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96차 상임중앙위원회의 모두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60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제96차 상임중앙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 시 : 2005년 8월 26일(금) 08:00
▷ 장 소 : 중앙당 의장실
▷ 참 석 : 문희상 의장, 장영달, 유시민, 한명숙, 이미경 상임중앙위원,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 배기선 사무총장, 이용희 국회행자위원장, 박병석 기획위원장, 전병헌 대변인, 박영선 비서실장, 박기춘, 김영술 사무부총장, 김선미 원내부대표


◈ 모두발언

▲ 문희상 의장
오늘부터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돌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게 됐다. 새로운 2년 6개월이 남아 있다. 그간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굽은 곳을 펴고 막힌 곳을 뚫는데 온 힘을 기울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시방편적 수선보다 근본을 바로잡는 개혁에 힘을 기울인 것도 사실이다. 그 결과 그간 정부여당은 1인보스 체제의 청산, 정경유착 근절, 지역구도 타파라는 3대 정치개혁 중에 앞서 2대 과제를 해결하는 결실을 맺었다고 스스로 자평하고 싶다.
이제 우리당은 3대 정치개혁 중 남은 한개 과제인 지역구도 극복과 경기활성화를 위해서 온 당력을 집중하겠다. 이를 위해 저는 오늘 한나라당에게 선거구제 개편 등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정치협상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 망국적 지역구도 타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핵심 과제로서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열린 형태의 여야협상을 제안한다. 민주당, 민주노동당과도 이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것도 아울러 제안한다. 당정은 이달 말 부동산 투기를 잡는 총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달 우리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역량을 당정간 집중시키는 노력을 배가할 것이다.

▲ 이미경 상임중앙위원
다음 달 10일부터 부산에서 개최하려던 국제노동기구 ILO 총회가 불투명하게 될 전망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동안 권위주의 시절에 대한민국이 노동탄압국이라는 오명과 지탄을 받아왔는데, 이제 ILO 총회를 통해 보다 성숙된 노사관계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것이 국가신인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기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최근 불거진 아시아나 노사 분규라든지 또 현대차 파업 등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문제는 그 자체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도록 하고, 국제적으로 약속돼 있는 ILO 총회를 통해서 변화된 대한민국의 노사관계 모습을 보여주고 그것을(노사분규) 어떻게 풀어가는가 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노사문제는 정부와 노동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하고 잡혀진 국제간 약속은 지켜나가는 해결점을 찾길 바란다.

