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46차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0년 4월 13일 09:00
□ 장소 : 본청 원내대표실
■ 이강래 원내대표
6월 2일 지방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에서는 공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50은 선거에 관한 기본적인 틀이 확정되는 시기다. 이번 선거에 성격과 의미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누가 뭐래도 이번 선거는 명백하게 ‘이명박 정부 2년’에 대한 평가라는 의미와, 지난 4년 동안 한나라당이 독점한 지방권력 4년에 대한 평가의 의미를 갖는 선거가 될 것이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보면 40%가 넘게 나오고 있고, 한나라당의 지지율도 35%를 넘고 있어 외형상 대단히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과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이렇게 높게 나오는 것은 보수 세력이 결집돼 있고, 영남지역주의가 뒷받침하고 있고, 보수언론이 이것을 잘 끌고 나가고 있어서이다. 외형상 견고해 보이지만 지지강도는 별로 강하지 못하다. 취약한 상황이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다. 정작 선거 국면에 가게 되면 이 정부에 대한 심판론, 국정실정에 대한 심판으로 가게 될 것이다.
잘 아시는 것처럼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다. 이번 한명숙 총리의 재판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보수정권이 안보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지만, 이번 천안함 사건을 통해 안보마저 취약하고 무능하기 짝이 없는 정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날이 갈수록 민생경제가 파탄의 위기에 처해있고, 지금 고용문제는 최악의 상태에 빠져있다. 그리고 국가부채가 심각한 수준이다. 4대강 공사 때문에 오는 여러 가지 폐해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이번 6월 2일 지방선거 과정에서 다시 한번 평가하고, 이 정부의 독선·독단·독주를 막아내야 한다. 민주당이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개, 그리고 230개의 지역단체장 선거에서 155개를 차지했다. 그리고 642개 지역구 광역의원선거에서 506명으로, 무려 78.8%이다. 수도권의 경우에는 광역단체장 100%, 기초자치단체장 92.4%, 지역구 광역의회의원 100%가 한나라당이였다. 이러한 4년 동안 나타난 결과는 제일 큰 문제가 예산낭비, 두 번째가 인사비리와 개발비리 등 지역비리, 그리고 지역 경쟁력의 약화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 2010년 현재까지 95명의 기초단체장이 기소됐는데, 그 중 57명이 한나라당이다. 서울의 경우에는 25명의 구청장 중에서 9명이 뇌물수수 사건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됐는데 전부 한나라당이다. 이러한 지방권력의 독선을 이번 6월 2일 지방선거를 통해 균형을 잡아야 이 나라가 돌아가고 역사가 바로 갈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지방정부의 독점 폐해를 막는데 집중하겠다.
이번 한명숙 총리 재판은 정치검찰이 분명하게 유죄판결을 받는 사건이었다. 그런데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를 호도하기 위해 별건수사를 촉구해서 하고 있는데 결코 옳지 않다. 잘 아시는 것처럼 한명숙 총리는 민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이다. 또 민주당뿐만 아니라 전체 민주개혁진영을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인 대표성을 띈 서울시장 후보다. 별건수사를 통해 검찰이 노골적으로 정치와 선거에 개입하고 선거과정 속에서 별건수사하겠다는 것은, 검찰의 운명을 한나라당·MB정권과 함께 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봐지지 않는다. 이는 내놓고 노골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정치검찰의 굴레를 벗어나려면 별건수사를 중단해야 한다. 어제 한나라당의 검찰 출신 홍준표 전 원내대표조차 공개적으로 “한명숙 총리에 대한 수사는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을 했고, 오늘 아침 신문을 보면 보수언론조차 사설로 ‘한명숙 총리의 별건수사는 6월 2일 지방선거 이후로 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들을 내놓고 있다. 검찰이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를 피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별건수사로 상황을 그르친다면 더 큰 미궁 속에 빠질 것이다. 다시 한번 별건수사의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며, 이번 상황을 계기로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다시 가속화하고 검찰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박지원 정책위의장
최근 다시 남북관계가 긴장되고 있다. 북한에서는 금강산의 우리 부동산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남쪽에서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남북 당사국들이 신경전을 계속 하고 있을 때, 금강산에 진출한 우리 민간기업들은 메말라 가고 있다. 물론 북한에서 3대 선결조건을 해결하겠다고, 또 현대를 통해 5대 선결사항에 대한 얘기도 있었지만, 우리 정부에서는 민간차원의 제의라고 하면서 미동도 하지 않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 그러나 다행히 베이징에서 남북 인사의 접촉이 시작됐다는 보도도 있다.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고, 인도적 교류협력의 상징은 이산가족 상봉이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이러한 모든 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어떠한 이유였던 간에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제 남북관계가 제대로 풀려나가지 않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자랑했던 경제도 문제가 된다. 천안함 침몰 사고 이후, 월가에서 증권과 금값이 올랐다. 이러한 것을 보더라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우리나라 경제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따라서 정부는 현재 베이징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화를 발전시켜, 정국적으로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경제협력 문제는 물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진전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다시 한번 촉구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바이든 부통령을 만난다고 하니, 심도 있는 한반도의 제반 문제를 논의해 좋은 소식을 가지고 귀국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
정부의 천안함 사건 처리 과정을 보면서 심각히 우려되는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하겠다.
