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44차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50
  • 게시일 : 2010-03-30 14:27:53
제44차 원내대책회의


□ 일시 : 2010년 3월 30일 09:00
□ 장소 : 본청 원내대표실


■ 이강래 원내대표


시간이 자꾸 흐르고 있다. 오늘이 해군 천안암 참사 날로부터 5일째 되는 날인데 어제 저녁 6~7시경이 실종자들이 버틸 수 있는 최대 생존시간 64시간의 기점인 것 같다. 어제 1시 20분경에 잠수요원들이 함미 부분에 들어가 망치로 두드려 내부 반응을 기대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실종자 가족의 절규와 국민의 애타는 염원과는 관계없이, 시간이 갈수록 실종자의 생존가능성은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다. 참으로 안타깝고 속이 타들어 가는 절박한 심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초기 대응이 잘 됐다고 한다. 그리고 어제 국방장관도 국방위에 출석해 초기 대응이 완벽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네 번이나 지하벙커에서 안보장관회의를 하고 국방장관이 국회에 나와서 아무리 잘했다고 해도, 이 말에 대해 국민 어느 누구도 신뢰를 보내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번 참사과정에서 과연 우리 해군은 무엇을 했는가. 실제로 바다를 지킬만한 안보 역량과 태도가 갖춰져 있는가. 대단히 심각한 의문이 생긴다. 국민은 참으로 불안하기 그지없다. 천안함 사고 당시 58명 구조 과정에서 56명은 해경이 구조하고 2명은 어업지도선이 구조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해군은 지원세력에 불과했다. 사고발생 3시간 뒤에 함수의 침몰위치를 알리는 부표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함수와 함미를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함미를 찾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기뢰탐색함선도 사고발생 4일째야 현장에 배치돼, 함미 부분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46명의 실종자를 확인하고 구조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함미를 찾은 것도 어민이었다. 이런 사실에 대해 해군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안타깝다. 조난당한 배의 위치나 구명정·구명동의 위치를 추적하는 무선고주파인식기술(RFID)같은 조난 장비도 해경에는 있지만 해군에는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사고 시간이 9시 45분, 9시 30분, 9시 25분, 9시 15분 등으로 바뀌고 있다. 언론보도를 보면 승조원이 가까운 사람과 핸드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다 끊긴 시간이 사고 16분 전인 것으로 나오고 있다. 정확한 사고 시간이 언제인지, 사고 원인과 경위에 대해 발표가 달라지고 있다. 처음 26일 저녁 군당국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배 바닥이 파공되어 침수됐다고 발표했다가, 27일에는 구조된 함장이 배가 순식간에 두 동강 났다고 했고, 어제는 합참의장이 공식적인 사고원인은 파공이 아니라 절단이라고 사고 경위를 바꿨다. 사고발생시점과 지점·침수위치·사고 원인에 대해 군당국이 오락가락 발표하고 있다 보니, 군당국의 능력과 해군의 역량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마저 흔들리고 있다. 불안한 상황이 가중되고 있다. ‘1200톤이나 되는 초계함이 육지로부터 1.8km 지점까지 갈 수 있는가. 그 시간대에 어떤 임무를 띠었기에 백령도 연안까지 갔는가’하는 가장 핵심적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군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뭔가 분명히 군당국이 숨기고 있다, 군당국이 말 못할 걱정이 있다’라는 의혹들이 크게 증폭되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상황 자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실종자를 빨리 구출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조용히 기다려왔다. 야당으로서 성숙한 태도를 지켜왔다. 그러나 어제부터 민주당은 진행되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끼고 있다. 중요한 내용에 대해 군당국이나 정부가 시간을 끌면서 은폐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과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간이 가면서 사고 원인을 미궁 상태로 빠트리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나오고 있고, 현장을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도 강한 불신을 전해오고 있다. 이것을 적당히 호도하거나 덮을 수는 없다. 그렇게는 안 될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고, 초동대응부터 지금까지 전개되는 과정의 문제점은 없는지 정확하게 짚어야 한다.


어제 이 자리에서 저는 한나라당에 정보위원회를 즉각 열어서 군 정부당국과 국정원으로부터 사고원인을 청취하고 북한 동향과 관련된 부분을 정확하게 알아내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정보위원회를 여는 것조차 한나라당은 두려워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국정원의 입을 막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위원회를 여는 것이 뭐가 두려워 주저하고 있는가. 빠른 시일 안에, 오늘이라도 정보위원회를 열어야 한다. 내일 현안질의를 통해 현 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과 불안을 해소하는 일이 시급하다. 내일 본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긴급현안질의를 통해 정확한 상황을 청취하고 파악하는 게 급한 일인데도, 한나라당은 정부와 군당국이 감추려고 하고 밝히기 싫어하는 내용에 대해 국회가 밝혀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이것은 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지적하며, 내일 긴급현안질의를 꼭 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촉구한다. 국방위원회에서의 문제제기 차원에서 그칠 문제가 아니다.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해, 국회의원들도 현장에 나가 상황을 파악하고 가족들의 애타는 절규도 들어보고 문제점과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나라당의 빠른 응답을 요구한다.


