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34차 확대간부회의 모두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298
  • 게시일 : 2009-05-08 15:34:38

제34차 확대간부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09년 5월 8일 오전 9시
□ 장소 : 여의도당사 4층 회의실

■ 정세균 대표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부모님 은혜를 하늘같이 높은 은혜라고 얘기한다. 부모님 은혜를 깊이 되새겨야 할 때인데 경제위기 때문에 자식들을 어떻게 키울까 하는 생각에 어버이의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 경제위기가 가족해체로 연결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사회안전망 확충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의 책무가 정말 크다.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이 있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아이들 학자금 문제로 서민 부담을 덜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710억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어르신 일자리 3만 6천 개를 만들기 위해 277억을 확보했다. 더 많은 예산을 추진했지만 다 하지는 못했다. 노인 장기요양보험제도를 만들었고, 거기에 보험료 지원을 위한 예산도 확보했다. 많이 부족하지만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취약계층을 돕고 서민층의 교육문제, 어르신 문제 등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지금 이렇게 경제가 어렵고 일자리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큰데 정부여당이 하는 것을 보면 답답하고 한심하다. 일보다 권력투쟁에 몰두하는 정부여당을 보고 과연 우리 국민께서 어떻게 판단할지를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다. 4.29재보선의 결과는 국정을 쇄신하고 당리당략이나 당의 내분에서 벗어나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이나 정부를 보면 국정쇄신을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자리 나눠 가지기로 미봉해보려는 것 같다. 남의 당 일이라 얘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정부여당은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국정쇄신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권력다툼, 자리 나눠 먹기에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 원내대표를 가지고서도 우리당에서는 당헌당규에 따른 공정한 경쟁을 통해 진짜 일꾼을 뽑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저쪽은 친이니 친박이니 하며 국민을 계속 실망시키고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당헌당규의 원칙을 잘 지키는 것이고, 실정에 대해 반성에 기초한 국정쇄신이 정부여당이 해야 할 일이다.

일자리가 없어지고 실업자가 늘어나고 국제수지가 악화하고 성장률이 둔화하는 등 전반적 거시지표에 대한 국민의 걱정이 크다. 그런데 주가가 급등하고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다는 보도가 나온다. 주식시장의 활황은 좋은 일이지만 투자가 아닌 투기 위주의 주식시장이 된다든지 부동산도 투기장화 되면 그 폐해가 얼마나 큰 지 보아왔다.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은 의미가 없다.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기회복은 쉽지 않다. 그런 부분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뒤늦게 정부의 경고가 나오는 것 같지만 이런 상황을 가져온 것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기조 때문이다. 첫해에 고환율정책을 잘못 들고 나와서 얼마나 많은 기업과 국민이 피해를 보고,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수백억 불의 외환 보유고를 탕진하는 등 부작용이 컸다. 다시는 이런 실책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부동산 거품이 완전히 꺼지기도 전에 부동산에 대한 대폭적 규제완화를 추진해왔고 최근에는 야당, 국민의 반대에도 3가구 주택에 대한 양도세를 인하하는 조치를 밀어붙였다. 참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운용에 있어서 허둥지둥하지 말고 정말 세밀하고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 집행해야 한다. 작년에 외환정책 실패로 기업과 많은 국민이 입은 피해와 국가적 차원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을 상기하면서 세밀한 정책을 잘 만들어 추진해야 함을 강조한다.

■ 장상 최고위원

역사의 흐름을 보면 역사는 정직하기 때문에 사인을 보내준다. 그 사인을 잘 포착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역사의 진전도 가져올 수 있다. 4.29재보선은 한나라당 정권의 지난 16개월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의 사인이다. 그런데 민심에 대한 여당의 인식이 문제가 심각하다. 당 쇄신을 마치 계파 간 권력분배로 이해하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쇄신은 얼굴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책기조와 운영방식의 쇄신을 의미한다. 얼굴 바꾸기도 쉽게 되지 않는다. 저는 16개월 전 이명박 정부가 시작될 때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구호를 요란스럽게 외치는 것을 보고 정말 역사를 잃어버렸는가 하고 불편했다. 그런데 이번 재보선 결과를 보면서 국민은 한나라당 정권이 10년 또는 그 이상을 잃어버리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염려하는 민심의 사인을 표출한 것이다. 경제로 말하면 공허한 747로 시작했지만 고물가, 고환율, 고사교육비 등등 그동안 쌓아온 우리나라의 경제기조를 10년 이상 잃어버리는 후퇴를 계속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2만 불로 되돌아가려면 몇 년이 다시 걸린다고 한다. 남북관계도 확실히 최악의 상황이고 악화일로이다. 한반도 평화 기조는 10년 이상을 잃어버리고 있다. 국민의 입과 귀를 막으며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는 공권력 행사를 보며 민주주의는 10년이 아니라 20년 이상 후퇴해서 소중한 민주화의 세월을 헛되이 하고 있다는 탄식을 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 입과 귀를 막을 것이 아니라 정부의 귀를 열고 민심과 진솔하게 소통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때이다. 더는 세월을 잃어버리지 않고 전진할 수 있다는 교훈을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얻어야 한다. 이것이 투표로 드러난 민심의 핵심이고 본질이라는 사실을 정부여당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2009년 5월 8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