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86차 의원총회 모두발언
제86차 의원총회
□ 일시 : 2009년 7월 19일 오후3시10분
□ 장소 : 국회 예결위회의장
■ 정세균 대표
국회에 압도적인 다수를 점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국회를 정상화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언론악법을 처리 할 생각만 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가 다시 전쟁터로 변모하고 있다. 일주일 전, 민주당은 의사일정 협의를 해서 국회를 정상화하자고 제안했었다. 그런데 국회의장과 여당이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일주일을 허비했다. 만약 의사일정을 협의해서 지난 일주일동안 국회를 운영했다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국회정상화는 외면한 채 어떻게 밀어붙여서 언론악법을 처리 할 것인지에만 몰두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가 이런 상황이 되었다. 이렇게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국회의장과 다수 의석만 믿고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하려고 하는 한나라당을 강력하게 규탄하고자 한다.
오늘 아침 국회의장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긴 글을 보면, 혹시 우리가 일말의 기대를 해야 하는지 국회의장의 마지막 양심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장은 ‘방송법이 문제인데 방송법보다 중요한 법이 많다. 방송법은 민생과 직결되는 법이 아니다’라고 썼다. 그리고 ‘이 법은 이른바 조중동 보수언론을 어떻게 참여시키느냐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국회의장은 스스로 자신과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직권상정 해 의결하려고 하는 언론악법이 민생법안도 아니고 그야말로 조중동 법이라는 것을 실토한 것이다. 국회의장은 또 여기에서 협상하고 타협하면 못할 게 없다고 얘기를 하면서, 여야가 자신이 아무리 종용을 해도 협상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왜 여야 협상이 잘 되지 않는가.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하겠다는 그런 의사를 표시를 하기 때문에 여야 협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만약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면 한나라당이 협상을 하지 않고 어떻게 배기겠는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 법의 일방처리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그 때에 국회의장이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된 안이 아닌 일방적인 안은 직권상정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한다면 여당이 당연히 협상할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서 국회의장에게 요구한다. 대화와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바로 국회의장 자신의 탓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본인이 얘기 한 것처럼 민생법안이 아닌 이 법안, 그리고 이것보다 더 중요한 법이 많은 상황에서 민생법안도 아니고 그리 중요하지도 않은 언론악법을 직권상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 그러면 한나라당은 우리와의 협상에 임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국회정상화를 요구했고, 또 언론악법과 관련해서 대안을 제안해 놓은 상태이다. 민주당의 대안과 다른 정당들의 안을 가지고 대화와 타협 그리고 협상이 이루어지는 것이 국회법정신이고 헌법정신이다. 다수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는 생각을 버리고 국회의장이 여당의 하수인 노릇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당장 의회주의는 살아나고 언론악법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악법전쟁도 끝나고, 대화와 타협의 의회주의가 살아날 수 있다. 국회의장은 개헌 등의 얘기보다는 지도력을 발휘해서 의회주의가 복원되고 정상적인 국회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른 근본적인 문제는 국회정상화 이후에 논의 할 문제이다.
제1당인 한나라당과 한나라당에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라고 요구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국회의장은 이 시점에서 자신들이 취해야 할 태도가 어떤 것인가를 파악하고 그대로 실천해 줄 것을 요구한다.
■ 이강래 원내대표
힘든 상황을 맞아서 원내대표로서 참으로 송구스럽다. 지금 남부지역에 큰 수해가 나서 이 수해 상황 때문에 가능하면 국회에서의 불필요한 긴장으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고 있다.
