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24차 비상집행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 시 : 2006년 1월 27일 (금) 09:00
▷ 장 소 : 중앙당 당의장실
▷ 참 석 : 유재건 당의장, 김한길 원내대표, 이호웅, 박병석, 유기홍, 윤원호 비상집행위원, 박기춘 사무총장 대행, 김덕규 국회부의장,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 이용희 고문단장, 민병두 기획위원장, 우상호 비서실장, 전병헌 대변인, 김영술 조직부총장
- 박근혜대표의 신년사는 수치부터 틀리고 과거회귀형이다 -
▲ 유재건 당의장
우리 국민의 큰 명절인 설이다. 오늘부터 벌써 고향에 내려가신다. 귀성열차 타시는 분들, 고향가시는 분들, 연후가 짧아서 준비에 바쁘셨을 것이다. 귀성길이 불편하시더라도 안전하고 기분 좋게 편안히 다녀오시라고 설 인사를 먼저 드린다.
귀성열차 인터넷 예매가 5분만에 매진되었다고 한다. 우리 국민들의 어른을 모시고 고향을 찾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미풍양속은 대단한 것 같다. 고단하시더라도 가족친지 만나는 기쁜 마음으로 사고 없이 안전히 다녀오시기 바라고, 특히 어렵고 소외된 분들, 이웃에 있는 분들도 함께 생각하는 넉넉한 명절이 되었으면 한다.
어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나라걱정을 많이 하는 기자회견을 해서 온 국민이 관심을 기울였을 것이다. 신년기자회견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제1야당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우리 국민들을 어떻게 편하게 해드릴까 생각하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박근혜 대표는 처음부터 상당한 시간을 양극화의 원인을 참여정부 때문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1997년에 그렇게 혹독하게 고생을 하고, 명퇴나 조기퇴직 등의 대량 실업자가 생긴 것이 국민의 정부 때문에 생겼다는 것인지 연결이 잘 안되어서 제가 머뭇머뭇했다.
작은 정부, 세금안내기는 좋은 이야기다. 전 세계 200개 국가 중에 세금 많이 걷겠다고 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출마해서 표를 많이 얻기 힘들 것이다. 우리 국민들도 작은 정부, 그러나 세금을 적게 내고도 효과 있는 정부, 사회적인 큰 차별이 없는 나라를 원할 것이다.
박근혜 대표같은 분들이 사태를 진단하는 의사였으면 어떻게 병든 나라를 진단했을까 생각해 봤다. 매일 고기를 먹는 사람과 한 달에 한번 먹는 사람을 똑같이 취급해서 마치 고기는 성인병의 원인이 되니 먹지 말라는 것과 같은 단순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지금 정부의 크기를 논하기 전에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그 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해낼 것인지를 의논하고 머리를 써야한다.
국민들에게 좋은 이야기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고 잠시 위로가 되지만 우리 국민들은 지적 수준과 관찰력이 높기 때문에 하루를 넘기기도 전에 금방 드러날 수밖에 없다. 우리 국민들은 5년전 다르고 10년전 다른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 때문에 어제 박근혜 대표의 신년기자회견을 보면서 염려가 되었다.
정부가 할 일을 빠짐없이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게 된 연후에 정부의 규모 같은 부분을 걱정해야 하는데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정리는 안하고 덮어놓고 작은 정부만 찾으면 효과가 있을까 생각된다.
선진국이 작은 정부를 이야기하는 것은 정부의 각 부분이 과도하게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복지와 서비스 분야에 큰 정부가 아니고 모범국가도 아니다. 때문에 아직은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을 공부를 많이 하지 않은 사람도 감지하고 알 수 있는 내용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기회에 감세에 대해서도 명확히 해주길 바란다.
세금 깎아 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감세가 한나라당의 당론이냐 아니냐 하는 것에 대해 지난 연말에도 이야기가 많았다. 작년 말에도 박근혜 대표는 감세를 주장했다.
그러나 개별상임위원회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두 증세론자였다는 것을 여러분들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저도 한나라당 의원들이 세금 올리는 큰 사업, 지역 민원 때문에 바삐 뛰어다니는 것을 목격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한나라당의원들이 모두 증세론자 아니냐 하니까 감세는 당론이 아닌 의원사견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 또 감세를 크게 주장하고 나와서 다소 헷갈린다. 강아지가 널뛰기를 해도 이렇게 안할 것이라는 농담을 들었다. 국민들은 현기증이 날 지경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더구나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주장하고 있는 기초연금제가 연간 9조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사실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짐작을 할 수 있을 것인데 감세를 하면서 매년 9조원씩 들어가는 기초연금제를 무슨 돈으로, 어디서 나온 자금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해명이 있었으면 한다.
어제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로 사회가 시끄럽다. 오늘 문화관광부 장관이 우리영화 지원책과 관련해서 소상하게 발표를 하겠다고 해서 지켜봐야겠다. 정부가 나름대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걱정이 된다.
우리당은 한미 FTA 추진에 여러모로 소탐대실하지 말아야 되겠다는 여러 장관들의 이야기도 들었는데 그 진위를 정확히 연구하고, 알고, 알리고 하는 일들, 또 대책을 강구하는 일들, 특위를 중심으로 해서 당에서 치밀한 협상전략과 후속대책마련을 위해서 각별히 유념하고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
요즘 전국적으로 깨끗하고 칭찬받는 민주정당을 만들기 위해서 각 도시와 지역의 당원들이 애를 많이 쓰고 있는데 이러저러한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중앙당 차원에서는 원칙대로 법을 지키는 정당, 국민들에게도 법치국가의 좋은 점을 홍보하는 정당으로 계속 노력하겠다.
