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18차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
제18차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24년 11월 7일(목) 오전 9시 30분
□ 장소 : 국회 본청 원내대표회의실
■ 박찬대 원내대표
윤석열 대통령이 잠시 후 대국민담화를 발표합니다. 오늘로 겨울로 들어선다는 입동인데, 한겨울 날씨처럼 싸늘해진 민심을 다독이려면 김건희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토 달지 말고 김건희 특검을 전격 수용하십시오. 그 어떤 변명도, 그 어떤 핑계도 대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김건희 특검 수용이 빠진 그 어떤 해명과 사과도 국기문란 중대범죄를 은폐하려는 불순한 기도에 불과합니다. '죄를 지었으니까 특검을 거부하는 것'이라던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는 것은 본인이 죄를 지었다는 자백일 뿐입니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만천하에 공개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공천거래 혐의와 주가조작, 뇌물 수수, 각종 이권 개입 의혹에 대해 평범한 국민과 똑같이 수사받겠다고 선언하십시오. 특검으로 죄가 확인되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겠다고 '육성으로' 밝히십시오.
또다시 '박절'이니 '인정'이니 하는 궤변으로 면피하려고 한다면, 분노한 국민의 불벼락 같은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민은 제2의 '개 사과'를 원하지 않습니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답게 민심에 귀 기울이고, 민심을 수용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조건 없이, 김건희 특검을 수용하고 민주주의와 인권, 민생경제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국정 기조를 전면 전환하고, 헌법을 부정하고 국민을 능멸하는 인사들도 전면 쇄신하십시오. 그것이 대통령으로서 국민에 취해야 할 마땅한 도리입니다.
김건희 특검을 수용하라는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천대 교수노조가 시국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가 뒤를 이었고, 한국외대 교수 73명, 한양대 교수 51명, 숙명여대 교수 57명, 인천대 교수 44명, 전남대 교수 107명이 잇따라 시국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부산과 경남 지역의 교수들도 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년 퇴임하는 교수와 초등학교 교사가 대통령 훈장을 거부하고, 교수들이 시국선언에 나서고, 시민들은 주말마다 집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을 규탄하고 특검을 요구하는 전국민적 저항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당도 국민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그저께부터 김건희 특검법 관철을 위한 국회의원 비상 행동을 시작했고, 지난 주말에 이어 이번 주에도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과 특검 촉구 제2차 국 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합니다. 김건희 특검법 관철을 위한 1천만 명 서명운동도 오늘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합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170명이 단일대오로 끝까지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말씀드립니다. 김건희 특검, 끝장을 보겠습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국제 정세도, 한미 관계도 거대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당장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러시아와 담판을 벌여 빠른 종전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우리 정부가 섣불리 파병이나 무기 지원을 할 이유가 있습니까? 정부는 설레발치지 말고 파병과 무기 지원 계획 모두 중단하십시오. 그것이 국익에 부합합니다.
■ 진성준 정책위의장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 시정연설을 거부한 바로 다음 날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서 저항에 맞서 4대 개혁을 완수하겠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국회 시정연설도 패싱하면서 국회의 협조가 필요한 개혁을 어떻게 완수한다는 말입니까?
8개월 넘게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 대란. 공론화 결과를 뒤엎은 연금 개혁. 장시간 근로에 노조를 악마화한 노동 개혁. 다섯 살 조기입학만 기억나는 교육 개혁 아닙니까. 4대 개혁이 아니라 대통령 본인의 고집만 관철하려는 4대 독선입니다. 언제까지 이 마이웨이를 이어갈지 국민의 인내도 한계치에 이르렀습니다.
대통령실의 자화자찬도 기가 막힙니다. 지난 5일 성태윤 정책실장은 국정 성과 및 향후 과제라고 하는 브리핑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고 우리 사회의 구조적 잠재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던 전반기였다 이렇게 자평했습니다. 어제는 김태호 국가안보실 1차장이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에 따라 안보·경제이익을 극대화해 왔다라고 외교 성과를 자랑했습니다.
