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13차 정책의원총회 모두발언
□ 일시 : 2010년 2월 25일 09:00
□ 장소 : 본청 예결위회의장
■ 정세균 대표
오늘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지난 2년 동안 수고 많이 하셨다. 그런데 국민여러분들은 정말 힘들어하신다. 우리도 힘들다. 남은 3년 동안은 제발 국민 좀 편안하게 해주시라고 부탁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747공약을 했지만 747은 실종되고, 447 신종 위기를 만들어낸 무능하고 책임 없는 정권이다. 이 정권이 남은 3년 동안에 제발 국민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나라와 공기업·국민을 빚더미에 올려놓는 대신 건강한 재정과 가계를 만드는데 책임을 다해야 한다. 지금 국민여러분들은 실업문제로 걱정이 태산 같다. 특히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매우 어렵다. 그런데 금년 예산을 보면 중소기업을 비롯해서 일자리 예산·서민을 위한 예산은 깎고 4대강에 몰두하는 이명박 정권에 우리는 시정을 요구해야 하고, 그 시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2월 임시국회가 민생문제와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는 노력에 집중해야 하는데, 한나라당은 집안 싸움하느라고 터무니없는 되지도 않을 일로 국민여러분을 걱정시키고 자신들 간의 갈등을 만들어 내면서 해야 될 일을 하지 않는 무의의 국회로 만들어가는 것에 대해 강력 비판한다. 정치개혁특위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여야가 합의했는데 여당이 수정안을 내겠다는 이유와, 국회의장이 자신의 관심사항을 해결해 주지 않으면 처리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그 법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 정치개혁특위에서 여야가 합의하면 그것이 마지막이다. 정개특위에서 합의되고 나서 다른 당 혹은 국회의장에 의해 그 내용을 고칠 수 없는 것이다. 정개특위는 왜 여야 동수로 구성되는가. 그것은 합의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지난 50년 동안 대한민국 국회에서 확립된 관행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복병이 있다. 첫째 복병은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고 둘째 복병은 국회의장이다. 이들이 그 법안 처리를 가로 막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 논쟁도 되지 않는다. 왜 이 법이 처리되고 있지 않는지 국민여러분은 알지 못한다.
결국은 한나라당과 국회의장도 정도로 갈 수밖에 없다. 터무니없는 억지가 통할 리 만무하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억지와 국회의장의 떼쓰기에 절대 굴복해서는 안 된다. 정치개혁과 관련한 ‘정당법-정치자금법-선거관계법’은 정개특위에서 합의된 원칙이 지켜져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한번 깨는 순간 관행이 무너진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고 관철하는 것이 정도라고 확신한다. 원내대표단도 최선을 다해 한나라당 원내대표단과 협상을 하고 있어서, 결국 사필귀정으로 바른 길로 갈 수 밖에 없다. 국회의장도 더 이상 떼를 쓰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번 회기 중에 선거관계법은 당연히 정개특위에서 합의된 대로 처리돼야 한다고 확인하고 그 관철을 위해 노력하자.
오래전부터 정책문제에 관해 의원총회 등을 통해 활발하게 의원들 간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우리들의 전통이자 강점이다. 오늘도 활발한 논의를 통해 좋은 정책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 이강래 원내대표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는 날이다. 2년에 대한 평가를 언론에서 어떻게 다룰 것인지 며칠 전부터 지켜봤지만, 좀 소극적이고 형식적이다. 몇 군데 언론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보수언론들은 일회성으로 지나갔다. 여론조사 한번 해서 ‘여론이 좋다’고 하는 것이 지금 상황이다.
국가 운영에 있어 오늘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날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년 정권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규정하고 보수정권을 표방하며 출발했다. 그리고 실용주의 노선을 정책노선으로 설정해 출발했다. 과연 2년 동안 이 사회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국가적으로 발전했는지, 국민들의 삶의 수준은 나아졌는지, 어려운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국가가 향후에 발전할 수 있는 잠재적인 영향은 확충되고 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 어디에서도 이러한 진정한 고민을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니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조사에 따라서 50%초반 또는 40%중반으로 나온다. 이런 결과 때문에 청와대는 아마 희희낙락하는 것 같다. 역대 대통령을 비교해 보니 김대중 대통령 다음으로 2년차 성적이 좋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사상누각이다. 그동안 보수언론들이 떠받들어주고 언론이 도와줘서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이지, 실제로 국민들에게 그런 평가받을 만한 일을 했는지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누구도 아니라는데 쉽게 동의할 수밖에 없다. 결국은 보수언론들이 땡전뉴스 하듯이 앞서 찬양하고 도모하다보니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사상누각이다. 한방이면 결국 날아갈 수밖에 없고 큰 사건 하나 터지면 전부 무너지고 증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외교는 잘했다고 한다. 외화내빈이라는 말이 딱 이런 경우다. 그냥 뉴스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경제가 어느 정도 잘했다고 자찬하고 있다. 특히 OECD국가 중에 경제 위기를 제일 먼저 탈출했다고 하지만, 체감 경제는 전혀 그렇지 아니다. 지금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와 외교 중심의 경제구조 때문에 지표상으로는 비교적 건전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내부 산업과 중산층·서민에 대한 부분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 일자리 문제가 최대과제가 돼 있는 것은, 우리 경제 구조자체의 한계에 와 있다는 것을 액면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구동성으로 제일 큰 문제는 정치라고 한다. 정치현장이 최고의 문제로 지적받는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권력기관을 완전히 사유화해서 신공안통치를 버젓이 진행하고 있다. 심지어 여당 의총장에서 여당의 전임 대표를 사찰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 등 옛날 권위주의 시대로 넘어가서 권력의 촉수로 움직이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을 장악하고 언론을 통제하고 언론에 찬양을 요구하는 현실 속에서 정치활동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한심스러운 것은 이런 것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안고 있는 소통부재, 절차를 무시하고 결과만 강조하는 잘못된 리더십을 지적하지만,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는다.
