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영입식(3차) 인사말

□ 일시 : 2023년 12월 18일(월) 오전 10시 30분

□ 장소 :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

■ 이재명 당대표(인재영입위원장)

제가 류삼영 전 총경님을 보니까 떠오르는 단어가 ‘용기’입니다. 용기. 사실 아까 우리 임호선 의원께서 말씀하신 것에서는 빠져있는데, 경찰이야말로 용기의 상징이고, 또 상징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우리 사회의 치안을 담당하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중받지 못하는 조직이기도 합니다. 정말로 고생하시지요. 

그런데 이번 정부 들어서 참 안타깝게도 경찰을 국민으로부터 권력의 편으로 떼어놓으려는 경찰 장악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찰 공무원으로서 정권의 이런 시도에 저항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정권의 경찰 장악 시도에 저항한 그 중심적인 인물이 바로 류삼영 전 총경입니다. '전' 자가 붙어버렸군요. 경찰에서 정년을 맞이하고, 자랑스럽게 대한민국 경찰로 남아있고 싶었을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엄중한 현실 때문에 새로운 길을 가시게 된 것 같습니다. 우리 민주당과 함께한 것을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류삼영 전 총경을 보니까 갑자기 이태원 참사가 생각이 났습니다. 공직자 한명이 어떤 마음과 태도를 가지냐에 따라서 이 세상은 지옥이 되기도 하고, 천국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짧은 행정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대통령의 한 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경찰서장 한 명이, 경찰 간부 한 명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조금 신경쓰는 것하고 전혀 엉뚱한 데 권력에 줄 서고, 권력을 사적으로 악용하는 것과의 차이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정말 권력이 무섭죠. 그 무서운 정치 권력에 맞서서 국민의 경찰로서의 길을 제대로 가고자 했던 류삼영 전 총경의 용기를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그 용기 더 백배해서 경찰이 국민의 신망을 받는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또 정치 권력이 다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저버리고 경찰을 자신의 수족으로 만들려고 하는 그런 시도가 없어지는 그런 세상을 함께 만들면 좋겠습니다. 환영합니다.

■ 류삼영 전 총경

안녕하십니까. 류삼영입니다. 저는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깡깡이 아지매’로 일을 하시면서 네 자식을 홀로 키우신 어머니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학업을 어렵게 하였고, 우연히 경찰대학에 4기로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천성이 워낙 자유분방한 탓에 당시에는 경찰직에 대단한 선망이나 사명을 가지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경찰의길을 걸으면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아는 단단하고 정의로운 경찰이 되어 갔습니다. 저는 35년 경찰 생활의 대부분을 수사 분야에서 근무하면서 부산의 대형 폭력 조직인 칠성파 수사, 부산 신창동 사격장 화재사건, 부산 사상 여중생 강간살인 사건, 일명 김길태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수사 지휘하며 국민의 경찰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취임 초부터 우리 고위 경찰의 인사권을 행사하는 경찰국을 행정부 내에 신설하였고, 경찰 수사권을 가로채기 위해 검찰 출신 인사를 경찰의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하기도 하였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경찰을 장악하려는 일에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 것도 경찰은 권력의 편이 아니라 국민의 편에 서 있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용기였습니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 모든 독재정권은 경찰 장악을 위해 행안부의 전신인 내무부에 경찰국을 설치하였고 민주정권이 들어서면 내무부에서 경찰국을 분리하였습니다. 정권에 장악된 경찰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는 역사가 증명해 줍니다.

헌법상 기본원리인 법률우위의 원칙이 있습니다. 법률은 헌법을 위배할 수 없고 대통령령과 같은 시행령은 법률은 어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정부조직법과 경찰법을 잠탈하는 대통령령을 통하여 경찰국을 신설하였고,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을 침해하는 대통령령을 통하여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침해하고 검사의 수사권을 다시 확장하는 ‘검수원복’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입법한 법률을 무력화하는 대통령령을 제정하는 것은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고, 국회가 대표하는 국민을 무시하는 불법적인 처사입니다. 이는 헌법 질서를 교란하는 ‘시행령 쿠데타’입니다. 

제가 경찰 수사를 오래 했는데, 경찰 수사 격언에 “수사의 칼에는 눈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수사를 함에 있어 내편 네편을 가리지 말고 공정하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수사는 공정이 본질입니다. 그런데 누군가 이야기 했습니다. “수사권 갖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 지극히 당연한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검찰의 수사 행태를 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수사가 대상자의 편에 따라 한 편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현미경식 수사와 연이은 먼지떨이 식 압수수색이 가해지는, 이른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를 하는 것입니다.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반면에 다른 한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게 눈감고 봐주기 수사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런 수사 행태는 과정이 공정하지도 않고, 그렇게 나온 수사 결과도 정의롭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 누구도 공감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30년 간의 경찰의 민주화, 정치적 중립의 성과가 윤석열 정권의 등장으로 일순간에 무너졌습니다. 무도한 정권으로부터 경찰을 지켜내고, 우리 경찰이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게 하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싸우고자 여기에 왔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망친 것들을 조속히 정상으로 돌려놓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민의 경찰, 총경 류삼영이 국민을 위한 입법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2023년 12월 18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