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1차 집행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 시 : 2005년 11월 1일(화) 10:30
▷ 장 소 : 국회 당의장실
▷ 참 석 : 정세균 당의장, 원혜영 정책위의장,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 김덕규 국회 부의장, 이호웅, 이강래, 박병석, 조배숙, 유기홍, 유선호, 김영춘, 윤원호, 김태일 집행위원, 전병헌 대변인, 박기춘 수석부총장, 김선미 원내부대표
▲ 정세균 당의장
집행위원회를 구성한 후 첫 회의이다. 엄중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임시 의장직을 수락했다. 저도 함께 책임을 졌어야 했는데 이렇게 되었다. 일단 중책을 맡은 이상 어떤 난관이나 어려움도 극복하고 제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우리당은 원래 새로운 정치,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 한반도 평화라고 하는 보편 타당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창당했고 국민들의 여망을 반영하어 창당하였다.
우리가 창당 초심을 생각해보면 사즉생의 각오로 시작했다. 그만한 역사적인 정당성과 시대정신의 발로라는 확신을 가지고 출발했다.
당장 당이 어려워서 지난주에 의원들과 중앙위원 연석회의를 가졌는데 그 연석회의에서는 변화와 혁신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겠다. 혹시 우리에게 나태했거나 자만에 빠진 것이 있으면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는 중앙위원들과 의원들의 말씀이 있었다.
오늘 달은 바뀌었지만 불과 며칠 만에 이러한 사태를 빨리 수습하고 제1차 집행위를 열어서 빠른 걸음으로 수습하고 있다. 국민들께서도 안도하고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의 원인이 우리 내부에 있었다는 진단이 옳다고 생각한다. 원인이 내부에 있었다면 해결책 역시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것이다. 부족한 것도 있고 부끄러운 것도 있지만 우리가 걸어온 역사나 우리가 가진 자산, 우리가 그리는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와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용기와 자신감을 북돋아서 반성의 기운을 혁신의 에너지로 변화시키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생활을 편안하게 하고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겠다.
당을 안정시키고 당력을 모으기 위해서 당 소속의원들이나 중앙위원, 당의 원로들과도 폭넓은 만남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위기를 돌파하는 힘은 신뢰에서 나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난관을 헤쳐 나가겠다.
이 자리를 빌어서 한 가지 당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평당원으로부터 중앙위원, 국회위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당을 위하고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다. 어느 집단이든 내부적인 입장 차이가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견해가 서로 다른 것은 우려할 일은 아니고, 두려운 일은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견해 차이가 비생산적인 방향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마땅히 우리가 경계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
우리는 공동운명체이다. 생산적인 토론은 민주주의의 위대함을 만들어 내는 용광로가 되지만 비생산적인 논쟁은 조직에 독이 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내부의 다양함이 조직의 건강함과 민주주의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인지, 국민께 다시 한번 실망을 안기는 원인이 될 것인지는 우리의 자세에 달려있다고 본다. 국민의 눈으로 보고 국민의 입장에서 토론하는 성격으로 집행위원회가 맡은바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성원하고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
▲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
어려운 상황에 어려운 일을 맡게 되었다. 솔직히 우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아마 피하고 싶은 잔들을 받았으리라 생각된다.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와 있고, 다만 여기서 용기와 지혜를 다 짜내야 하는데 백척간두에 진일보 한다는 생각으로 자기의 모든 것을 버리고 나가야 할 것이다. 매우 복잡한 우리 내부에 있는 여러 가지 마이너스 팩터들이 양성화될 가능성도 있고 여러 가지 위험한 요소들이 도처에 있다. 이럴 때일수록 힘을 합치고, 양보하고, 대화하고 하여서 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
이럴 때 나타나는 현상이 대개 두 부류로 보이는데 모든 것을 버리고 함께 나가자는 사람도 있고, 차제에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집착하려는 모습의 측면도 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이 자리에서 모두가 맡고 싶지 않은 자리를 맡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힘을 합쳐서 나갔으면 좋겠고, 노력해야 하고 힘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지만 힘을 짜서라도 버텨야 한다고 본다. 하면 넘어설 수 있지 않겠나.