초부자 감세로 2년 연속 역대급 세수 펑크를 내고, 나라 재정을 파탄 내고 있는 정권이 누구이기에 이런 자화자찬입니까.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한반도를 위협하는데 우리도 파병해야 되겠다 하는 정권 아닙니까.
임기 절반을 남겨둔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10%대인 이유를 정말 모르는 것인지 한심합니다. ‘잘한 일이 없다’라고 하는 국민의 반응이 74%에 이릅니다. 전국 곳곳에서 시국선언이 잇따릅니다. 레임덕을 넘어서 데드덕 수준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잠시 후에 있을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에서 자화자찬이 아닌 통렬한 반성과 사과부터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김건희 특검법 수용은 물론, 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법적 책임도 분명히 져야 합니다. 부자 감세, 또 안일한 경제 낙관론 이런 재정 경제 정책의 기조도 전환하겠다 하는 의지를 밝혀야 할 것입니다. 취임 초반부터 엉망진창이었던 전면적인 인적 쇄신도 말할 것이 없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 국회 내내 민생 회복 예산 확보와 입법에 총력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국민과 함께 광장과 거리에서 정권에 맞서는 일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2022년도 자영업·소상공인들의 월 소득이 162만 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당시 최저임금 191만 4,440원보다 30만 원이 적습니다. 매출 하락으로 인한 파산 위기, 빚을 빚으로 갚는 악순환, 배달 수수료와 테이블오더 수수료 등이 자영업·소상공인들의 숨통을 매일매일 옥죄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소상공인들의 사업장당 이익은 바로 직전 2분기 대비 13% 넘게 급감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뒷짐입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10월달 내에 배달 분야 상생 방안을 반드시 도출하겠다고 큰소리쳤습니다만, 11월이 된 지금도 정부 지원 대책은 백지상태입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편성된 소상공인 지원 예산은 더욱 가관입니다. 월 소득이 노동자들의 최저임금보다 30만 원이 적은데 1년에 배달비 지원을 30만 원 해주겠다고 하는 정부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소상공인을 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정부가 편성한 배달비 지원 사업이 소상공인 다수에게 돌아가도록 재검토할 것입니다. 또 지역의 매출 증진을 위한 지역 화폐 발행 예산도 반드시 살려내겠습니다. 온라인플랫폼법 제정으로 온라인 플랫폼의 독과점을 해소하고 공정한 시장 경제 질서를 반드시 확립하겠습니다. 정부 여당도 자영업·소상공인을 살리는, 골목 경제를 살리는 데 협력할 것을 촉구합니다.
■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윤석열 대통령은 거짓말과 자기변명으로 워터게이트를 덮었던 닉슨의 최후를 기억하십시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대국민 기자회견을 합니다. 명태균과 직접 통화하는 녹취가 공개되었어도 덕담을 한 것이라며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놨는데, 이제는 뭐라고 변명할 생각입니까? 거짓말과 자기변명으로는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없습니다. 마음에도 없는 사과와 권력 유지를 위한 정략적인 제안도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의 폭로가 이어지던 1973년 11월 닉슨의 기자회견을 기억해야 합니다. 1년 전인 1972년 11월 7일에 대통령 재선에 성공을 하게 되는데, 1년이 지난 시점에 워터게이트 사건이 불거지자 1973년 11월 17일 기자회견을 하면서 닉슨의 워딩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잘 모른다.", 두 번째는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 이 두 말로 워터게이트를 덮었지만 추후 결정적인 제보가 들어옵니다.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개입의 녹취를 워싱턴포스트에 공개하고 닉슨은 불행한 결말을 맞죠.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된 결정적 제보자는 누구입니까? 명태균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도 한번 되돌아보죠. 2016년 10월 24일 시정연설을 합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이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여론을 덮으려고 했지만, 같은 날 태블릿 PC가 보도되면서 결국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게 됐죠. 저는 이 당시가 기억납니다. 회자됐던 내용 중 하나가 뭐냐면 '1. 최순실', '2. 정윤회', '3. 박근혜'라는 것이었죠. 결국 그것은 기정사실화됐던 내용 아니겠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을 부인했지만 결국 그것은 사실로 드러났고요.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해서 그동안 회자됐던 내용은 무엇이었습니까? 대통령실의 주인이 누구냐면 김건희 여사였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고, 그럼 김건희 뒤에는 도대체 누구냐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의혹과 의문을 제기했는데, 지금 보면 '1. 명태균', '2. 김건희', '3. 윤석열'로 되는 것 아닙니까? 김건희 여사가 분명히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선생님이 전화 오게 만드는 것이 대통령 자격이 있는 것이냐." 명태균의 말에 의해서 윤석열 정권이 좌지우지됐다는 것을 결국 김건희 여사 입을 통해서 확인해 주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적당한 수준의 사과로 때우고, 변명으로 때우고, 거짓말로 때운다고 진실이 가려지지 않을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지는 딱 하나 아니겠습니까? 특검을 수용해야 합니다. 