우선 정부가 국민과 소통하는 방식이 상당히 섬뜩하다. 괴물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번 정부의 태도는 괴물에 나오는 정부의 태도와 너무 흡사하다. 영화를 보면 살아온 시민들을 정부당국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격리시켰다. 시민들이 국가로부터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하는 장면이 나온다. 현재 천안함 유가족들이 볼 때 정부가 취하는 태도는 굉장히 섬뜩할 정도다. 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 군사독재 정권 시절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이것은 제 생각이 아니고 영국 파이낸스타임스의 한국지국장이 얼마 전에 올린 글이 다. 외국 언론의 시각에서 볼 때도 이렇게 느낀다.
근래 언론 동향을 보면 사고 원인을 북한 쪽으로 몰아가는 것이 두 번째 우려사항이다. 정부도 이것을 보면서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만일 북한 소행이라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것에는 반대할 사람이 없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북한 소행으로 여론몰이 하는 것은 안보불안을 조장하려는 것이다. 일부세력이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북한 연계설을 흘리고 있는 것 아닌가. 세 가지 세력이 있다. 첫째는 일부 보수세력의 극단주의적인 세력이 있을 수 있다. 또 한 세력은 투자자들이다. 특히 여기에는 외국인 투자자도 포함이 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시장을 흔들어 주식시장·채권시장·환율시장에서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것을 우리가 경계해야 한다. 세 번째는 신북풍이라고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종착점을 어디로 몰고 갈 것인가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다시 한번 요구한다. 사건 원인에 대해서는 정말 냉정하게 대처하도록 지시하기 바란다. 극단주의적인 주장에 결코 정부가 흔들리거나 동조하거나 즐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 김영진 의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중앙정치와 지방정치 권력을 독점한 한나라당이 그동안 어떤 정치를 펼쳐 왔는가. 참으로 일당 권력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맡긴 결과가 참담하게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6월 2일 지방선거는 과거의 교육감·교육위원 선거가 별도로 있었던 것과는 달리, 처음으로 함께 선거를 한다. 서울시 교육감이 잘못 뽑히면 천만 교육의 수장으로서 어떤 폐단이 드러나는지 공정택 교육감 문제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반대로 경기도의 김상곤 교육감이 짧은 기간이지만, 교육감으로서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김상곤 교육감은 일찍이 학교무상급식을 설파하고 실행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그때 저지했던 것이 한나라당이다. 교육위원회와 지방의회를 장악한 한나라당이 이것을 저지시켰다. 심지어 526억원 책정된 예산마저도 백지화시켰다. 이렇게 하는 것을 지켜본 국민들, 특히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교육수요자들이 ‘학교무상급식이 옳다’는 것이 확산돼, 이제는 학교무상급식 문제가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이다.
민주당에서 6월 2일 지방선거기획단 또는 정책팀에서 함께 선거하게 된 교육감·교육위원 선거 문제도 같이 ‘어떻게 하면 표심을 더 우리에게 가까이 할 수 있는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이러한 문제를 정밀히 분석하고 판단해 대책을 세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금 제시된 문제들을 실증적 증거로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을 독점하는 정권의 폐단이 어느 지경까지 이렀는지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다.
■ 이낙연 농림수산식품위원장
강화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축산농가의 걱정이 크다. 구제역이 살아있다는 걱정,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더해, 전국 가축시장의 폐쇄로 인한 축산농가들의 경제적 피해가 만만치 않다. 파주에서 구제역이 발생해서 가까스로 그 불을 꺼 구제역 종식선언을 한지 16일 만에 재발된 것도 안타까운 일이고, 작년 재작년 우리나라가 어렵게 구제역 청정국을 얻었는데 그것을 버리게 됐다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누구 탓을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불과 16일 전에 종식선언을 했는데, 다시 가까운 곳에서 구제역이 재발한 것은 구제역 관리체계에 뭔가 구멍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특히 봄철에는 황사 등으로 인해 발생과 확산이 용이한 기간인데도, 16일 만에 구제역이 다시 생겼다는 것은 방역당국이 방심했던 것 아닌가. 오늘까지 당국은 반경 3km 이내에 있는 동물들을 매몰처분하게 돼 있다. 기왕에 살처분하는 것이라면 철저히 해서 확산을 막아야 한다. 혹시 살처분한 곳에서 침출수가 흘려서 토양을 오염시킨다던가, 또는 제2의 구제역이 발생하는 것도 철저히 막아야 할 것이다.
