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의원총회 모두발언
▷ 일 시: 2006년 10월 10일 14:00
▷ 장 소: 국회 본청 246호
◈ 김근태 당의장 인사말씀
의원님 여러분 오랜만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서 처음 뵙기 때문에 추석 잘 보내셨냐고 인사해야 할 텐데 상황이 상황인 만큼 조심스럽다. 의원님 모두 건강하시고 국정감사에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역할을 국민의 대표로서 넉넉하고 충분하게 해 주실 것을 요청하고 기대한다.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지금 우리가 내리는 판단에 따라 민족의 미래가 바뀔 수도 있는 중대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여는 의총인 만큼 의원들께서 허심탄회한 의견을 말씀해 주셨으면 한다. 오늘 의총에서 평화를 사랑하고 번영를 추구하는 세력이 나아갈 방향을 정한다는 생각으로 토론에 임해달라. 한반도 평화는 결코 포기하거나 후퇴할 수 없는 양보할 수 없는 대원칙이다. 한반도 평화는 우리 겨레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다. 상황이 엄중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이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한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온탕과 냉탕을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강경 대응을 자처했고 그 결과로 대화상대에서 우리가 배제되고 한반도 위기가 심화됐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98년 미사일 위기 상황에서는 위기관리와 교류협력을 분리 대응해서 상황 반전에 성공한 바 있다. 서해교전 당시에도 한편으로는 상황에 엄정 대처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 대화 채널을 유지함으로 평화를 유지한 경험이 소중하게 남아있다.
한반도 평화가 흔들리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국가신인도가 추락하고 경제가 흔들리게 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가 감당해야 한다. 어떤 다른 나라도 우리가 입는 피해를 대신 감당해 주지는 않는다. 우리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오늘 아침 여야대표들이 함께 만나 각당의 의견을 진솔하게 말씀을 하고 말씀을 들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겠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 대표들의 의견이 상당히 접근했다고 파악한다.
북미 대화를 촉구하고 남북 대화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중단해서는 안된다는데도 한나라당을 제외하고 의견이 결과적으로 모아졌다. 금강산 관광 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을 중단하게 되면 그로 말미암아 국가신용도에 부담이 와서 경제적 파장이 발생할 것이라는 말씀도 있었다.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됐다고 생각한다. 물한방울, 쌀한톨 줄 수 없다는 한나라당 방식은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과 수구냉전세력은 앞으로 집요하게 대결을 조장하고 위기의 증폭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평화번영세력의 중심으로 우리의 단결과 분명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결은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될 수 없다. 위기와 교류협력의 분리대응, 적극적인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물론 저도 말씀드렸고, 김한길 대표께서도 말씀하신대로 북한의 핵 실험은 잘못된 것이고 용납할 수 없다. 강력하게 규탄하는 바이다.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바라는 7천만 민족 성원 전체의 염원을 저버린 것으로 엄중하게 준엄하게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당장 상황이 어렵다고 평화의 옷을 갑옷으로 갈아 입어서는 안된다.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이 난관에 봉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의원님들이 아시는대로 S&P와 무디스에서 국가신용도 하락이 없었고, 어제 증시에서 폭락이 있었는데 외국 투자자는 대체로 매수세를 유지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저는 이것이 전체적으로 햇볕정책, 포용정책 덕분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우리가 경제에 오는 충격을 관리하는 능력을 갖고 있고 국민들 또한 그런 태세에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성공하지 못한 것은 오히려 미국의 적대적 무시정책이라는 견해도 있다. 끝까지 핵문제를 방지하지 못했다는 견해도 언론 보도를 통해 듣고 있다. 우리는 햇볕정책과 평화번영정책에 대한 확신을 갖고 담대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한반도에 평화의 뿌리가 굳건하게 내릴 수 있도록 우리의 포용정책이 국민의 공감대를 보다 폭넓게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자.
◈김한길 원내대표
추석 연휴가 지나 처음 뵙는데 마음이 무겁다. 여러 의원님들이 같은 심정일 것이다.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무모한 도발이었다.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에 대해서는 엄중한 대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북측에 밝힌다. 우리정부는 UN 등 국제사회와 엄중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생각한다.
청와대 조찬모임에 대해서는 의장님께서 말씀하셨기 때문에 따로 말씀드리지 않겠다. 다만 몇가지 말씀을 드리면,
그동안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견지해온 대북포용정책이 무조건 폄하되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포기 협상을 위해서라도 외교적 노력과 함께 6자회담, 북미회담, 남북회담 등 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세상에 좋은 전쟁도 없고 나쁜 평화도 없다고 한다.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까지를 감수하겠다는 식의 강경일변도의 정책 전환에는 동의할 수 없다. 북의 핵실험 이후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관련국의 반응이 외교적 해결을 우선시 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자리를 빌어 한나라당에 말씀드린다.
지금의 상황을 준 전시상태로 규정하고 서울의 핵폭탄이 터지만 수십만명의 희생자가 있다는 식의 발언은 국민의 불안을 턱없이 부추기는 것이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이 새로운 국면, 심각한 국면에 이른 것은 사실이나 지나치게 위기상황을 과장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칠 뿐이다. 한나라당은 국익을 생각하는 책임있는 제일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지금은 그야말로 여야 없이 초당적 협력으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06년 10월 10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