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와의 간담회 모두발언
▷일시:2006년 3월 26일 11:00
▷장소: 전국여성노동조합 사무실
▷참석: 김한길 원내대표, 문병호 제5정조위원장, 제종길 환노위 간사, 이목희, 김형주 환노위 위원, 노웅래 공보부대표, 장경수 비서실장(부대표) 및 전국여성노동조합 조합원 50여명
◈ 전국여성노동조합 나지현 위원장
햇빛도 나고 바람도 부는 날씨이다. 비정규직 법안이 환노위를 5년 만에 통과하고 대기하고 있는데 사회 전체적으로 양극화가 문제되니, 사회전체가 해결할 문제라는 말씀들이 많다. 저는 햇빛도 나고 바람도 부는 요즘의 날씨가 비정규직 법안을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고 양극화해소의 내용을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불안감과 기대감 두 가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양극화의 최대 피해자라 할 수 있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시려고 의사당 안이 아닌 현장을 우리당 원내대표님을 비롯해서 여러 의원님들이 오셨는데 오신 것 자체가 고맙고 기쁘게 생각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신 것에 감사드린다.
이 자리에서 조합원들이 많은 얘기를 할 것 같은데 잘 들어주시고 이런 부분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해결해 주시는 모습을 저희가 계속 지켜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겠다.
전국여성노조에 대해 설명드리겠다.
저희 전국여성노조는 1999년에 만들어졌다. IMF 경제위기를 겪으며 여성 노동자의 70%가 비정규직이 되었고 65%는 7인 이하의 영세 사업장에 다닌다. 여성 노동자가 비정규직이니 당연히 고용이 불안하고 임금에서나 근로조건, 4대 보험도 잘 적용 안 되는 등 현장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 처한 문제를 정치권이나, 정규직 노동조합에서 해결이 안돼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스스로 단결하고 조직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99년도에 만들어졌다. 여러 비정규직 여성의 권리를 찾아가는 상담과 홍보작업을 해 왔다.
88cc분회를 시작으로 경기보조원, 방송사 구성작가 등 노동법의 보호를 못 받는 특수고용 여성노동자 조직으로 시작했다. 대학교나 공공기관에서 청소하시는 분이 많다. 대부분 용역직이어서 예산상으로는 용역비용으로만 처리 되는데,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하시면서 가장 낮은 처우를 받고 있다. 이분들이 전국여성노동조합에 문을 두드려 많이 조직이 되어 있다. 최저임금제를 현실화하는 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 학교에서 근무하는 공공부분 비정규직 중 가장 다수가 초중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영양사, 사서, 조리원, 과학실험 보조 등으로 10만명 가까이 된다. 이분들을 조직하고 대변하고 있다.
비정규직법이 통과되면 우선적으로 정규직화 대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고용불안의 우려도 갖고 있다. 작은 사업장이나 임금체불 등 문제를 해결하고 있고 호텔에서 근무하는 룸메이드, 제조업체 하청 등 다양한 조직을 하고 있다. 여성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조직인 만큼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모성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여러 제도 개선을 비롯해서 현장에서 청구하고 받아내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조합원이 조합에 가입해서 자기존중권을 갖고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는 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여러 사항이 기대와 동시에 더 나빠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혼재하는데 우리당에서 마음을 열고 오셨다고 생각한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따뜻한 결론, 따뜻한 실천을 해주시길 바란다.
이상 소개와 환영의 말씀을 드린다.
◈ 김한길 원내대표
화사한 봄날,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이 와 주셔서 감사드린다. 계단 입구에 환영한다는 보랏빛 글씨를 보고 단순한 문구이지만 여러분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조금 있으면 우리나라 사상 최초로 여성 총리가 등장할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여러분을 뵙게 되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명숙 총리 내정자가 처음으로 기자들을 만나 한 말 중 인상적인 것이 딸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 여러분에게도 여성 총리가 희망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침에 나오는데 저의 아내인 최명길이 정치적으로 크려면 여성들에게 잘 보여야한다며 오늘 가서 잘하라고 하더라. 잘 하겠다. 저는 초선 때부터 제 홍보물 맨 앞에 담는 문구가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손해 보지 않고 땀 흘린 만큼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당의 기본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땀 흘린 만큼 잘사는 사회에는 남성과 여성이 다르지 않고 정규직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가 다르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4월 초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길 바라는 비정규직 보호 3법이 과연 비정규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있다.
그러나 저희는 자신하건데 우리 현실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해서 지금 시점에서 가장 많은 것을 담아낸 법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몇 번 예를 들었지만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데 그들에게 밧줄을 던져줄 것이냐 보트로 구할 것이냐, 헬기로 구할 것이냐는 토론만 하염없이 하다가 실제로는 물에 빠진 분들을 방치하게 되는 것은 이제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비정규직 관련법은 나위원장도 말씀하셨지만 노사정위에서 다루기 시작한 것이 5년 전이고 국회에서 논의한지 1년 반이 됐다. 어느 것이 더 좋으냐 더 완전하냐에 대해 토론만 하다가 실제로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제는 매듭을 짓고 더 필요한 것을 보완해나가는 것이 우리당이 할일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 보호 3법을 통과시켰다.
민주노총에서는 강하게 반대한다고 하지만 그동안 민주노총, 전국여성노조, 한국노총 등 노동계에 계신 분들의 의견도 상당부분 수렴한 안이라는 것은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는 원칙이다. 남용을 막는 원칙도 중요하지만 일차적으로 차별을 없애면 남용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차별을 없애지 않고 남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희는 최선을 다해 비정규직 문제에 계속 관심을 갖겠다. 양극화해소가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하는데 그중 직업의 양극화, 근로의 양극화를 해소하지 않고 우리가 양극화를 풀어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 달라. 저희는 주고 경청하기 위해 왔다. 물론 드릴 수 있는 답은 드리겠지만 우리가 빠뜨리지 않아야 할 부분을 빠뜨리지 않고 말씀해 주시면 잘 듣고 가서 열심히 노력하겠다.
2006년 3월 26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