대개 이렇다고 한다. 변화라는 것은 처음에는 언프리징이라고 한다. 녹이는 것이다. 녹이는 것은 개혁으로 말하자면 흔드는 것이다. 그 다음에 변화, change다. 그리고 다시 프리징으로 들어간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는 길게 개혁을 위해서 공유하고 바꾸고 하는데서 오는 불가피한 여러 가지 상황들을 겪으면서 왔다. 이것이 거의 매듭지어가는 상황에 온 것이 아닌가. 따라서 우리당은 좀 더 발전 할 수 있는 계기로 나아갈 것이 아니냐. 개혁의 과정에서 보았을 때 그렇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정돈, 정리하고 그동안 결과들을 재배치하면서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고, 국민들이 이해하고, 국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면 되지 않겠나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 아니면 이 역사를 누가 책임지겠냐는 자부심도 함께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다.
▲ 김덕규 부의장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는 정세균 대표가 어려운 당을 구원하기 위해서 중요한 책무를 맡았다. 가지고 있는 인품, 원만한 자세, 성품 그대로 이끌어 나가서 우리 모두의 기대에 맞는 당을 재충전 시켜서 제 모습을 갖추는 일을 여러분과 함께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저는 엊그제부터 있었던 당의 모습을 보면서 지난 날 우리 정당사에서 흡사한 때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 때와 비교해 본다. 아시다시피 국민의 정부 시절 김대중 대통령이 역사상 최초로 당을 떠나셨다. 그때 당은 충격 속에서 모두 망연자실한 상태로 있었는데 전혀 동요하지 않고 비대위를 구성해서 3개월간의 토론과 토론 끝에 중지를 모아서 비대위 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그래서 만든 것이 국민참여 경선제였다. 국민참여 경선제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모든 당원들이 일치 단합해서 참여하고 국민도 참여함으로써 참여정부가 탄생한 것 아니었나. 그래서 그 때의 그 모습과 흡사하다고 보는데, 이번에 비대위는 그 때와 마찬가지로 제2창당을 하는 자세로 우리당을 재건해야 하지 않겠나. 여러분이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큰 욕심내지 말고 당이 안고 있는 과제만 꼼꼼히 챙겨서 만들어 내면 충분히 제2창당이 되고 국민들로부터 다시 칭찬받는 당이 되고 국정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제 당도 챙기고 국회도 꼼꼼히 챙기는 정세균 대표가 중책을 맡아서 끌고 나가서 국회도 원만하게 진행되리라 보고 문제는 국회에서 국정을 꼼꼼히 챙겨야 당의 문제도 잘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저도 당원이다. 당직은 없지만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
▲ 원혜영 정책위의장
어제 저녁 화물연대가 파업방침을 철회하기로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아주 고무적인 소식이다. 우리 사회에 투쟁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운이 조성된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와 여당에 신뢰를 가지고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결단을 높게 생각하고 당정협의를 통해서 이 문제를 신속하고 설득력있게 만들어 준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에게도 감사말씀을 드린다. 특히 이번에 화물연대에서 요구했던, 국회에서 수용하기로 한 정당한 요구들, 즉 과적 차량의 단속 기준을 만든다든가, 화물 차량의 수요공급을 조절한다든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책임있게 정책을 추진해서 투쟁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사회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원내대책회의를 개최해서 전반기 국회를 마감하고 후반기 예산 및 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전략과 결의를 다지는 기회를 가졌다. 11대 민생 및 개혁관연 주요 입법 문제를 차질없이 처리하고 8.31 부동산 대책 관련 14개 법안을 처리함으로써 민생 및 개혁의 기틀을 확립하는 국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관련하여 집행위에 당부드릴 것은 내년도 전당대회 일정이 정해지면 그에 따른 준비를 하는 분들 내지는 그룹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분들의 움직임이 11대 주요입법 과제를 추진하거나 8.31 부동산 대책 관련 14개 입법 추진에 있어서 혼선이나 동력의 저하 내지는 당내의 갈등으로 보이지 않도록 당력을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고, 필요하다면 전당대회에 출마할 분들이 정기국회 때까지는 입법과제의 추진을 위해서 그런 것을 자제한다는 결의를 할 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에 말씀드린다.
정기국회에서 입법과제를 완벽하게, 국민의 관심과 지지속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유선호 집행위원
저희들이 지금 국민들이 안도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집행위를 구성했는데 일련의 과정에서 나오는 보도들에 안타까운 것이 있다.