한나라당 의총을 보면 민생문제에 대한 고민은 없다. 세종시 문제의 본질이 무엇이겠는가. 노무현 지우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야당으로서 민주당은 나름대로 2년 동안 방향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왔다. 대통령이 제 길을 찾고 여당이 바른 길을 갈 때, 야당도 그에 맞는 정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밖에서 싸움 그만 하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민주당도 싸우지 않는 정치를 바란다. 그러나 싸움을 포기했을 때 오는 나라의 혼란과 국정의 미래를 생각하면 태도를 바꿀 수 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에 있다. 오늘 의총에서는 다른 안건도 많지만 지난 2년을 평가해보고 정리하고,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제기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장으로 만들었으며 좋겠다.
정치개혁특위와 관련된 논란 때문에 이낙연 의원님을 비롯한 많은 의원님들이 참으로 마음고생이 많으시다. 원내대표로서 대단히 송구스럽다. 김형오 의장의 잘못된 태도에 대해서는 긴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실 것이다. 선상투표에 대해 헌법이 요구하고 있는 비밀선거·직접선거를 보장할 방법을 찾아야 법제화가 가능한데, 무조건 선거법을 바꾸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있는 김형오 의장의 태도는 이명박 대통령과 너무나 닮았다.
■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
한나라당은 소선거구제 관철을 요구했고, 민주당은 소선거구제는 현실적으로도 어렵고 거대정당이 특정지역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에 현행 중선거구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선상투표는 비밀투표·직접투표에 관한 보장책이 마련될 때까지는 쉽지 않다고 해 결렬됐다.
오늘 의사상황 안건은 44건이다. 아프가니스탄 관련 동의안을 비롯해 동의안 4건, 결의안 3건, 국감결과보고서 채택 1건, 나머지 법안 36건은 민생법안으로 여아 간에 전혀 쟁점이 없는 법안이다.
유의미한 법안은 두 가지가 있다. 사전에 충분히 설명을 못 드려 죄송하다. 하나는 대통령 경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다. 이희호 여사는 어제부터 경호가 끝났다. 기간이 만료됐다. 이것을 3년씩 더 연장하는 것으로 여야 간에 어제 합의해 오늘 본회의에 상정될 것이다.
또 하나는 국회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굉장히 중요한 법안을 이틀간 열띤 토론 끝에 운영위원회에서 관철시켰다. 이번에 공직선거법과 관련해서 한나라당 일부 의원이 정개특위 합의사항을 깨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이것은 제가 아는 한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여야 동수로 선거룰을 정한 것을 깨는 수정안을 한나라당의 34명 의원이 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어야겠다는 판단에서 국회법을 개정했다. 어제 그제 치열하게 토론했다.
내용은 통상 원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원안과 관련된 것을 수정안으로 위원회 심사 표결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본회의에 상정해 먼저 표결에 부치도록 국회법에 규정돼 있다. 그런데 현실적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하면, 민법 조문이 천개가 넘는데 원안에서 두세개 조문을 개정해 제출하면 수정안으로 제출이 가능하도록 현행법이 돼 있다. 이번에 유기준 의원 등 34명이 여성 할당제·함평 지역구 관련된 정개특위 원안과 전혀 관계없이 소선거구제를 개정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이것을 앞으로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수정안은 원안과 직접 연관이 있는 경우로 제한하는 것이 맞다. 이것이 상임위원회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 열띤 토론 끝에 관철시켰다. 유기준 의원의 수정안을 소급적용 하지는 않았다. 자진철회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오늘 내일 사이에 수정안이 철회될 것으로 본다. 내일 국회의장을 대표단이 만나 정개특위 합의사항을 깨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전할 것이다. 주말까지 협상해서 3월 2일에 본회의를 한 번 더 열 가능성이 높다. 공직선거법을 정개특위 합의사항으로 관철시키는 것이 야당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2010년 2월 25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