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임시국회 대비 고위당정회의 모두발언
▷ 일 시 : 2006년 2월 2일(목) 07:30
▷ 장 소 : 국회 귀빈식당
▷ 참 석 : 유재건 당의장, 김한길 원내대표, 강봉균 정책위의장, 이해찬 국무총리, 경제, 교육부총리, 법무, 국방, 행자, 노동, 기획예산처 장관 등 청와대 청책실장, 민정수석 등
▲ 이해찬 국무총리
이른 아침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 지난 50여일 동안 국회가 파행을 겪다가 2월 임시국회가 어제 개회되어 정상화되었다. 2월 국회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 많은데 우선 청문회를 빨리 열어 국무위원과 경찰청장 인사청문회가 이뤄져야 임명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 이뤄지길 바란다.
2월 임시국회에서는 지난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법안들이 마무리되도록 정부도 각별히 노력하겠고 당에서도 많이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 특히 사법개혁 추진과 관련한 법안이 매우 중요하다. 그간 여러 차례 정권이 바뀌면서 정당도 많이 바뀌고 국회도 많이 바뀌고 행정부도 많이 바뀌었는데 근본적인 개혁이 거의 안된 곳이 사법부이다. 정부에서 이번에 대법원과 법조계와 함께 사법개혁에 대한 오랜 논의 끝에 준비해서 입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이 근본적인 사법개혁에 대한 개선대책을 담고 있는데 여러 복합적인 여러 정황을 고려하고 균형을 잡아서 만든 법이기 때문에 한 시각에서 보면 미흡한 점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통합적인 법안이다. 임시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서 처리되길 바란다. 2008년부터 법학 전문대학원 제도를 시행할 예정인데 법안이 금년 상반기 중에 입법되어야 각 대학에서 준비를 하고 전문대학원을 지정하는 등 차질없이 진행이 될 수 있다. 이점을 감안해서 대통령께서도 원내지도부 청와대 만찬에서도 말씀이 있었지만 시한이 정해져 있는 법이기 때문에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 검경 수사권 문제도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3월중에 정부내에서 조정절차를 마무리 지어 가능한 4월에는 입법화되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
그 외에도 국가인적자원법, 비정규직 3법 등 여러 중요한 법이 있는데 처리가 되도록 노력해 달라.
▲ 유재건 당의장
어제 오후에도 총리공관에서 당정이 모였다. 그제 제가 당을 대표해서 신년기자회견을 하면서 양극화해소를 위한 당정공동특별위원회를 제안을 했는데 총리께서 하루만에 당정간 모여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감사드린다. 우리 국민이 어제 저녁, 오늘 아침에 당정이 모여 고민하는구나 하는 것을 좋게 보리라 확신한다. 아시다시피 한국정치 역사상 참여정부 이후 급격히 변화하는 양상은 지난 50년에 비견될 정도로 바삐 변해간다. 국민들이 이제 몸으로 민주화를 체험하고 정착되는 단계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누가 뭐라 해도 참여정부에 참여하는 지도자들은 공동 책임을 지고 국민을 좋은 길로 인도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있다. 그동안 오랜 전통 때문에 여당의 프리미엄이 전혀 없구나 하는 반농담 비슷한 말도 있지만, 이미 당에서는 여당이라고 덕 볼 생각 그만 둔 지 오래됐다. 오히려 여당이라고 역으로 정부기관에서 우리를 우습게 본다는 비평이 나올 정도로 변하고 있다.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 오늘 여당이 된 것 같다. 우리는 여당 국회의원이 되어서 덕 볼 생각은 이미 버렸고 정부와 같이 공동운명체로 같이 일하는 모습으로 국민께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실현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양극화 해소는 여야 할 것 없이 지난 몇 년 동안 화두였다. 온 국민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겠다 하여 노력한 것인데 정부와 당이 이 문제를 들고 나오니까 본질은 보지도 않고 감세 논쟁으로 번져나가서 국민이 혼동하는 것 같다. 당정이 힘을 합쳐 오해를 불식시켜야겠다. 재원조달 방법을 두고 말이 많다.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설명하고 같이 고민하는 가운데 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중산층과 서민층을 위한다는 우리당이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인상으로 자꾸 호도하는 것을 막아야겠다. 보수언론에서 계속해서 세금 문제를 일면톱으로 올리면서 끈질기게 본질을 왜곡하고 있어 유감스러운데 좀더 섬세한 대응을 해야겠다. 2월 임시국회 통과할 법도 많고 일도 많지만 같이 이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야겠다.
