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0년 4월 5일 오전 9시
□ 장소 : 국회 본청 대표실
■ 정세균 대표
날씨가 풀렸다. 국민의 마음도 봄과 같이 풀려야 하는데 국민의 마음은 더 얼어붙고, 국민의 걱정은 더 커져만 간다. 천안함 사고가 난 지 벌써 열흘이 됐는데 아직까지 국민의 불안감과 의구심은 계속 증폭되어 가고 있다. 엊그제 실종자 가족들이 고귀한 결단을 했다. 아직도 자신들의 아들과 형제와 남편이 살아있다고 확신하고 있을 텐데 또 다른 희생을 막기 위해 수색을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참으로 고귀한 결단이다. 실종자 가족들의 고귀한 결단에 대해 숙연해 진다. 어떻게 이분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드릴 수 있을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수색과 인양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유능함을 좀 보여줘야 한다. 실종자 가족이 ‘대한민국은 위대하다. 대한민국은 유능하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 남편과, 동생, 형제를 바친 것이 의미가 있다.’라고 생각하게 국가가 유능함을 보여야 할 때가 지금이라고 말씀드린다.
실종자 가족뿐만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서는 천안함 사고에 대한 초기대응과 정보공개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국민의 불안과 의구심이 증폭하는 데 대해 대통령이 간과해서는 안 된다. ‘초기대응이 정말 잘못됐다. 왜 이렇게 정부가 오락가락하나. 어떻게 해서 사고발생 시점이 다섯 번씩이나 바뀌나. 그러니 다른 내용은 얼마나 진실과 거리가 멀까.’ 하는 국민 여러분의 의구심이 증폭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러한 국민의 불안감과 의구심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초기대응이 잘됐다’는 말이 국민을 더욱 불안하고 어지럽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정말 초등대응은 영점 이하였다. 지금부터라도 정말 정부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해줄 것을 요구하며 행여 사실을 은폐하거나, 가공하거나 진실을 숨기려고 하는 일은 결과적으로는 의구심과 불신만 증폭한다.
■ 송영길 최고위원
실종자 가족들이 자신의 아들들을 살리고자 남의 자식을 차가운 바닷속에 내몰 수 없다는 심정으로 수색 중단을 촉구했다. 그분들의 아픔에 위로를 보내며 우리의 책임을 느끼게 된다. 지금 군 당국과 정부당국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어제 MBC에서 군 상황일지를 보도했는데, 9시15부터 22분까지의 7분간의 상황에 대한 의혹이 계속 증폭된다. 사고지점과, 함미 최초발견도 해경이 먼저 탐지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장소와 함미 탐지, 발생시각 등 3대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주장대로 하루빨리 국방장관과 해군 참모총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이대로 두고 사고를 조사하게 되면 자신의 책임소재가 있는 주 책임자들이 이것을 제대로 조사할 리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이들의 해임은 단순한 정치공세가 아니다. 객관적으로 사실을 조사위해 필수불가결한 조치라는 것을 강조하는 바이다.
금양호 사건에 대해 한마디 하겠다. 어민들은 군당국의 협조요청에 의해 생업까지 포기하고 쌍끌이 어선까지 동원해서 군 수색에 협조했다. 그런데 제대로 그물값, 기름값도 보상 안 됐는지 무리하게 조업하려다 화물선과 충돌 후 침몰해 금양호 선원 9명이 실종됐다가 2분의 시신이 발견되고 나머지 7분은 아직도 실종 상태다. 그런데 구조작업도 구난신호을 나왔는데 해경이 초동대처를 못해 한 시간 뒤늦게 탐색작업에 돌입해서 실종자를 찾을 기회를 놓쳤다. 늦장대응도 책임소재가 가려져야 할 것이다. 금양호 선원에 대해 정부당국에서 조화 하나 제대로 못 보내고 있다. 해군당국에서 너무 무신경하다. 아홉 분에 대해서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어민들이 무슨 죄인가. 해군도 발견하지 못한 함미를 어군탐지기로 발견해주고 자기 생업도 포기하고 정부, 군 수색에 협조했다. 정부 측의 배려, 가족에 대한 배려, 국가차원의 보상 문제가 논의되어야 한다. 중간에 돌아가다 나온 사고라는 안이한 발표만 하고 있다. 생업에 일하던 분들을 동원해서 수색작업에 동원됐다가 돌아가는 길에 일어난 사고면 당연한 관련성이 있다. 정부 차원에서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지금 까나리 수확시기인데 인양작업이 계속되면 조업이 불가능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백령도 어민에 대한 피해대책도 같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부당국이 우리 군의 억울한 희생자도 제대로 살피고 실종자 수색작업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겠지만 지역 주민 어민들과 생업문제와 금양호 9분 실종 사망자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도 같이 적극 논의해야 한다.