첫째로 그동안 여러 의원님들의 발언을 가지고 마치 우리당이 친노 대 반노로 쪼개진 것 같은 보도가 나오는데 이런 것은 굉장히 유감스럽다. 제가 그 발언현장에 있었는데, 애당심에서 격정적인 발언을 하다 보니 좀 더 나간 측면도 있다. 제가 보기에는 그것이 우리의 시스템에 관한 지적이었지,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아니고 파당적인 것도 아니었다고 확신한다. 그런데 이것이 마치 대통령에 대한 비난처럼 보도가 나온 것이 매우 안타깝다. 저희들이 말한 맥락은 이렇다. 그동안 저희들이 방향은 옳았지만 구체적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시스템에 관한 지적이었다. 그래서 당정청 관계가 기존의 관계보다는 자율적이고 자주적으로 스스로의 영역과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자, 조금 더 자신의 재량을 가지고 해보자라고 하는 지적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 점에 대해서는 강력히 일부언론에도 요구하고 그런 것이 아니라는 말씀도 있어야 할 것 같다.
두 번째로 여진이 좀 있다. 말씀하신 분들이 자신의 논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사정도 있었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발언을 좀 자제해야 하지 않겠나. 물론 충정을 말씀하신 것도 좋지만 밖에서 보기에는 오해가 있는 그런 말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을 아끼자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 이런 상황에서 당의 단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 이호웅 집행위원
우리가 어려움에 처하니까 모두 자신을 던져서 침몰해가는 배를 건져야겠다는 일념으로 모이는 것을 보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특히 선배들이 앞장서서 힘을 모아주는 것을 보고 상당히 감동했다.
정세균 의장께서 지금은 용기와 믿음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보다 더 국민들의 마음에 진심으로 다가가고 왜 국민들이 우리에 대해서 냉담하고 외면하게 되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성찰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물론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다. 우리라고 하는 집단에는 정부도 있고 청와대도 있고, 당도 있고 한데 누구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전체적인 역할 분담에 있어 당이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먼저 살펴보고 정부나 청와대가 운영하는 방식에 있어서 이견이 있으면 건전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문제제기하고 건강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 언론이 바깥에서 자의적인 분류로 세력이나 집단간의 대립으로 부각한다고 해서 건강한 의견제시나 표출을 미봉으로 덮으려 한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민심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겸손하고 인정하는 기본적인 자세는 중요하지만 활발한 토론과 지금 운영되는 당청정 시스템의 문제나 방식의 문제, 당의 위상에 관한 문제, 역할에 관한 문제 등 근본적인 문제인식을 가지고 토론해서 정말 제2의 창당을 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김영춘 집행위원
어제 전라도 광주의 한 당원이 연락해서 읽어보라고 한 시를 소개하겠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우리가 비대위를 해야하고 우리 모든 당원들이 손을 잡고 벽을 넘어야 하지 않나 싶다. 다른 말씀보다 그 말씀을 드리면서 며칠동안 하고 싶은 이야기 많이 했으니 이제는 ‘내탓이오’ 하면서 이 비대위 상황 이후에 임무를 완성 못하면 우리당의 미래는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그런 비상한 마음가짐으로 비대위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
▲ 정세균 당의장
총무원장이셨던 법장스님이 열반하시고 어제 지관스님이 총무원장에 당선되셨다.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면서 법구경의 한 구절을 소개드리겠다.
불무관피 작여부작 상자성신 지정부정 (不務觀彼 作與不作 常自省身 知正不正) 남의 잘못을 보려하지 말고 행하고 행하지 않음을 보려하지 말고 항상 자신을 돌아보아 옳고 그름을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 조배숙 집행위원
당이 위기지만 어떤 면에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암의 가장 무서운 점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발견된다는 것이다. 저희들은 이런 위기를 맞으면서 우리가 잘못가고 있는 부분에 대해 지혜를 가지고 성찰할 수 있는 것을 보면서 어떤 면에서는 다행인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당이 더 화합하고 안정되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비대위가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 유기홍 집행위원
1월에도 집행위가 구성 되었고, 일년에 두차례 비대위가 구성되는 것 아니냐는 말씀도 있지만 1월의 집행위는 작년 4대 개혁입법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당의장과 원내대표가 물러난 것에 따른 후속 적인 성격이 강했는데, 이번 집행위는 중앙위원회로부터 당헌과 공직후보자격에 관련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대단히 높은 책임과 권한을 가진 집행위원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김영춘 의원이 보여준 시에서도 느껴졌지만 개혁과 민생이 우리의 최고의 정체성과 화두라고 생각된다.
그것을 제대로 못해서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정체성을 어찌 회복할 것인가가 집행위원회의 과제이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겠다.
2005년 11월 1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