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24차 확대간부회의 모두발언
24차 확대간부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09년 2월 6일 오전 9시
□ 장소 : 여의도당사 4층 회의실
■ 정세균 대표
오늘부터 인사청문회가 시작된다. 국민들의 관심이 경제 살릴 팀이 만들어지나 걱정하실 것 같다. 관심이 국회에 집중될 것 같다. 옛날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는 농담이 있는데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이 그런 것 같다.
저게 3대 위기에 대해 얘기한 바 있다. 민주주의의 위기, 경제 위기, 한반도 평화의 위기에 더해, 근본적 얘기일 수도 있지만 또 하나의 위기가 추가되는 아픔을 맞고 있다. 신뢰의 위기다. 정부, 리더, 정당, 국회가 신뢰받아야하는데 총체적인 신뢰의 위기를 맞는 것 같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믿음’이라는 공자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우선 한나라당에서 방송관계법이 통과되면 일자리가 2만개 이상 늘어난다고 했는데 예산정책처의 연구보고서는 그것과는 매우 동떨어진 얘기를 하고 있다. 우리 또한 방송관계법으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원래 한나라당의 얘기는 대충 그런 것이니까 그렇다고 치자. 정부 또한 문제다. 4대강 살리기 동영상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순전히 엉터리다. 자신들의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거짓 사실을 갖다대니 정부를 믿을 수 있겠나. 이것은 단적인 예다. 한나라당, 정부 모두 못 믿는다.
검찰은 어떤가. 검찰에 대한 신뢰는 소중하다. 국민 기본권을 좌우지하는 것이 검찰 수사이다. 그런데 용산 참사 수사가 공정하다고 믿는 국민이 누가 있나. 아무도 믿지 않는다. 용역이 진압에 개입했다는 증거도 나오고, 그런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데 검찰은 ‘용역은 관계없다’고 했다. 그러나 동영상은 못 속인다. 동영상이 나오니 검찰이 태도를 바꿔서 다시 수사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니 우리가 특별검사를 도입하자고 해도 국민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하지 않고, ‘맞다. 해야 한다’고 하시는 것이다.
공권력의 위기다. 거기다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문제다. 지난번 1차 내각과 청와대 수석이 임명될 때 흠이 많은 사람을 내정해 낙마하고 ‘앞으로는 좋은 사람 내놓겠다’고 했는데, 지금 내놓은 사람들을 보면 흠이 없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뭔가 문제가 있다. 깨끗하고 유능한 사람을 찾아낼 능력이 없는 것인지, 좋은 사람 내놓겠다고 약속을 하고 또 이런 사람들을 내놓다니 믿을 분이 한분도 없는 것 아닌가. 이렇게 정부여당과 검찰, 대통령까지 신뢰의 위기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과거의 정당들이 아전인수격으로 끌어다 자신들의 입장을 얘기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실을 왜곡하거나 침소봉대하는 일도 있었다. 민주당만이라도 논평 하나도 그렇고, 우리의 말씀도 그렇고 신뢰를 얻는 노력을 해야겠다. 3대위기에 또 하나의 위기, 신뢰 위기가 추가된 상황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며 신뢰위기만이라도 없애기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2009년 2월 6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