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원내대책회의-확대간부회의 연석회의 모두발언
▷ 일 시 : 2005년 12월 14일(수) 08:30
▷ 장 소 : 국회본청 245호
▲ 정세균 당의장·원내대표
임시국회가 파행되고 있어서 우리 뿐 아니라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걱정이 많으실 것이다. 한나라당이 왜 이러는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되지 않고 그 원인이 잘 파악되지 않는다. 잘 아시다시피, 국회의장께서 심사기일을 두 번이나 지정하시고 그 기간내 여야 합의가 안되니까 소위까지 구성했다. 소위위원들과 논의도 하시고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
‘지둘려’ 의장님답게 충분히 기다리고 논의시키고 하셨다. 이런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마지막으로 무엇을 내 놓았냐면 자립형 사립고와 같이 하면 개방형 이사를 동의할 수 있겠다고 했다.
자립형 사립고는 현재 초중등교육법에 들어가 있는 내용이고 이번에 개정한 것은 사립학교법이기 때문에 별건의 문제이다. 자립형사립고와 같이 하면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곤란했던 것을 같이 못했다고 임시국회를 보이콧하고 예산심의를 거부하고 파병동의안 처리를 안 하고 여러 현안을 내팽개치고 거리로 나서야 할 사안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다.
만나서 얘기해 보자, 시시비비를 가려보자 하는데도 전혀 반응하지 않고 오히려 거리로 나가서 학교를 전교조에 넘겨주려 한다느니, 반미친북 교육장이 된다는 등 색깔론으로 가고 있다. 사립학교가 투명해지면 그렇게 되나. 서로 연결이 안되는 얘기를 국민께 해서 국민을 속이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있다. 127석을 가진 제1야당이 어떻게 국민을 속이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지 참으로 부끄럽고, 말씀드린 대로 원래 한나라당이 자립형사립고를 해주면 같이 해도 좋다 했을때는 전교조, 친북반미 얘기 일체 없었다. 처리되고 나서 그런 주장을 하며 본회의장에서 국민을 선동, 왜곡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전국에 수천개 있는데 전교조에 넘겨준다고 하면 학교운영위원회가 추천하게 되는데 수천개 학교운영위원회가 전교조의 하부기관이라는 것인가. 앞뒤가 안 맞는 얘기를 서슴지 않고 하는 한나라당은 무엇을 노리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한나라당의 일련의 주장은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이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을 하고 있고 새해예산안이나 파병동의안, 8.31부동산 대책 후속입법 등 여러 현안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될 것이다.
국민 여러분이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1990년도에 3당야합이 있었다. 거대 여당을 만들었는데 그때 민자당이 탄생했고 민자당이 사립학교법을 바꾸었다. 그 법을 다시 바꾼 것이 이번의 사학법 개정이다. 원래 70년대 말에 사립학교의 부정비리가 매우 많았다. 그래서 81년 초에 재정권, 학사운영권, 교원임면에 관한 인사권 등을 교장에게 주고 이사장의 직계존비속, 배우자가 해당학교의 교장을 겸임하지 못하도록 전두환 정권이 만들었는데 전두환 정권이 사학의 비리가 많아지니 교장에게 전권을 주었던 것을 90년도 3당야합에 의해 탄생한 민자당이 다시 바꿔 이사장에게 모든 권한을 넘긴 것이었다.
그렇게 보면 원래 81년 초에 지금 한나라당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전두환 정권이 이번 사립학교법보다 훨씬 더 가혹하게 사립학교법을 개정한 것이다. 한나라당의 뿌리가 원래 그렇게 한 것이라면, 전두환 정권이 친북 반미 교육을 하기 위해 그렇게 만든 것이란 말인가? 이런 점이 이것이 국민에게 잘 알려지고 토론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교장의 권한과 이사장과 교장, 경영권과 학사운영권 간의 권한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데 사실은 90년도에 민자당이 3당야합을 해서 사립학교법을 개정하고, 교장이 가진 권한을 이사장에게 넘겼다고 했는데 이번 통과된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90년 이전에 전두환 정권이 만든 사립학교법에 비해 교장의 권한보다 이사장의 권한이 더 많다.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야간 많은 절충을 하고 학교 재단이나 종교재단 등의 의견을 많이 반영했다. 원래 초안보다 훨씬 많이 각계 각층의 의견이 반영되어 상당히 합리적으로 개선된 것이다.
