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52차 긴급의총 모두발언
제52차 긴급의총 모두발언
□ 일시 : 2009년 2월 25일 17:30
□ 장소 : 문방위 회의실
■ 정세균 대표
오늘이 2월 25일이니까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지 1년 되는 날이다. 이 무능한 정권과 한나라당은 언론악법을 날치기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 이것은 무능을 드러낸 극치이다. 도대체 정신이 있는 여당인지 이해를 할 수 없다. 오늘도 환율은 오르고 주식시장은 어렵고 국민은 경제 때문에 죽을 지경인데, 이 정권은 경제 살릴 생각은 않고 언론악법 처리하려는 궁리만 했다. 오늘 날치기는 사전 계획된 날치기 시도인 것이 확인됐다. 지금이 언론악법 날치기할 때인가. 아니면 여당이 경제 살릴 때인가. 국민여러분들은 누구를 믿고, 어떻게 살라는 말인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은 답변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1월 6일 여야 간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분명히 서면으로 합의한 내용을 파기하고, 국회를 다시 난장판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놀랍게도 여당에 의해서 시작되었다는 점이 한심하고 안타깝다. 우리는 절대 언론악법의 통과를 좌시하지 않겠다. 오늘 미수에 그친 언론악법 상정실패, 앞으로 또 어떤 억지와 어떤 시도를 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단호하게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날치기에 맞설 것이다. 오늘 날치기 실패는 한나라당의 무능함을 드러낸 것이고, 국민 여망을 저버린 잘못된 시도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국민 여러분들의 엄중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다. 앞으로 한나라당이 이 부분에 대해서 대호 각성해야 한다.
고흥길 위원장은 제2의 박진위원장이 됐다. 작년 12월 18일 박진 외통위위원장이 날치기를 시도하면서 국회를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었는데, 그간에 저는 “1월 6일 약속을 지켜라. 고흥길은 제2의 박진이 되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결국 고흥길 위원장은 제2의 박진이 되었다. 그것은 미수에 그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 12월 18일 박진 위원장의 일방상정도 무효이고, 더더욱 박진 위원장을 그것을 소위로 넘겼다고 하는데 완전히 무효이다. 오늘 외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또 일방처리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모든 것은 무효이고, 앞으로 국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한나라당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 원혜영 원내대표
고질병이 도진 것 같다. 국회를 대화와 타협․토론의 장이 아닌 전쟁터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난 연말연초에 85개 악법 날치기 시도가 좌절된 이후 어쩔 수 없이 국회를 대화와 타협의 장으로 만드는데 동의했다. 그것이 1월 6일 3교섭단체 원내대표 공동합의문이다.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권선택 선진과창조의모임 대표의 중재안에는 미디어관련 법안을 2월에 상정하고 빠른 시일 내에 합의처리 하도록 노력한다고 되어 있었다. 민주당은 끝까지 다른 법안은 상정시기와 처리시기를 특정하면서도, 미디어법안만은 국민적 의견 수렴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상정시기를 특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것을 한나라당이 받아들인 것이 1월 6일 여야 원내대표 합의문이다. 그것은 휴전협정문이 아니다. 부끄러운 전쟁을 끝내는 종전협정문이다. 한나라당은 그것을 또 파기했다.
한나라당은 이제 집권 2년차를 맞이해서 국회를 전쟁터로 만들고 야당을 적으로 만드는 일, 그 개념과 원칙․방식을 전혀 반성과 회개 없이 앞으로 4년간의 국정운영의 기조로 하겠다는 것을 오늘 분명히 천명했다. 이 부끄러운 전쟁에 우리가 맞서겠다. 국회를 또다시 전쟁터로 만들고 입법 하청기관으로써 한나라당이 국회를 전락시키고자 한다면, 우리는 국회를 민의의 전당으로 지키기 위해 과감히 싸우겠다. 82명 민주당 의원과 다른 야당 의원과 연대해 국회를 지켜내겠다. MB악법을 반드시 저지해 낼 것이다. 국민이 우리와 함께 있기 때문에 지난 연말 전쟁에서 우리는 승리했다. 국민이 우리와 함께 하기 때문에 방송관련법을 포함한 MB악법을 저지할 것이다. 의원님들께서 서로 힘을 합치고, 격려하면서 투쟁에 함께 나서시길 바란다.