본인이 벌여놓은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특검 수용만이 사태 해결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지금 본인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대통령 지지율은 10%대로 떨어졌고, 정부 기관 중에 대통령의 말을 듣는 자는 일부 정치 검사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을 정도로 권위가 상실된 것이 지금 윤석열 정권의 민낯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으로 국제 정세의 급변이 예상되는데, 대통령은 자기 가족의 방탄 이외에는 아무것도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입니다.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위기입니다. 특검을 수용하고 진상을 규명에 협조하기를 바랍니다.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권, 그리고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검 수용만이 유일한 길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 안태준 원내부대표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돌아왔습니다. 먼저 축하를 전합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전개가 마련되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그러나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 우려 섞인 전망도 적지 않습니다. 이미 여러 언론과 경제연구기관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주의가 국내 경기 침체를 더 장기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우리 경제를 저성장과 양극화의 늪으로 이끌 가능성도 큽니다. 이러한 국내외적 환경 속에서 지난 5일 국토교통부가 88주택공급활성화 방안의 후속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서울과 서울 인근에 5만 호 규모의 신규 택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정부는 대상 지역이 환경적 보전 가치가 낮고, 난개발이 우려되기 때문에 체계적인 개발이 필요한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또한 수도권 집중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분산형 성장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국토부의 발표는 장밋빛이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주택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가속시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발표는 임기 초부터 이어진 주택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주택 가격의 상승, 미래 주택 수요를 잠재우려는 정책적 술수, 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기존 주택공급 정책의 동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투기 수요를 자극해서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발표 시기와 부지 선정은 매우 부적절해 보입니다. 정부는 우선 3기 신도시로 대표되는 기존의 공급 대책이 미진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합니다. 사업이 2년 이상 지연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곳에 역량을 집중해서 속도를 내야 하는데, 이제는 그 동력이 수도권 5만 호 건설사업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3기 신도시 사업은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또 다른 우려가 있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5만 호 건설 부지에 대한 토지 보상이 진행됩니다. 서울 노른자 땅이거나, 서울과 근접한 곳입니다. 보상이 시작되면 땅값은 들썩일 것이 뻔하고, 인근 아파트 가격은 동반 상승할 것이 뻔해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효과는 수도권 전체로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고 공급을 확대하는 것인데,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꼴이 됩니다. 참으로 아이러니 한 일입니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공급을 통해 집값을 잡겠다는 한계를 아직 자각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윤석열 정부는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국정 철학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입니다. 현재 수도권 주택공급은 수도권 인구 유입만 가속화 할 뿐입니다. 그러면 아파트 가격은 더 오르고, 공급이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를 통해서 국민들께 주택 270만 호 공급을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린벨트 해제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주요 공급사업들을 확실하게 해결하는 것이 약속을 지키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깨닫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이번 발표된 사업은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는 주택공급 사업인 동시에, 수도권 과밀화를 부추기는 사업입니다. 특히, 교통량 증가에 대한 고려 없이 졸속으로 발표된 땜질 처방입니다. 윤석열 정부에게 강력히 촉구합니다. 눈앞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미래를 파괴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린벨트가 '투기벨트'가 된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윤석열 정부의 몫이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2024년 11월 7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