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달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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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일시: 2007년 5월 10일 11:00
▷장소: 국회 원내대표실


원내대표된지 벌써 백일이다. 정신없이 지냈는데 석달 열흘이니 시간이 많이 갔다. 그동안 참 어려웠다. 그러나 저는 일은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 힘은 들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모든 일을 맞이하려고 했다. 많이 힘들때는 옛날 생각도 했다. 중앙정보부 지하실에 가서도 고생 많이 했지, 그때 많이 얻어맞았지, 서빙고 보안대 지하실에 가서 참 끔찍한 일도 당했지 하는 생각도 하며 넘어갔고, 박종철 열사가 세상을 떠났던 남영동 대공분실에도 갔는데, 그때를 생각하면서 그런 시절도 지났는데 이런 어려움쯤이야 내색하지 않고 극복하고 건너가야지 하는 심정으로 왔던 것 같다. 그동안 서른 한명의 의원이 탈당했고 대통령께서도 당적을 정리하는 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일당이라는 위치도 무너졌고 여당이라는 입장도 변경되어 버렸고, 졸지에 거대 일당으로 부상한 한나라당의 무시무시한 요청과 압력도 심했다. 본회의장 자리를 옮겨주지 않으면 아무 협상이나 타협도 싫다고 했고, 사학법을 자기네들 마음대로 안 들어주면 다른 것은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참 어려웠다. 그런 100일이 지나갔다.


제가 원내대표 취임하면서 국회 운영에 대해 통 큰 마음으로 하겠다는 얘기를 했었다. 2007년엔 대선 있어, 자칫 국회가 실종될 우려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대통령 선거 때문에 국회에 부여된 의무를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중산층과 서민대중들이 기대고 위로할 수 있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작심했다. 그래서 민생경제정책, 사회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남북정치인교류 문제를 제의했다. 지난번에 당 지도부가 개성을 방문했을때 저의 제안을 충분히 들었다는 민화협의 평양관계자가 개성에 와서 저에게 물었다. 언제 평양을 방문할 것이고, 어떤 규모의 의원단으로 방문할 것인가, 평양에 오면 누구를 만나고 싶은지 통일부를 통해 북측에 연락을 주시면 자기들은 준비하겠다고 전달해 왔다. 5월 초중순쯤 평양에 갈 생각이 있다고 했고, 그 분들은 열심히 준비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때 제가 ‘내가 가는 날이 혹시 멀어져도 남측 정치인들의 평양방문이나 북한방문을 너무 인색하게 하지 말아라, 정치인이 많이 교류할수록 남북 관계는 더욱 발전하는 길이 열린다’는 얘기를 했다. 아닌게 아니라 손학규씨까지 평양을 방문할 정도로, 많은 정치인들이 평양을 방문하고 있어 이는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방문하겠다는 제가 일정 잡기가 퍽 어렵다. 여기 계시는 윤호중 비서실장, 이기우 대변인, 선병렬 의원, 장복심 의원 등 모두 모시고 가고 싶은데, 국내정치일정으로 제 스케쥴은 미뤄야 할 것 같다. 대신 다른 의원님들이나 정치인들의 교류가 증진되도록 권장하겠다.


취임 초 얘기했던 것이 제대로 다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국회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4월 국회까지는 어느정도 기조를 유지해 왔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당과 소위 범여권으로 불리는 정파들은 대통합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나라당대로 대선 후보 경선 문제를 놓고 홍역을 앓고 있다. 그런 가운데 20여일 있으면 6월 국회가 온다. 6월 국회에는 국민연금법, 로스쿨법, 사학법 등 여러 민생 법안들이 있고, 정부는 국가예산을 편성하는 시간이어서 국가살림에 몹시 중요한 대목들이다. 이런 것이 6월 국회에서 절대 소홀히 되지 않도록 국회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저로서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전례없던 본회의장 의석조정까지도 우리당 의원들의 자존심까지 상해가면서 받아들였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6월 국회에 가서는 더 이상 다른 법을 갖고 국가운영의 중요한 법을 발목잡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저희가 아무리 양보해도 상대방이 손바닥을 마주쳐줘야 소리가 나는데 우리만 양보하고 상대방은 손바닥 마주칠 자세가 안 되어 있으면 실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6월 국회에서는 중요한 법안들이 처리되도록 제 정파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


