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당직자 월례조회 모두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03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6년 7월 11일(화) 09:00
▷ 장  소 : 중앙당 신관 대회의실
▷ 참석자 : 김근태 당의장, 원혜영 사무총장, 유재건 열린정책연구원장,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 이계안 비서실장, 우상호 대변인, 우원식 부총장, 김영주 부총장, 김태일 부총장



▲ 김근태 당의장
반갑다. 지난번에 한 번 여러분과 만남 있었으나 원혜영 신임사무총장을 비롯해 고위당직자  결정 후 처음이다. 처음이어서 뜻이 깊고 공감대가 이뤄지는 만남이 됐으면 좋겠다. 우선 조회 시작 전에 한 말씀 드리겠다.


어제 아베 신조 일본 장관이 북한 선제공격을 거론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큰 충격 받았다. 여러 상황을 감안해도 최근 일본 정부의 태도는 지나치다. 음모적이다. 동아시아에서 평화를 고민하는지에 대해 의구심 갖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정부와 미국, 중국 등 한반도 주변국가가 외교적 노력 기울이는 상황에서 오직 일본 정부만 자기책임을 다하는 건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혹시 이런 시나리오 아닌가 걱정이 든다. 일본 정부가 북한 강경파를 자극해 군사적 재무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걱정된다. 만약 그렇다면 일본 정부는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북한에 우려를 표명했듯이 무력으로는 동아시아의 평화를 이룰 수 없다. 이것을 일본 정부, 특히 일부 강경파에게 분명하게 전달하고 싶다.


한 달 전 이 자리 섰을 때 동지라고 말했다. 여러분은 집행만하고 비서실에서 기획하는 일만  따라서 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러분과 저는, 고위당직자들과 함께 동일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그렇게 말했다.
덧붙여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다. 오늘 우리당이, 우리가 이른바 민주주의 세력이 난감하고 곤궁한 처지에 빠진 것은 우리의 나태함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 국민의정부부터 시작하면 집권 8년차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일상이 요구하는 안이함, 나태함에 젖어든 게 아닌가 생각한다.


여기 있는 여러분들 한때  모두 그랬듯이 역사에 대한 긴장, 국민에 대한 책임감을 잃어버리고 정말 평범한 일상에 빠진 것 아닌가 저부터 돌아보고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민에 대한 진정성 하나 만으로 국민이 응답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 선 선배로서, 의장으로서 묻고 싶다. 여러분의 가슴은 뜨거운가. 역사의 요구보다 일상의 안위를 걱정하는 샐러리맨이 돼버린 것 아닌가 묻고 싶다. 그렇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선배 입장에서, 당을 대표하는 의장 입장에서 간곡하게 말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 서로 격려해서 다시 일어서야 한다.


누가 뭐래도 당의 부활은 당직자에게서 시작된다. 고위당직자도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 저는 단언한다. 여러분이 샐러리맨 되려한다면 우리당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다. 여러분이 중심 잡고 버텨줘야 한다. 상황이 최악이라도 여러분은 흔들려서 안 된다. 가슴 깊은 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울림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 울림이 파문처럼 퍼져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에 절박하게 메아리쳐야 희망을 만들 수 있다. 그래야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빼앗기는 역사의 치욕을 막을 수 있다. 선배로서 의장으로서 다시 시작하자고 호소한다.


이대로는 이길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고 좌절하고 회의에 빠져있다. 어떻게 할 건지, 어디서 시작할지, 저는 여러분 가슴속에 무엇보다 투혼의 불길이 살아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제안하고 싶다. 전략전술도 중요하고 이미지, 이벤트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진정성을 기반 한 투혼의 불길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래야 당과 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지킬 것은 지키는 당직자가 돼 달라. 이 부분 유념해 달라. 저희부터 지킬 것은 지키겠다. 그리고 요청한다.


당의 주인답게 책임 있는, 강단 있는 당직자가 돼 달라. 사실 아니길 바라지만 지자체 선거 때 일과 후 지방당직자들이 전화하면 핸드폰 껴져 있다든 소리 듣고 절망했다. 이런 일 있으면 안 된다. 우리는 기적을 이뤘다. 불가능하다고 할 때 정권교체를 이뤘다.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다고 할 때 역사의 기적을 이뤘다. 정치개혁이 꿈이라고 할 때 국민의 선택으로 원내 과반수, 의회권력을 교체했다. 우리는 이후 오만했고 안이함과 나태함 속에 빠졌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절망하지 말자. 한다면 하는 저력이 있는 사람들, 그런 흐름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역사가 답변하게 했다. 당직 인선이 마무리 됐다. 원혜영 사무총장을 비롯해 여기 있는 의원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다시 시작하자. 우리가 누군지 다시 한번 사람들에게 똑똑하게 보여주자. 새로 당직을 맡은 분들에게 당부했다. 선배로서 분명히 훈련시키고 단련시켜달라고 주문했다. 기꺼이 함께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일상의 틀, 안위의 틀을 깨고 도전에 맞서 당당히 승리하는 전사가 돼 줄 것을 요청한다.


당의 처지가 매우 곤궁하고 어렵다. 여러 가지로 그렇다. 국민의 지지도 그렇고, 당내 상황도 그렇고, 하다못해 재정형편도 그렇다. 이런 어려움을 여러분에게 공개하겠다. 함께 고민하자. 현재 당의 어려움을 그대로 알리겠다. 이대로는 갈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 일어서서 다시가야 한다. 여러분이 마음을 모아주면 당은 부활할 수 있다. 여러분과 함께, 고위 당지자가 함께 마음과 지혜를 모으면 전체 142명 의원이 일어나고 전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결단한 국민들의 공감과 참여가 다시 시작할 것이다. 지도부가 먼저 하겠다. 오늘 말을 경청해주고 여러분 가슴에 불길이 다시 살아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로 격려해 역사의 도전에 다시 승리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2006년 7월 11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