한나라당은 감세를 해도 재원 마련이 가능한 것처럼 하고 있다. 세금을 안 걷는다고 해서 싫어할 국민은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 정부와 우리당이 감세혜택이 부자에게만 돌아간다는 논리로 접근하는 문제는 다소 옹색한 감이 든다. 좀더 적극적으로 감세 혜택이 대부분 부자에게 돌아가지만 가난한 자에게 손해를 주는 것도 아니라는 논리를 개발해야 할 것 같다.
세금이 어떻게 공공서비스를 창출해서 국민생활에 혜택을 주는지 그 메카니즘을 눈에 보이게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세무서 옆에 양로원 있고 고아원이 있다. 국민들이 눈으로 본다. 결국 나를 돕는다는 것을 비주얼하게 보게 되어 세금이 우리 생활에 직결되고 나를 위한 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공공의료기관 등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을 세금 걷는 기관 옆에 설치, 배치하는 것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국민이 낸 세금이 어떻게 국민 생활로 돌아오는지 확인할 때 세금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국민이 나라를 운영하는데에도 이 정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야한다. 공연히 뺏긴다는 생각이나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없애주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생각할 때가 됐다. 야당을 논리와 팩트로 설득하지 않고서는 어렵기 때문에 더욱 더 당정협의가 필요하다.
2월 국회가 열려서 여간 기쁘지 않다. 김한길 원내대표가 상대당 원내대표와 산에 오르는데 한발도 지지 않고 반발씩 앞서 나가더라. 당당하게 앞서 나가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2월국회를 성공적으로 잘 해서 53일 묵고 밀린 숙제를 밤 시간을 내서라도 해결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였으면 한다.
▲ 김한길 원내대표
오늘이 새 원내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한 이래 갖는 첫 고위당정회의이다. 이해찬 총리를 비롯해서 여러 장관님들, 청와대 수석님들 아침 일찍 나와주셔서 감사하다.
어제는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우선 2월 임시국회가 정상화되었다. 본회의에서 개회식을 가졌다. 저녁에는 대통령께서 새 원내지도부에게 저녁을 주시며 신뢰와 격려의 말씀을 주셨다. 아주 허심탄회하고 편하게 대통령과 당의 새 원내지도부가 말씀을 나누는 자리였고, 대통령께서 대통령으로서의 여러 고충도 말씀하실 때 “대통령님 힘내세요” 하면서 원내지도부가 대통령께 격려의 박수를 크게 치고 나왔다.
청와대를 나서면서 역시 우리는 한 식구라는 것을 실감했다. 국민들께 국회정상화와 당청관계의 정상화를 확인시킬 수 있었던 그래서 일부의 불안감을 해소 할 수 있었던 좋은 하루였다.
얼마 전에는 개각 문제 등을 놓고 당정청 간 약간의 긴장이나 갈등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국민들께서 하셨을텐데 어제부로 그런 불안은 말끔히 해소됐다고 생각한다.
아시다시피 고위당정회의는 범여권의 최고 정책결정 단위이다. 이 자리에서 사전에 충분히 조율되지 않은 안건이 여과없이 논의되고 보도된다면 국민들께서 무언가 혼선이 있는 것 아닌가 우려할 수 있다. 신임 정책위의장과도 논의했지만 앞으로 당에서는 상임위의 역할을 강화하려 한다. 당정관계에 있어 1차적으로는 해당 상임위와 해당 부처간의 긴밀한 논의, 그야말로 속 깊은 얘기까지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 정책위와의 논의, 이런 것들이 충분히 이뤄진 토대 위에서 고위당정회의가 있어야겠다. 우선적으로는 상임위와 실질적인 정책조율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보다 효율적으로 고위당정회의가 운영될 수 있도록 시기와 의제 선정을 비롯해서 실무적인 부분까지 개선할 점은 없는지 여러 가지로 검토가 이뤄지길 바란다. 대통령께서도 늘 정책은 당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계신다. 결과적으로 당의 역량이 거기에 미칠 수 있겠는가에 대해 우려하는 바가 없지 않다. 역량강화가 당에 가장 우선적으로 부여된 과제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강봉균 신임 정책위의장께서도 잘 해나가시겠지만 저도 원내대표로서 최대한 당의 역량강화를 위해 필요한 것을 지원하겠다. 국민으로부터 정부여당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와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당정간 보다 긴밀하게 협력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당정청 간에 보다 유기적이고 생산적인 관계가 형성되길 기대한다.
2006년 2월 2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