■ 박지원 정책위의장


세계적인 IT강국인 우리나라는 해군은 최하 수준의 능력을 갖췄다. 어선보다 해경보다 못한 해군의 수준에 국민들은 실망하고 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왜 이렇게 지하를 좋아하는가. 경제 문제가 났을 때도 지하 벙커에서 했다. 이번에도 네 번씩 지하 벙커에서 안보장관회의를 소집했지만 아무것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왜 공무원에 비상대기를 내리고, 심지어 공기업까지 비상대기를 시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정부는 이미 공식·비공식 경로를 통해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모든 상황을 보거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황, 그리고 북한군 동향을 보더라도 아무런 이상 징후가 없다. 심지어 김영남 위원장이 아프리카 순방을 시작했다”고까지 한다. 그런데 정부는 무엇을 만지작거리고 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국방장관은 어제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국민을 희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례준비를 하다가 망신을 당했다. 우리 해군은 먼저 실종자 구조에 만전을 기해야 하고, 빨리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 민주당은 자제했다. 한나라당의 정몽준 대표, 정운찬 총리, 경기도 김문수 지사가 쇼를 하다가 망신을 당했다. 자제하던 민주당이 분노했다. 이제 민주당이 나설 때이고, 그런 의미에서 문희상 부의장을 위원장으로 한 민주당의 전문가들이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이 시작된다. 정부는 저질 수준의 언어희롱을 하지 말고, 원인규명과 구조수색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촉구한다.


■ 문희상 해군함정침몰사건진상특위 위원장


중책을 맡겨주신 최고위에 감사드린다. 당이 하라면 뭐든지 한다는 심정으로 위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 오늘은 침몰사건이 있은 지 5일째다. 참으로 갑갑하고 답답하다. 지금까지 실종자 46명중에 단 한명도 구출했다는 소식이 없다. 진상규명도 이번 사건이 폭발로 인한 것이라는 것 외에 한 치도 진전된 것이 없다. 정부당국은 말로만 국민들에게 안심하라고 한다. 네 번에 걸친 안보장관회의를 청와대에서 주재하면서 결과는 한 가지도 나온 것이 없다. 각종 추측과 유언비어가 난무할 수밖에 없다. 정확한 사실이 알려지고 국민에게 전달되면 불안감과 불신도 제거될 것이다. 공자님 말씀 중에 민무신불립,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국가 자체가 있을 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안보도 신뢰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경제도 신뢰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신뢰가 없으면 끝나는 것이다. 바로 그 국민적 신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안보의 결정적인 허점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으로 문제다.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의 부재와 안보상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물론 전 국민의 가슴만 태우고, 정부와 당국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팽배한 상황이다.


어제 국방위 전체 회의가 열렸다. 어제 국방위원이라 참석했다. 구조된 58명 중에 56명은 해경정에서 구했다. 2명은 어선에서 구했다. 해군에 의한 구조는 단 한명도 없었다. 실종자 구조의 핵심인 함미가 발견된 것도, 해군당국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민간선박에 의해 발견됐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대통령과 정부당국에서는 초동조치가 완벽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고, 어제 국방위원회의 결과는 그 반대다. 야당의 입장에서 어떻게 해서든 한명이라도 구조하는 것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민주당이, 이제는 나서야 될 때라고 생각해 특위를 구성했다. 이제부터라도 특위 위원과 함께 최선을 다해 ‘진상규명-사후방지대책-수습절차상의 허점’이 무엇이었는지를 자세히 따져보고, 국민들께 소상히 전달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 박영선 정보위원회 간사


민주당은 3월 28일 일요일에 29일 월요일 오후 3시 정보위 소집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합의를 해주지 않았다. ‘먼저 국방위부터 여는 것이 아니냐’는 답변이었다. 일단 어제는 국방위가 열렸기 때문에 기다렸다. 그러나 어제 김태영 국방장관 답변 가운데 북한과 관련 답변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다. 정보위원회 소집 요구의 당의성이 있기 때문에, 다시 오늘 10시 30분에 정보위원회 소집 요구를 했다. 아직까지 한나라당에서 묵묵부답이다. 현재까지 합의가 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오늘은 민주당 정보위원들이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 10시 30분에 정보위원장실로 갈 예정이다. 제 견해로는 정보위에 국정원도 있지만 기무사와 경찰청 정보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정보위가 반드시 열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부의 정보 통제라든가 안보상업주의가 지속되는 한 국민들의 신뢰는 더욱더 떨어질 것이라는 것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


원내대책회의 이후 저도 한나라당 원내수석을 만나 다시 한번 긴급현안질의 요구를 하겠다. 긴급현안질의는 반드시 해야 한다. 국회진상조사특위 구성 및 정보위 소집요구를 강력하게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만나 다시 협상하겠다. 한나라당은 당의 유불리만 생각하지 말고, 국가의 안위를 생각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



2010년 3월 30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