■ 김진표 최고위원
이번 천안함 침몰사고를 보며 우리 국민은 국가의 위기관리기능이 제대로 발휘되는지 심각한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군이 비상사태에 대비해 수칙을 만들고 매뉴얼대로 행동해야 하는데 해군의 군함이 두 동강이나 선수 부분이 3시간 동안 침몰해는데 선수 부분에 부표하나 설치 안 했다. 배를 찾는데 민간인 어선이 먼저 위치를 알려줘 사흘 만에 찾고 그 이후 구조 활동에서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는 우왕좌왕하는 모습들이었다. 감압챔버가 18명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민간에 있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민간에 대해 협조요청을 하는 군의 위기관리이다. 군과 MB정부에 국가문제를 맡길 수 있나. 무비유환의 극치를보는 것 같아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군이 입만 열면 말을 바꾸고 있다. 사고발생시간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것조차 다섯 번이나 말을 바꾸는 국방부를 어떻게 믿나. 지금도 MBC가 보도한 최초 상황판단일지와 7분의 차이가 있다. 군은 어제 9시 19분경 천안함과 2함대의 통상적이고 일상적 교신이 있었기 때문에 9시 22분이 사고발생시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MBC가 보도한 최초상황일지에는 7분이나 이른 15분이라고 나온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 진실이냐는 것이다. 도대체 사고발생시점까지 백령도 바다안개처럼 흐릿하게 묻혀야 하나. 그날 밤 일어났던 7분 동안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7가지 의문점을 집약해보겠다.
먼저 군당국은 MBC가 3일 최초판단상황일지를 보도하자 군일지가 아니라고 했는데 MBC가 4일 최초판단상황일지 원본을 공개했다. 원본인가 아닌가 국민은 의심한다. 두 번째, 상황일지에 따르면 9시16분 백령도 해병대 방공기지에서 폭음을 감지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세 번째, 9시16분 해군 2함대 사령관과 작전처장이 통화했다고 상황일지에 기록되어 있는데 해군은 사실무근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통화는 아주 이례적인 경우에만 이루어지는 통화라는데 분명히 답해야 한다. 네 번째, 한국형 전술지휘체계에 따르면 22분에 천안함의 궤적이 소멸되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면 상황은 훨씬 전에 발생한 것이다. 다섯 번째, 열영상감지장치에 천안함이 녹화된 시간이 23분이다. 전문가들의 생각은 상황은 훨씬 전에 일어난 것이다. 여섯 번째 상황발생 40분 만인 9시55분에 비상소집을 했다고 국방부가 해명자료를 냈다. 그렇다면 9시15분이 맞다는 것이 국방부 발표에도 나오는 것 아닌가. 군이 답해야 할 것은 승조원 가족과 휴대폰 문자가 끊긴 시간이 16분이라는 것이 두 개의 문자메시지와 대화 속에 있다. 승조원 애인과의 대화, 어머니와의 대화. 이것에 관해서도 분명한 시간을 밝혀서 한점 의혹이 없게 해야 한다. 이번 천안함 사고를 보고 전체적으로 군에 대한, 국가의 위기관리기능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을 통해 무엇보다도 원인을 정확히 맑혀내고 전체적으로 위기관리기능을 대폭 보완, 정비해야 한다.
야권 통합과 연대에 대해 한 말씀드리겠다. 저는 지금까지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선합당 후후보단일화를 일관되게 주장했다. 다행히 김민석 최고위원이 협상대표로 새로 임명되는 등 그동안 꺼져가던 5+4 선거연대의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 앞으로 5+4 선거연대에서 반드시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단일화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믿고, 거기서 결정하고 합의한 방안대로 따를 것을 약속한다.
■ 박주선 최고위원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지 열하루째다. 정부의 무능과 미숙한 대처로 아직도 수중에 생사조차 구별이 안 되는 46명 실종자들의 생존 여부가 희박해 가는 사실에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천안함 사고는 이명박 정권의 안보재난 사태라고 규정한다. 사고 사전예방도, 사후 실종자 구조도, 사고원인규명도, 특히 사고발생시각조차 오락가락 갈팡질팡하고 있다.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군 당국으로부터 허위와 조작된 보고로 우롱당하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대한민국 군을 대통령이 정확하고 확실하고 명확하게 통솔할 수 있는 것인지 지극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3월 28일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초등 대처가 잘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사고시간 확정도 안 되는 시점에서 어제 MBC가 최초상황일지에 기재된 9시 15분이 사고발생 시점이라고 보도했다. 이것마저 허위보고를 받는 것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군으로부터 조롱과 우롱을 받는 것이다. 생존자 58명이 분명이 있고, 함장이 생존해있는데 아직까지 사고시점이 확정이 안 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고, 생존자 58명을 전원 격리해서 외부접촉을 금지하고 있는 사태도 이해할 수 없다. 민주당은 초계함 진상조사 특위를 통해 즉각적인 면담을 요구하면서 이 사람들과 면담이 이루어지면 그동안 정부가 발표했던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두려워 생존자를 격리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고 사고시각조차 갈팡질팡하는 점에 대해 대통령은 긴급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해 사고 시간만이라고 확정해 국민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
2010년 4월 5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