▲ 김한길 원내대표
오늘 오후쯤부터 사실상 설 연휴가 시작된다. 마음은 넉넉한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서민들 장바구니는 아직 가벼운 것 같다. 많은 전문가들이 서민들의 체감경기도 좋아질 거라 하니 희망을 확인하는 명절이 되었으면 한다.
어제 문석호 의원 지역사무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었다. 선거문화 개선을 위한 진통의 한 과정이라는 측면은 있지만 문석호 의원은 자신은 어떤 것도 원칙에서 벗어난 일은 한 것이 없다, 혐의가 있을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현역의원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일에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하는 유감을 표명한다.
설 연휴 전에 국회정상화가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설 연휴가 지나야 정치적 진전이 있지 않을까 한다.
박근혜 대표가 사학법 재개정요구를 분명히 했다. 제가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바, 재개정의 내용에 대해서 확인해 봤는데 아직 한나라당에서 내놓은 것이 없다. 요구를 안 들어주면 국회에 안 들어오겠다고 하는데 요구가 무엇인지 정리되지도 않은 혼란스러운 상태다.
한나라당이 사학법 관련해서 문제제기의 일순위에 놓았던 것이 전교조를 통한 개방형이사제로 해서 이사회가 장악당할 수 있다는 것인데 요즘에는 그것을 주장하지 않는다. 사실과 다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우선 국민들을 사실과 다른 말로 혼란스럽게 만든 것에 대해서 입장을 분명히 밝혀 주길 바란다.
오는 30일 설 연휴 마지막 날에 한나라당의 이재오 원내대표와 함께 북한산에 오르기로 했다. 겨울 찬바람을 맞으면서 산 정상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다 보면 뭔가 진전이 있지 않을까 해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 모두 뜻 깊은 설 연휴 지내시기 바란다.
▲ 박병석 비상집행위원
박근혜 대표 기자회견에 관련해서 한 말씀드리겠다.
한나라당 주장에 관해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세금은 깎자면서 국민의 환심을 사는 사업은 다 하겠다는 것이다. 들어오는 것은 적고 쓸 것은 많으면 결국은 나라가 빚을 질 수 밖에 없는데 또 한편으로는 국가채무가 늘어난다고 비판한다. 인기는 얻고, 방법은 없고, 빚은 늘어난다고 비판하고, 어느 장단에 춤을 출지 원칙이 없다.
책임있는 정당이라면 진정으로 감세가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무슨 사업을 구체적으로 얼마만큼 줄일 수 있으니까 세금을 깎자, 세금을 깎는데 있어서도 어느 항목을 줄이면 가능하다는 구체안을 내놓아야지 지금처럼 세금은 깎고, 사업은 늘리고, 국가채무는 늘어난다고 하는 것은 원칙과 경제논리에 맞지 않는다.
앞으로 책임있는 정당으로서의 구체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 민병두 기획위원장
요즘 노현정 아나운서가 ‘공부하세요, 공부 좀 해’라는 말을 해서 히트를 치고 있다.
어제 박근혜 대표 기자회견을 보니까 대부분의 통계가 틀렸고 잘못 알고 있었다.
다른 나라의 경우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 1인당 조세 부담률이 우리나라보다 낮았다고 이야기 하는데 실제로 확인해 보았다. 우리나라는 1995년도에 국민소득이 1만달러였고, 2000년도에 2만달러가 되었는데 실제로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19.2%로 다른 나라보다 적었다. 영국은 33%, 미국은 24% 정도다.
참여정부 들어 공무원 숫자 5만명 늘었다고 하고 다른 나라 줄이고 있다고 하는데 잘못된 통계다. 대개 다른 나라들도 민형화를 통해서 공무원 숫자를 줄여 나가는데 참여정부 들어서도 3만명에 가까운 철도공사 직원들이 민영화되면서 줄었다.
전자정부사업에도 수백억원의 혈세를 퍼부어서 잘못된 사용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는데 UN의 평가 중 정부혁신 평가에서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부분평가에서 2위로 되어 있다. 가장 효율적인 정부로 만든 사례로 꼽히고 있다.
“박근혜 대표님, 공부 좀 하세요.”
▲ 이호웅 비상집행위원
민족의 대명절인 세밑이라서 참고 이야기 안하려고 했는데 한 말씀 드려야겠다.
한나라당이 정책에 있어서 기준없이 왔다갔다하고 공당으로서의 기본적인 체통도 지키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정책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행태에 있어서도 차마 이 자리에서 말하기 쑥스러울 정도로 유치한 행태에 대해서 한마디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을 ‘왕의남자’라는 영화에 비유해서 패러디로, 그것도 당의 공식적인 홍보물에 올렸다는 점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지 모르겠다.
우리가 만약에 한나라당 대표를 독재자의 딸이고, 한나라당을 수첩공주가 이끌어가는 당이라고 이야기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리고 연두기자회견을 대통령과 똑같은 조건으로 해달라고 방송사에 주장하는 것도 참 어이가 없다.
우리당은 당정분리해서 대통령이 우리 당의 총재도 아니고 우리 당을 대표하는 분도 아니다. 국가원수로서 신년에 뜻을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형식과 수준으로 똑같이 야당대표를 대우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참으로 어이없는 것이다.
방송사와 한나라당과의 문제가 아니다. 한나라당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철저하게 공당으로서, 제1야당으로서, 더군다나 다음 정권 수권하고자 하는 목표의식을 갖고 있는 정당이라면 정치행태에서도 신중하게, 최소한도 상식에 걸 맞는 주장과 요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6년 1월 27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