어제 한나라당이 의총을 했다. 무려 120여명씩이나 모아서 의총을 하고 곧 국회상황이 어떻게 될 것처럼 긴장을 주는 상황이어서 우리가 제안을 했다. 현재 수해가 심각하고 국민들의 걱정이 많고 커졌기 때문에 최소인원 각 당 3명의 의원들만 본회의장을 지키도록 조치를 했다. 그리고 우리 의원님들께서 지역구활동과 수해피해현장방문, 그리고 오늘은 일요일이기 때문에 교회에 갈 수 있도록 오후3시에 의총을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의총이 오늘 오후3시라는 것은 언론 등 모두 공지가 되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늘 아침 8시에 기습적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점거했다. 본회의장 단상까지 점거를 하려고 하다가 우리가 항의를 하고, 또 언론인들이 이를 국민들께 알리려 하니까 결국은 나갔다. 그리고 오늘 의총은 이곳에서 9시에 했는데 무려 150여명의 의원이 나와서 의총에 참석을 했다. 수해와 국민들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언론악법 밀어붙이고 날치기 할 궁리만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김형오 의장이 방망이만 두드리면 직권상정, 날치기 할 수 있는 모든 만만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제 우리도 이런 상황에 맞춰서 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참으로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 우리의 자세를 새롭게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가능하면 국민들에게 걱정을 덜 끼치기 위해서 우리 의원님들께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저들은 오로지 야욕만 불태우고 어떻게든 본회의장을 먼저 점령하고 날치기 할 생각만 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협상시간은 오늘 자정까지 밖에 없다. 오늘 자정이 지나면 이제 협상도 없고, 김형오 의장께 직권상정 요청 해놓은 상태이다. 내일은 분명히 김형오 의장이 자신들의 요청을 받아들여서 강제적이고 강압적으로 날치기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리고 조금 전에 또 기자간담회를 열어서 발표한 것을 보면 저에게 오늘 5시까지 민주당의 새로운 안을 제안하라. 민주당의 새로운 안이라는 게 자신들이 요구하고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눈높이에 맞는 소위 말하는 특정 언론사에게 방송진출을 허용한다는 안을 가지고 오라는 것이다. 특정재벌이 언론에 진출할 수 있는 그런 안을 가지고 오면 협상에 응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가 아니고 폭력이며 어느 무모한 집단도 이렇게 일방적이고 독단적일 수는 없다. 자신들의 목표와 기준 그리고 원칙을 정해놓고 거기에 쫓아오면 좋고, 그렇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오만방자 한 태도를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오늘 자정이 지나면 협상시간 다 지났다고 선언하고, 내일부터 다시 전쟁을 할 것이다. 우리는 거기에 맞춰서 대응하고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우리 85명 민주당 의원들이 똘똘뭉쳐서 결의를 다질 때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한나라당은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미디어악법을 통과시켜서 정권을 재창출을 하고 언론장악을 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야욕으로 작년부터 일어났던 입법전쟁의 마지막 단계에 왔는데 여기서 이기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한 강박관념에 빠져있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마치 민주당을 꺾는 것이 국민들을 위하는 일인 것처럼 오만과 독선 그리고 잘못된 착각에 빠져있다. 국회운영 과정에 있어서 오늘 이 순간이 상황이 끝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며 갈림길이다. 만약 여기서 민주당이 맥 없이 무너지거나 날치기를 당하면 그 동안 쌓아놨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것이고, 민주개혁진보세력도 사실상 이것으로 막을 내릴 것이며, 한나라당은 이 여세를 몰아서 개헌을 해내고 그것을 통해서 장기집권을 음모를 꾸밀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똘똘뭉쳐서 일치단결해서 이 상황 돌파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가 그 동안 수차 이번 상황을 맞아서 불타는 열정과 결사항쟁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이제 정말로 물러설 수 없다. 의원님들 힘드시겠지만 이 싸움에서 우리가 승리해야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고 우리 국민들이 편안한 삶을 맞을 수 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미디어악법을 악법이라고 하는 이유가 분명하다. 국민을 위한 법이 결코 아니고 특정 언론사와 재벌에게 방송을 장악하도록 하고 이 방송을 통해서 한나라당의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서 장기집권 하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결국 우리는 국민들로 하여금 균형있는 여론형성 할 수 있으려면 민주당이 막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이 싸움에서 커다란 결의를 가지고 임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 문방위 위원들만큼 이해 못하는 분들이 있는 것 사실이다. 그리고 또 과연 이게 우리가 몸 바쳐 싸울 만한 일인가에 대해서 확신을 못하고 계신 분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여기서 무너지게 되면 18대 국회에서 우리의 앞날은 없다. 민주당도 없으며, 민주개혁진영의 내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 모든 것을 걸고 합심해서 싸우자.
2009년 7월 19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