▲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
어제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잘 봤다. 다른 분야도 좋은 말씀이 많이 있었는데 연정과 관련한 부분, 지역갈등 극복에 대한 분야를 많이 말씀하시고, 그 가운데서 ‘권력을 통째로라도 내 놓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말씀을 하셔서 많은 분들이 그 부분만을 가지고 얘기를 하실 가능성이 있다. 그런 예견되는 상황이 난감하기도 하지만 대통령의 그 발언을 그렇게 지엽적으로만 해석하고 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저희들 입장에서 볼 때도 현실 정치, 현실 대통령으로서의 그 표현은 논란의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에서부터 법적으로 위헌이냐 아니냐는 논란의 여지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라는 직위를 현실정치의 작은 스코프에서만 놓고 본다고 하면 그런 여지는 있겠지만 지금 대통령의 고민을 그렇게만 봐서는 안 될 것이고 대통령은 현실정치에 있어서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큰 범주에서 보면 역사를 바라보는 리더이기도 한 것이다.
어제 대통령 발언 부분은 한국사를 깊게 반성하고 통찰하고, 새로운 중흥기에 들어섰다는 한국사를 어떻게 제대로 끌고 나가야 하느냐는 깊은 고민에서 나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국사에서 참혹한 시기라는 게 전부 다 분열 때문에 시작된 경우가 많다.
우리가 즐겨보는 '이순신'은 임란이 날 것이냐 안 날 것이냐에서부터 분열한 것 아닌가? 구한말의 세계사적 문명사적 전환기에서 우리가 단결하지 못해 나라를 통째로 빼앗겼던 것, 해방이후 좌우분열로 분단이 되 버린 것, 4.19 이후 민주주의가 가장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에 정쟁하다가 군사쿠데타를 맞은 것 등 이런 민족적인 중흥기, 결정적 시기마다 우리가 분열로 참혹한 경험을 한 민족사가 있다.
이 과정에서 본다면 지금 대한민국이 굉장한 발전단계, 비약적인 단계에 와 있고 우리 분열이 한국 장래에 어떤 암운을 들일 것이고 어떤 장애가 될 것인가에 대한 깊은 통찰 끝에 나온 것이다.
분열이 극복되지 않으면 ‘우리에게 영광이 없다, 우리 민족의 비약이 없다’는 시대적 역사적 관점에서 나온 것으로 봐야 하고, 그런 관점에서 분열 문제를 우리 정치 전체의 핵심 과제로 다뤄나가자는 호소이다. 이것을 가지고 대통령이 권력을 어떻게 한다든지, 위헌이냐 아니냐 하는 관점에서만 볼 일은 아니다.
물론 현실정치를 작은 범위에서만 보면 그런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역사를 바로 보는 리더로서의 대통령의 입장은 다른 것이다.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 고민에 우리가 동참해 주고 함께 이 문제를 풀어야 나가야만 민족적 에너지가 발생하고 동원되는 것이지 그것을 가지고 꼬집고 까집고 해서만은 안 된다는 점을 우리가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하고 우리당에서도 그런 인식위에서 함께 이 상황을 바라보고 대통령의 발언의 진의와 의미를 수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
우리당에서도 이런 문제를 확실하게 인식하고 국민들의 에너지와 공감대를 확보해서 새로운 길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야당도 이것을 정쟁의 입장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분열구도를 극복할 것이냐, 남북의 분열, 동서분열, 계층간의 분열이라는 분열의 시대를 맞고 있는데 우리가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지라는 창조적 고민을 해야지 이것을 정쟁과 공격으로 치환해서는 안 될 것이고, 우리도 야당의 협조를 구하면서 갈 것이다.

▲ 장영달 상임중앙위원
지역구도 타파라는 것은 국민통합을 위해서 대단히 핵심적인 요소인 것 같다. 선거제도를 바꿔서 지역구도를 타파하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은 우리 정치인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저 같은 경우에는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반반씩 살았다. 지금도 제 동생이 경상도에서 살고 있는데, 전라도에서 경상도로 이사가서 30년을 살아도 뒷집에 있는 분은 ‘저 집은 전라도에서 왔다’라는 생각을 극복 못 한다. 그런데 그 집 아들이 광주 규수를 만나 결혼을 하니까 ‘아이구 전라도 사람이 그렇게 좋다’고 한다. 그럴만큼 내면에 있는 것을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정치적 구도 혁파에 의해 국민통합을 이뤄 낼 수 있다고 하면, 인력으로 우리가 할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을 기피할 이유가 없다. 전라도 처녀들이 전부 다 경상도로만 시집가서 극복될 수도 없는 것이고 또 그 반대일 수도 없는 것이다.
대통령이 부산에 가서 떨어져 보기도 많이 하고 대통령이 부산사람이 돼 봐도 안 되는 판국이니 오죽 답답하면 국민통합을 위해서 이런 제안까지 하실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역사가 있는지는 몰라도 대통령 되고 나서 그것을 발동해서 유신 독재를 한다는 말은 들어 봤어도 대통령까지 내 놓을 수 있다는 호소까지 하는 대통령은 없었다.
이만큼 지역구도라는 문제가 국민분열의 심각한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지역구도 타파, 국민통합, 그것을 위한 선거구도 개편이라는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고민을 야당은 정치적인 가벼운 터치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고민사항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함께 고민할 때가 됐다고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

▲ 배기선 사무총장
우리가 대통령을 뽑기 전에 쭉 봐 왔던 아름다운 바보 노무현이었는데, 지금도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바보 노무현의 사즉생의 철학이 절절히 묻어 나오는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지역구도를 타파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해석이 됐다. 저는 한나라당과 일반 국민들, 야당에서도 사즉생의 철학으로 한국의 정치를 바꾸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몸을 던져 오신 노무현 정치철학, 노무현 정치 신념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해와 관심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2005년 8월 26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