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의원총회 모두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585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일 시 : 2006년 9월 21일 9:00
▷장 소 : 국회 본청 246호


 


▲김근태 당의장
상황과 사태가 매우 엄중하다. 오늘 김한길 원내대표가 의원님들을 모시고 우리들의 진심과 국민에게 간곡한 말씀을 드리고자 의총을 소집했다. 청와대가 헌법재판관 인사청문 요청을 했다. 소모적 논란을 끝내기 위해서 내린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이로써 우리당과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했다. 국회 파행을 막고 헌법기관 공백 사태를 더 이상 지속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우리 진심을 충분히 전달하기 위한 결단이다.


 


이제 야3당이 결단할 차례이다. 야3당의 중재를 성사시키기 위해 우리는 제1차 중재안도 받아들였고 제2차 중재안도 거듭해서 받아들였다. 그러나 우리가 타협하고 양보하는 동안 한나라당은 점점 오만의 극치로 가고 있다. 문제 해결에는 관심이 없고 판을 깨자는 불순한 의도만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나라당이 원하는 것은 파행과 발목잡기이며, 한나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타협과 조정을 통해 정쟁적 이슈가 소멸되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절차상의 문제가 아니다. 한나라당이 사실상 대통령의 헌법재판소장 추천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오만으로 똘똘뭉친 한나라당에게 어떤 타협과 조정도 우이독경이다. 이제 야3당이 결단할 차례이다. 판을 깨는 세력을 응징하지 않는 중재자는 이미 중재자가 아니다. 야3당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만한 한나라당을 분명하게 응징하는 것 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것이 두 차례에 걸쳐 야3당이 중재한 노력을 국민 앞에 보일 선택이고 도리라고 생각한다.


 


어제 태국 쿠테타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우리 대한민국 역사상 두번에 걸쳐 군사쿠테타의 흉터를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다분히 준비되고 의도된 한나라당의 도발적 망언이다. 아무 거리낌 없이 쿠테타를 선동하는 것에서 수구집단 가슴 한편에 움틀거리는 쿠테타에 대한 향수를 발견한다. 어제 아침에 5공의 망령이 한나라당을 배회하는 것 같다고 했는데 그 망령의 실체를 드러내는데 한나절도 걸리지 않았다. 사실 그동안 조모모라는 분과 이른바 대영연합회를 비롯한 수구냉전주의자들이 노골적으로 군사쿠테타를 선동해왔다. 우리는 국민의 성숙한 민주역량을 믿고 있기 때문에 수구냉전 세력의 망동에 일일이 대꾸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제 한나라당이 쿠테타를 선동하는 발언을 한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상황임이 드러났다. 극단적인 냉전 수구 세력은 이미 한나라당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 보수라는 겉옷을 걸치고 있지만 한나라당의 실체는 냉전수구 세력이 사실상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한나라당이 밀실에서 주고받던 말을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


 


우리의 중요한 힘은, 21세기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힘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 민주주의를 신뢰하고 함께 발전시켜나가고자 하는 우리 국민들의 힘에 있다. 우리에게 반역사적인 세력의 재등장을 저지할 책임이 있다. 지금은 우리가 긴장하고 분발할 때이다.



