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당대표, 박근혜대통령의 생각에 대한 입장
김한길 당대표, 박근혜대통령의 생각에 대한 입장
□ 일시: 2013년 8월 27일 오전 11시 30분
□ 장소: 시청앞 국민운동본부
■ 김한길 당대표
저는 지난 8월 3일,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가 만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정국을 담판으로 풀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드린 바가 있습니다.
여야의 정치지도자가 만나,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등으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국정원에 도움을 청하거나 국정원을 활용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말씀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당시 직접 국정원에 도움을 청하거나 국정원을 활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대선을 전후해서 있었던 헌정유린 사건들에 대한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이라면,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한 대통령으로서는 타당치 않은 인식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대선을 전후해서 벌어진 여러 국기문란 사건들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그 책임자들을 엄벌하고, 국정원의 대선개입이라는 헌정유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회 주도로 국정원을 개혁하는 일은 피할 수 없는 국민적 요구입니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양자회담을 민주당이 제안한데 대해, 여권이 3자회담이니 5자회담이니 하면서 흥정하듯이 응대한 것도 나라가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 결과일 것입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국정원 개혁을 논의하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민생을 위한 여야지도부 다자회담을 갖자는 것은 본질을 외면하는 제안입니다.
뿐만 아니라, 월급생활자와 중산층부터 쥐어짜는 증세를 말하고, 전세난을 해결한다면서 빚내서 집을 사게 하자는 식의 기발한 대책을 내놓고, 전기요금은 대기업에게는 전기를 계속 원가 이하로 제공하면서 국민에게는 요금을 더 거두겠다는 식의 개편안을 제시한 박근혜정부가 진정으로 민생을 위해 고민하는 정부인지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민생을 논하자는 속뜻이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대통령의 급작스런 민생회담 제안은, 지난 6월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요구하자 국정원이 국면전환을 기하기 위해 갑자기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무단공개한 상황과 닮았습니다.
지난 대선을 전후해서 벌어진 국기문란 헌정파괴 사태는 무조건 민생이라는 미명만으로 덮어질만큼 결코 작지 않다는 엄중한 현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민주당과 저는 대통령 알현을 앙망하며 광장에 천막을 친 것이 아닙니다.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국민과 함께 힘을 모우고자 광장에 나온 것입니다.
대통령이 야당대표를 만난다면 서로가 정국의 정상화라는 목적을 가지고 만나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대표 시절 노무현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가졌을 때처럼, 저 역시 대통령을 만나는 것 자체를 큰 영광으로 여기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데 청와대의 말은 대통령이 마치 야당에게 무언가를 베풀듯이 단체로라면 한번 만나주겠다는 것처럼 들립니다. 이래서는 안됩니다.
박근혜 대통령께 다시 말씀드립니다.
민생을 위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담도 좋습니다.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와의 양자회담에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결론을 내고, 또 대통령이 제안하신 여야다자회담에서 민생을 의논한다면, 두 회담 모두가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바람직한 자리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과 제1야당대표의 잦은 만남은 국민이 바라는 바일 것입니다.
많은 국민들은 9월4일 대통령의 출국 이전에 전향적인 답을 주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2013년 8월 27일
민주당 공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