제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래서 결론을 내린 것은 이것은 한나라당의 오만의 소산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오만하지 않다면 국민이 7:3으로 찬성하고 있고 앞서 말씀드린대로 저희가 야당과도 충분히 협의하고 국회의장이 기회를 줘가면서 짧게는 1년 반 길게는 5년 이상을 미뤄왔던 이 법을 갖고, 어떻게 한나라당이 장외투쟁으로까지 나서겠는가? 이는 한나라당의 오만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과거에 야당이 장외투쟁을 했으나 절대 국민 다수가 찬성하는 안으로 장외투쟁을 한 적은 없다. 이렇게 최소 7:3의 비율로 국민이 찬성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해 야당이 장외투쟁을 하고 있는 것은 오만의 소치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우리로서는 언제든지 야당과 대화할 생각을 갖고 문을 열어놓고 있다. 저희로서는 예산안 처리가 화급하다. 광역자치단체가 이번 주면 내년 예산심사를 마쳐야 하고 지자체도 예산편성을 마쳐야 하는데 중앙정부가 계속 이런 식으로 연말까지 예산편성을 지연시키는 것은 광역단체나 지자체 예산 심사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이라크 파병연장동의안도 연말이 시한이고 8.31부동산 대책을 포함한 민생 현안이 기다리고 있어 야당과 대화하고 어떻게든 야당을 합류시켜 국회를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언제든 야당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고 야당을 기다리겠다. 야당은 돌아오라고 강력하게 요청한다.
어제 한나라당의 장외집회는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만 얻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원래 시작부터 실패하게 되어 있는 일을 잘못 시작한 것이다. 빨리 국회로 돌아오는 것이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자각해 주길 바란다.
내일 정책의총에서 말씀드리겠지만 이런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국정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해외활동 등 다른 활동은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가 어제 군 부대를 다녀왔다. 야전병원에 갔다 육사단이 있는 포천에 다녀왔다. 장병들의 사기가 충천해 있고, 어제 새로 만든 막사에 가봤는데 30년전 군대생활의 막사와 비교해 보니 호텔과 여인숙의 차이정도 될 만큼 아주 시설이 좋았다. 육사단이 6.25때 압록강 물을 수통에 떠서 이승만 대통령에게 드린 사단이라고 하고, 아마 전투력 등이 대단한 사단이라고 한다. 이 사단이 최근 지휘하는 것 중 늘 푸른 병영 운동이라는 것이 있어서 예전 같은 체벌은 없어지고 상경하애하는 분위기이다. 군대 전통이 신병이 들어오면 고참이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한다. 병의 발을 장교나 지휘관이 씻겨주는 등 격을 줄이고 하애한다 하여 저도 장병 발을 씻겨주니 기분이 좋더라. 여러분도 집에서 아이들 발도 좀 씻겨주면 좋을 것 같다.
▲ 배기선 사무총장
한나라당이 장외집회를 시작했는데 불행하게도 첫 번째 장외투쟁의 전투를 구세군과 치루었다. 명동의 가장 번화한 거리에서, 189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선냄비 운동을 시작한 이후 119개국에서 연말이면 모든 나라의 가난한 사람을 위해 자선냄비를 가득 채우던 자비의 종소리를 향해 한나라당은 장외투쟁을 시작했다.
대단히 유감스럽다.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자선냄비 운동을 시작한 이래 어떤 나라에서도 정치인이 장외투쟁을 하면서 자선냄비운동을 몰아낸 사례는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께서 누구를 위한 장외투쟁인지, 부패사학을 위한 장외투쟁은 아닌지, 가난하고 길에 누운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손길을 짓밟는 장외투쟁은 중지되고 빨리 국회로 돌아와서 내년 국가 살림을 함께 걱정하고 국민을 위해 처리할 법안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2005년 12월 14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