임금위원회가 경영계의 주장을 대폭 반영해 인상률이 결정된다면, 그것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국제적인 망신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OECD 회원국 중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이 우리나라보다 낮은 나라는, 멕시코 하나 밖에 없다. 현재 금융계에서 주장하는 대로 1% 이내의 인상안을 가지고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된다면, 국민의 갈등을 더욱더 부추기고 국제적인 망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 정부가 후반기 경제운영을 낙관적이고 넉넉하게 하겠다고 발표한 기조에 맞게 훈훈하고 넉넉한 인상률을 결정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인권위원회가 어제 대북방송 재개권고안에 대한 논란을 하다가, 동수의 상태로 결정을 못하고 계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한 것 같다. 대북방송 재개권고안을 인권위에서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북방송을 재개하게 되면 북한에서는 조준사격까지 하겠다고 하고 있어, 평화를 깨트리고 훼손할 수 있다. 이러한 장치의 권고를 인권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은 정말 어불성설이다. 평화와 생존만큼 중요한 인권이 어디 있겠는가. 평화를 훼손하고 한반도 국민의 생존권을 해치는 이와 같은 어불성설의 논의를 인권위원회에서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
■ 김영진 의원
사학분쟁과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학비리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상지대와 조선대의 문제다. 조선대는 21년 동안 임시이사를 파송해 학교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작년 말에 조선대에 정이사가 파송돼 1000억의 발전기금이 사용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분쟁이 잦아들고 있다. 그런데 최근 상지대 사태가 커지고 있다. 상지대 김문기 이사장은 YS정부 시절, 사정대상 1호로 지정돼 학교운영의 비리를 저질러 퇴출된 경우다. 이번 MB정부 하에서 사분위 임기가 금년 1월부터 시작돼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5명, 국회의장이 추천하는 2명, 대통령이 추천하는 2명의 사분위원들이 모여 문제의 상지대학을 복귀할 수 있는 조치를 내렸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학비리 문제가 다시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저께 상지대 강영태 교수가 양심선언을 했다. 사학비리를 발본하고 학교의 정상화를 위해 일해야 할 사분위원, 강민구 서울법원 현직 부장판사가 김문기 비리재단의 문제 당사자의 하수인을 이 교수에게 보내, 김문기 이사장이 주장하는 대로 해결하는데 노력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건으로 현재의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얼마나 편파적으로, 오히려 비리를 조장하고 있는지 드러나고 있다.
이 문제의 위중함을 확인하고 어제 교과위원들이 긴급회의를 해, 7월 2일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를 하기로 했다. 상징적인 비리사학의 문제가 나오면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당내에 비리사학에 대한 대책기구를 결성하는 것이 좋겠다는 교과위원들의 의사가 모아져, 오늘 아침 원내대책회의에 이 문제를 제기한다. 대책회의에서 민주당비리사학대책위원회, 특히 상지대를 중심으로 하는 기구를 만들어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유선호 의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을 떠나기 전에 미국 무역대표부에 한미FTA에 대한 실무회의를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와 같은 언급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전작권 논의가 끝나자마자 나온 것으로 그 배경이 의심스럽다. 한미 양국정부는 이러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한미FTA에 대한 재협상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이러한 발언이 나온 시기와 배경을 생각할 때 사실상 재협상이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2년 전 한국 사회를 강타했던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도 터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 한미 양국정부가 합의한 전시작전권 환수 연기와 한미FTA나 쇠고기 수입 협상 등의 ‘패키지 딜’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시기적으로 봐서 연관성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참으로 우려스럽다. 전작권 환수 연기만 보더라도,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보면 우리 군 자체의 지휘통제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이 옳은 것이다. 이러한 전작권 환수 연기와 우리의 생존권이 달린 한미FTA나 쇠고기 수입 협상이 연계됐다면 이것은 매우 심각한 사태다. 특히 한미 양국이 최근까지도 전작권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했었다. 이런 것을 볼 때 이번 발표는 국민이 예측하지 못한, 예측의 범주를 벗어난 정치 협상으로 매우 잘못된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한미FTA 재협상은 있을 수 없으며, 30개월 이상 된 미국 쇠고기 수입도 이뤄져서는 안 된다. 민주당은 그동안 한미FTA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재검증하고, 국내 피해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선 대책 후에 비준동의할 것을 요구해왔다. 특히 피해가 가장 큰 농업 분야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한EU FTA로 양돈 등 농업 분야를 희생시키는 등 농민의 희생만 강요해왔다. 농업은 단순한 교역 대상이 아니다. 한미FTA 재협상을 논하기 전에 미흡한 한미FTA 보완대책을 먼저 서둘러야 한다. 농업 분야의 피해액은 11조원에 달하지만, 정부의 보완대책은 사실상 기존 내용을 반복하는 땜질식 대책만 남발하고 있다. 정부는 한미FTA 관련해 미국의 재협상에 말려드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농업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농가단위소득안전제 추진-농축산물 피해보전에 대한 대책 마련-농기은행제 확대 및 농산물가공산업에 농민 개편 참여 보장’ 등 보완대책에 더욱 앞장설 것을 요구한다.