동시에 빠트려서는 안 되는 것이 피해농가에 대한 보상이다. 구제역이 걸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확산을 막는다. 예방한다’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식 같은 가축을 생매장하는 심정과 경제적인 손해를 감안해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보상시기 과정에서 피해농가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파주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 그러한 불만이 제기되지 않도록 당국에서 세심하게 배려해주기 바란다.
오늘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서는 사업구조 개편을 내용으로 하는 농협법 개정안에 대한 소위심사에 들어간다. 오늘 오전 10시에 소위가 열린다. 여러 개의 계류 안건 중에 농협법 개정안을 처음에 심사할 것이다. 저는 일관되게 농협법 개정안에 대해 “심의를 일부러 늦추지도 않겠지만 일부러 서두르지도 않겠다. 지극히 의회적인 방법으로 심의·의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소위에서 여야가 합의한다면 언제든지 처리할 예정이다. 다만 우리끼리 합의한다고 모든 일이 끝나지 않는 복잡한 상황이 있다. 특히 보험업계의 반발이 있고 보험을 관장하는 부처·위원회에서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설령 합의·처리한다고 해서 모든 일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소관위원회인 국회 정무위원회는 위원장 공문으로 저에게 “정무위원회에서 곧 보험업계의 입장을 들을 공청회를 열 테니,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농헙법 개정안 심의에 대한 모든 일정을 4월말까지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심사일정을 잡았으니 혹시 의견이 있으시면 보내주시기 바란다. 우리는 일정대로 가겠다”고 회답을 보냈다. 이것 자체가 농식품부와 금융위원회, 최소한 관계되는 두개 부처 사이에도 의견 조정이 안 돼 있는 상태라는 것을 증명한다. 정부가 농협법 개정안의 조기 처리를 원한다면, 관계부처간의 의견 조정을 먼저 서둘러 달라. 쉬지도 않고 일부러 뛰지도 않는 지극히 정상적인 템포로 이 심의에 임할 것이다.
■ 이석현 의원
천안함 사건 초기에 함장이 한방 맞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이 개입됐을 증거는 없다”는 말을 먼저 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논의가 신중했다. 요새는 자꾸 ‘북한 어뢰의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이 얘기해 걱정이 된다. 만일에 거리피습이 확실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첫 번째 걱정은 ‘이 정부가 그렇게도 방어태세에 무능한가’하는 것이다. 당하고도 당한 줄을 모르는, 국방태세의 허점이 큰 것에 실망스럽다. 그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그 경우에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응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조심스러워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라면 UN을 조사 주체로 삼는 것이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피습의 가능성이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에, 첫째는 정전협정 위반이고 둘째는 UN헌장 2조4항에 대한 전면 위반이다. 그렇다면 UN안보리을 열어 거기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내야 하는 것이다. 우리끼리 조사를 다하고 나중에 UN에 처리해 달라고 하는 것보다는, 아예 이 단계에서 조사를 UN이 중심이 돼서 하도록 하는 것이 지혜롭다. 그래야 그 결과에 따라서 신속한 대응조치가 가능하다. 우리끼리 조사 다 해놓고 나중에 UN에 재조사를 요청해 조치한다면, 시간만 지연되는 것이다. 정부가 하고 있는 태도를 비유하자면, 예컨대 아들이 뒤통수를 맞아서 쓰러져 죽었는데 아버지가 “도대체 내 아들이 심장마비로 죽었는지 갑자기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죽었는지 아니면 타살인지 모르겠다. 조사해 보고 나서 이것이 타살이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는 것과 같다. 신고부터 해야 한다. UN은 국제평화의 경찰이다. “UN이 조사 주체가 되도록 촉구하는 것이 맞다”고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제안한다.
한명숙 총리에 대해 무죄가 나왔다. 민주당이 법무장관과 검찰에 책임을 지라고 했더니, 일각에서는 “대법원까지 가야하는데 지금부터 왜 그러는가”라고 한다. 민주당이 법무장관과 검찰에 책임지라고 한 것은, 한명숙 총리가 무죄가 됐기 때문이 아니다. “조사를 해보니 검찰이 강압과 회유를 했다”는 것을 판사가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강압과 회유를 한 검찰이 책임지라는 뜻이다. 별건수사에 대해서는, 모든 검찰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 정권의 이중대 노릇을 한 일부 정치검찰이 이번에는 이중대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6월 2일 지방선거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선언과 마찬가지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2010년 4월 13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