▲김한길 원내대표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불행하게 생각한다. “헌재소장의 궐위 사태를 야기한 것은 국회이고 이러한 헌법장애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가진 것도 국회 뿐 이다.” 헌법재판소 재판연구관이 쓴 글이다. 연대 헌법학 교수는 현재 상황을 헌법적 의무를 국회가 직무유기하고 있다고 했다. 고려대 교수는 “지금까지 진행된 절차에 문제가 없다. 오히려 임기 6년 중에 3년을 재판관으로 지낸 전효숙 후보자를 사퇴시키지 않고 그대로 헌법소장으로 임명했을때는 그것이 위헌일 수 있다. 대법원의 헌법재판관 3명 임명 권한 중에 하나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어쨌든 어제 그제 있었던 상황에 대해 보고드리겠다.
그제 본회의가 열리는 동안 비교섭 3당이 한나라당에 대해 제2의 중재안을 최종 중재안이라고 제시했다. 내용은 당초에 냈던 중재안 중 법사위에 회부한다고 되어 있는 부분에 “적법한 절차를 통해”라는 문구를 넣은 것이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법사위에 회부할 경우에도 그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한나라당의 문제제기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사위로 간다는 것이다. 이를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그것을 한나라당 당대표에게 보고하고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최고위원과 중진 연석회의에서 추인받도록 하자고 해서 과정이 진행됐으나 최고위원과 중진 연석회의 결론은 이것을 거부했다. 비교섭 야3당 대표와 제가 국회 귀빈식당에서 답을 기다리는데 한나라당 원내대표께서 그 자리에 돌아와서 하는 말씀이 도저히 그런 중재안을 받을 수 없다, 우리가 말하는 것은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전효숙씨는 안된다는 것이다라고 그 자리에서 분명히 말했다.


 


한나라당의 지금 입장은 절차가 아무리 제대로 되어도 사람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헌법과 법률은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자질과 자격 등을 검증하고 그 결과를 표결로 말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이러한 모든 정상적인 절차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14일 본회의에서 우리는 한나라당이 추천한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했다. 헌법재판소장 전효숙 후보자에 대한 것을 한나라당이 빌미 잡고 있는 상황에서도 헌법재판관이 공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나라당이 추천한 헌법재판관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했다.


 


지금 9인의 헌법재판관 중 대통령 3, 국회 3, 대법원 3인을 추천하거나 임명하게 되어 있고 최종적으로 9인 모두를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어 있다. 한나라당이 추천한 헌법재판관도 임명은 대통령이 하게 되어 있다. 만약 대통령이 한나라당이 추천한 헌법재판관을 대통령이 보기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라고 나는 임명 못하겠다, 자진사퇴하거나 추천을 철회하라고 한다고 하면 그것이 말이 되겠나. 지금 한나라당이 정당한 절차를 거부하고 누구는 안된다라고 말하는 것은 대통령이 한나라당이 추천한 재판관에 대해 나는 이 사람을 임명 못하겠다, 자진 사퇴하거나 추천을 철회하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적격 여부는 표결로 말하라는 것이 헌법과 법률의 의무이다. 이를 거부하는 것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행태이고 헌법이 정하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부정하는 횡포이다. 이러한 아주 기본적인 국가의 질서가 무너지고 부정될때, 그 심각성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비교섭 3당이 최종안이라고 한나라당에 제시한 것이 거부당한 후, 비교섭 3당의 중재안에 대해 한쪽의 교섭단체는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추가로 요구한 것도 다 수용하고 다른 한쪽은 분명하게 거부하는 이상 이제는 야3당도 태도를 분명히 해달라고 했다.


 


어제 대통령께서 비교섭 3당과 우리당의 요구를 수용해서 전폭적으로 국회가 요구한다면 절차에 있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결단을 내려주셨다. 이제 절차상의 문제는 지금까지 진행된 것이 분명히 위법이거나 위헌이기 때문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이 미비한 부분에 대해 여러가지 법 해석이 있을 수 있고 극단적인 법해석에 근거한 일부의 주장, 논란이 있어 그것이나마 마감시키기 위해 절차의 완벽성을 기해야겠다는 입장을 정부여당이 정리한 것이다. 절차에 관한 한 극단적인 주장까지도 더는 문제제기가 없도록 완벽을 기해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전효숙 후보자 개인을 두고 잔인한 인신공격을 해대고 그분의 인격을 모욕하는 일을 계속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사람의 문제는 표결로 결정해야 한다. 표결에 임하지 않고 그 사람은 안된다고 하는 억지는 작은 억지가 아니라 국가의 기초를 흔드는 어거지라는 점을 분명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06년 9월 21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