■ 추미애 의원
한미 간의 전시작전권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겠다. 이것은 한마디로 이명박 외교가 ‘혹 떼려다가 혹 붙인 외교’다. 전시작전권 환수 연기와 한미FTA의 잘못된 거래는 당장 중지돼야 할 것이다. 정부여당은 이것을 이명박 외교의 승리라고 자축하는 모양이다. 한국 측이 요구하고 미국 측이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췄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과연 전작권 환수 연기가 안보 무능력자임을 자처하면서까지 받아내야 할 쾌거인가. 아니다. 잘못 짚은 것이다. 오히려 혹을 떼려다가 붙인 격이다.
천안함 사태를 전작권 환수 연기 사유로 보는 것은 책임회피에 불과하다. 문제는 무책임한 안보태세다. 북한의 어뢰 공격 당시 음향탐지기는 작동되지 않았고, 사령탑인 합참의장은 음주상태였다고 한다. 한미합동 해상군사훈련 중이였음에도 그랬다. 이러한 무책임은 군 쇄신으로 고쳐야 하는 내부 문제지, 전시작전권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더구나 심각한 문제는 2차 북핵 실험이 전작권 환수 연기의 배경이라는 정부의 입장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는 위험스러운 것이다. 전작권 환수는 한미동맹의 유지라는 대전제 아래, 미군의 신속 기동군과 전략에 맞춰 추진해 온 우리 군의 개혁 방향이고 이미 65% 이상의 진도가 나간 것이다. 이를 새삼 북핵 문제와 연결한다는 것은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미국과 직접 군 협상을 하고자 하는 숨은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다. 그리고 종국적으로 북한이 핵 카드를 극대화하겠다는 작전에 빠져드는 잘못된 실책이다. 전시작전권과 한미FTA의 잘못된 연계는 스스로 성동격서의 전략에 말려드는 어리석은 실책이다.
미국에게 한미FTA 문제는 쇠고기 시장도 아니고 자동차도 아니다. 오직 FTA를 반대해온 오바마 정권의 핵심 지지층인 전미 자동차노조를 설득하고, 비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미국의 국내용 주장에 불과하다. 쇠고기 시장 추가개방은 추가협상 없이도 현행 조항의 비차별적 조처에 대한 부제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미국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추가개방하지 않으면 제소로 대응할 것이다. 한국 시장의 미국 자동차 수입 조절도 한국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미국 자동차 자체 품질의 문제이기 때문에, 실제로 미국에게 필요한 것은 재협상이라기보다는 정부기관의 특별구매와 같은 호위적인 조치다.