■ 박병석 정책위의장
어제 오전에 홍준표 원내대표가 원혜영 원내대표에게 양당 원내대표․정책의장 회담을 요구했다. 정책의장끼리 몇 번 접촉을 했었고 아시다시피 며칠 전에는 공식 접촉을 한바 있다. 그리고 줄곧 임태희 의장은 저에게 “협상으로 풀자. 그리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얘기를 했었고, 거기에 따라서 어제 홍준표 원내대표가 원혜영 원내대표에게 정책의장․원내대표 양자회담을 요청했다. 그래서 어제 저녁에 의원회관 제 방에서 양당 정책의장과 수석부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깊은 논의가 있었다. 상당한 진척이 있었고 타결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오늘 아침에 서갑원 수석부대표가 한나라당의 수석부대표를 만났을 때도 직권상정하지 않고 대화로 풀겠다는 말이 있었고, 오늘 저녁에 임태희 의장과 제가 만나기로 약속을 한 상태이다. 또한 오늘 아침에 국무총리가 정세균 대표님을 찾아와서 협조를 부탁했고, 우리도 잘 타협해서 원만하게 진행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냈다. 한나라당 지도부와 정부, 일부 국회 관계자들이 합작해서 처음부터 치밀하게 사기극을 벌였다고 밖에 단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따른 대책은 함께 논의하도록 하겠다.
■ 전병헌 문방위 간사
문방위가 19일 위원회가 시작되면서 계속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있었다. 그러나 여야 간사 간의 협의를 통해 의안 하나하나를 점검하면서 법률들을 상정해서 토론했다. 오늘이 여야 간사 간의 합의한 상임위원회 일정의 마지막 날이다. 따라서 오늘의 고비를 넘기느냐 못 넘기느냐는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 부분과 관련해서 오늘 상정할 의안들에 대해 협의하는 과정에서 오늘 점심때까지 합의가 안됐다. 최종적으로 1시 15분에 나경원 간사와 이용경 간사가 만나서 합의를 했다. 그것은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의결한 법안 14건을 처리하는 것 이외에는 오늘은 단 어떤 법안도 상정하지 않는 것으로 일단 합의했다. 그것은 왜냐하면 한나라당이 매일 일방적으로 상임위원회의 개최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새로운 법안이라도 올리게 되면 그것과 맞물려 MB악법․미디어악법을 곁들여 상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천봉쇄하는 차원에서 오늘 신규 법안 상정을 반대했고 여야 간사 간 합의를 통해 막았다. 그런데 고흥길 위원장이 이러한 여야 간사 합의를 깨고 일방적으로 상정했다고 주장을 하지만, 한마디로 실패한 원맨쇼였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의사일정에 쓰여 있는 대로 법안소위에서 처리된 법안만 오늘 처리하기로 여야간사에 합의가 이미 끝났다.
두 번째, 고흥길 위원장은 국회법 77조에 의해서 위원장이 멋대로 의사일정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진행했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위원장은 의사일정을 변경하게 될 때에는 여야 간사간의 협의를 거치게 되어 있고, 여야 간사 간 협의가 안 될 경우에는 토론 없이 표결을 하도록 되어 있다. 고흥길 위원장은 이점을 간과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고흥길 위원장이 임의적으로 의사일정을 변경한 것은 원천무효이다.
세 번째, 고흥길 위원장이 의안을 의원들에게 배부하라고 했지만 전혀 배부되지 않았다. 이 절차도 불법적으로 진행된 부분이다.
네 번째, 속기록에 보면 고흥길 위원장이 “미디어법 등 22개 법안을 상정한다”고 되어 있다. 문방위에 제출된 법 중에 미디어법이라고 되어 있는 법은 단 하나도 없다. 어제부터 나경원 간사가 이른바 우리가 규정하고 있는 “MB악법 22개를 제외한 나머지 49개 법안은 오늘 상정해서 논의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바로 이와 같은 사태가 벌어질수 있어서 합의를 하지 않고 의사일정을 정한 것이다. 49개 법안 중에는 단 1개를 제외하고 48개가 미디어 관련법이다. 따라서 오늘 고흥길 위원장이 미디어법 22개를 상정했다고 하는데, 그 어떤 것을 상정했는지 알 수 없다. 또 미디어법이라는 법명은 없다. 따라서 고흥길 위원장은 허공에다 대고 총을 쏜 격이 됐고, 양심에 걸리고 하늘에 너무 부끄러워서 당황한 나머지 실패한 날치기를 자행한 것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한마디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뉴스만을 내보내고 싶은 나머지, 언론과 방송을 장악하고 싶어서 민생과 경제는 내팽겨 쳐버린 결과를 스스로 자초했음을 경고해 둔다.
2009년 2월 25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