한미FTA는 미국에게는 별 문제가 없다. 오히려 우리에게 심각한 문제다. 투자자 국가 제소제조(ISD)와 같은 독소조항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완화하지 못하면 앞으로 환경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권이 심각하게 도전받고 위축될 것이다. 역진방지제도도 독소조항 중 하나다. 한미FTA와 충돌되는 국내법을 재정할 수 없도록 우리 발목을 묶은 것이다. 이러한 독소조항의 완화를 위한 재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미FTA 비준을 전작권 환수 연기와 맞바꾼 잘못된 거래를 한 것이다. 독소조항의 제거는커녕 쇠고기와 미국 자동차 수입 물량을 어떻게든 늘려주는 잘못된 방향으로 갈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혹 떼려다가 혹 붙이는 미국과의 잘못된 거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 문학진 의원
한나라당이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법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본회의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있는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법은 지방분권강화라든지 지방자체 확대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악법이다. 비록 민주당이 수정안을 통해 특별법이 가지고 있는 독소조항을 모두 제거하더라도, 전국적인 행정체제개편을 당연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 법안 자체에 반대 입장이다. 정부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자치단체의 자율 통합은 개별 자치단체의 실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작년 광복절 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를 가지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기한을 정해 밀어붙이기 하고 있다. 6.2지방선거 이전에 시범적으로 졸속 통합을 몇 군데 추진했었다. 잘 아시다시피 16개 지역이 46개 기초자치단체가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정부의 사탕발림에 휘둘려 통합을 신청했다가, 주민의 강력한 반대로 마산·창원·진해 한군데만 졸속, 관제 통합이 됐다.
몇 가지 문제를 지적한다. ▲첫째 이 법은 국가가 주도해서 2014년까지 강제적으로 시·군 행정체제를 통한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이것과 관련한 주민들은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민감하게 받아들 일수밖에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것과 관련한 주민의 의견 청취, 관련 부처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검토해야 하는데 이러한 민주적 절차가 생략돼 있다. ▲둘째, 특별법에 보면 ‘특별시·광역시 기초 의회를 실시하지 않겠다. 주민투표를 하지 않아도 된다. 통합되면 통합시에 대해서 지원 특례’를 두고 있다. 이것은 평등권 침해 여서 위헌 소지가 다분히 있다. ▲세 번째로 개편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하는데 민주적 대표성이 없다. 경비의 제약이 없는 통합에 따른 공동체 파괴현상이 우려된다. 그래서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지방자치단체들과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특별법 제정이유를 보면 지방자치단체 간 불균형을 해소화 하겠다. 실효성 있는 지방분권 및 지방자치정착을 강조하고 있는데 거꾸로다. 특별법 24~26조를 보면 통합에 따른 불이익 배제, 공무원에 대한 공정한 처우 보장, 예산에 대한 지원 등 불합리한 특례를 규정해 오히려 정부가 재정 특례를 무기로 시군통합을 강제로 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다.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 첨예한 의견대립이 있어 이해당사자인 지방자치단체들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제반 절차를 추진해야 한다. 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사안을 국회에서 논의하려면 이 법안을 수정해서 통과시킬 것이 아니라 전원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이런 절차를 밟아서 토론을 거쳐야 할 사안이다.
■ 이용섭 정책위 수석부의장
G20 정상들이 토론토에서 2013년까지 자국의 재정적자를 절반 규모로 줄이고, 2016년까지 GDP 대비 정부 채무비율을 안정시키기 위한 재정계획을 채택하기로 했다.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나는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된 글로벌 경제화에서 각국의 재정위기는 세계경제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고, ▲두 번째 의미는 국가부채나 재정적자와 같은 재정 건전성의 악화는 한번 심화 되면 국제적인 규율이 필요할 정도로 사후적 처방보다는 예방이 필요하다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우리는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새 충격을 흡수해서 안정적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재정 건전성의 확보가 대단히 중요하다. 세입 면에서 보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세, 법인세율의 최고세율의 인하,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통합, 상속세의 무력화, 고액재산가-고소득자-대기업에 대한 감세를 중단하고 조세부담률 수준을 적절히 해야 한다. 세출 면에서는 4대강 사업과 같은 불여불급한 토목사업과 재정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를 바란다.
■ 안민석 의원
이번 여름 동안은 민주당 교과위 위원들이 비리사학 복귀 저지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김영진 의원이 제안하신 관련 위원회를 당에서 신속하게 결정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공통적인 공약이 무상급식이였다. 각 교육청과 지역단체장들이 이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7월 12일 전국 16개 교육감, 무상공약을 내걸었던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 전체가 한자리에 모여 민주당 교육특별위원회를 개최하고, 무상급식 풀뿌리국민운동이 후원하는 무상급식공약실천을 위한 큰 판을 만들 것을 추진하고 있다. 언론인 여러분과 당에서 관심을 가져주시면, 반복적인 행사를 해서 국민에게 무상급식을 실천하도록 하겠다.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