100일 동안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194건의 법률안을 처리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택법 등 부동산 관계법을 처리했고 기초노령연금법과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장애인차별금지법 등도 처리했다. 또한 4월 국회에서 장애인을 둔 부모들이 장애인 자식으로 가정이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파탄에 이르는 것을 해소하기 위한 장애인특수교육법을 처리했다. 또한 사법개혁 관련 법안을 처리했다. 또한 제가 대표 발의한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을 처리해서 남북언어가 통일되는 계기를 본격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 개인적으로 기분 좋은 성과라고 본다. 또한 개성공단지원법을 4월에 처리한 것도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6월에도 사학법 문제가 이슈가 될 것이다. 이 사립학교법 문제에 대해 우리당은 김한길 대표 시절만 해도 일점일획도 손대지 못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물론 북한산에서 한나라당이재오 전 대표와 우리당 김한길 전 원내대표가 개정하겠다는 합의했지만 그 뒤 일체 이에 대한 진전이 없었다. 제가 원내대표에 들어와서 당의 모든 어려움과 난관을 무릅쓰며 한나라당 안들을 상당부분 수용했고, 종교재단의 의견들을 수렴해서 백보양보를 했다. 그래서 사학법 문제에 대해 우리당은 양보만 했지, 한나라당이나 다른 정파의 양보를 얻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과 다른 정파들은 우리당의 양보, 양보, 양보를 거듭한 사학법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이제는 6월 국회에 가서 매듭을 짓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 만약 한나라당이 도저히 이 문제를 갖고 우리당 안을 받지 못하겠다면, 새로 탄생하는 정당이나 민주당 등과 합의를 하고, 민주노동당이 합의는 못하겠지만 양해하는 정도의 안을 한나라당이 들고 나온다면 그런 안에 대해 우리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자기네안만 들고 고집하고 다른 법안 발목을 잡으면 국민들에게 대단히 큰 지탄을 받을 것이라는 것을 말씀드린다.


정치관계법 개정 특위를 만들자는 합의가 되어 있는데 국민경선제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선거법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한나라당도 그것을 원하기 때문에 합의해서 처리할 계획인데, 촛불집회를 하면 안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 발전에 필요한 요소를 억제하는, 그래서 독재시절에나 했던 그러한 선거법 개정을 하자는 요구는 들어줄 수 없다. 민주주의를 더 넓히자는 것, 돈은 묶고 입은 풀자는 원칙에서 한다는 자세로 선거관계법 특위는 수용하면서 갈 계획이다.


대통합 문제는 이제는 모든 지도자들, 각 정파들이 대승적으로 대통합에 임할 시기가 됐다. 지금까지는 샅바 싸움을 벌였다면 이제부터는 통합의 결정체를 만들기 위해 각자가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념이나 노선상의 큰 차이가 있어서 도저히 못하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견해가 다르다는 정도는 자기 주장을 뒤로 물려놓고 대통합이 최우선이라는 자세로 나와줘야 된다. 그에 복무하는 지도자는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고 대통합의 대의를 거스르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거부를 당하게 될 것이다. 이런 대 전제하에 대통합을 논의하면 예상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을 것이다. 반민주적이고 남북관계도 전쟁공포 속에서 접근하고, 전쟁공포 속에서 권력을 강화시켜보려는 전례가 과거에 많았는데 그런 세력에게 정권이 넘어갔을 때 중앙정보부에 가서 거꾸로 매달리고, 과거의 보안대 지하실에 가서 권총을 목에 대고 수십일간 고문을 당하는 그런 시대는 과거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우리가 잘못하면 또 올 수도 있다. 그러한 엄청난 반역사적 상황을 극복해야 하고 남북을 평화적으로 통일해야 하고, 사회 양극화를 극복하는 중산층과 서민대중을 위한 경제체제를 민주적으로 유지하려 하면 범민주세력의 정권재창출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이 대명제 앞에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지금 국민들의 요청을 받고 있는 것인데, 각 계파나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혹시라도 손실되지 않을까, 영향력이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소아적 입장에 빠진다면, 이는 역사에 대한 거역이 될 것이고, 국민의 요청에 대한 거역이 될 것이기 때문에 역사적 대의 속에서 대통합을 이루고자 한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 만으로도 넉넉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어제 박상천 민주당 대표께서 중도개혁세력통합추진협의회를 구성하자는 제안을 하셨다. 그동안 박상천 대표가 민주당 중심으로 통합을 하자는 얘기만 되풀이 했는데 진전된 제안이라고 본다. 다만 누구는 되고 안되고, 하는 말씀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민주당이 소규모의 정당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대통합 과정에서 민주당이 흡수통합되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공포심을 갖는 것 같다. 우리당은 107석이라는 거대정당이지만 어디를 흡수통합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피해의식에서 모두가 해방돼 모두가 윈윈하여 대통합을 만들자, 그런 대의 앞에 복종한다는 차원에서 민주당도 민주당 틀을 고집하는 자세에서는 훌훌 털고 일어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면 큰 운동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손학규 전 지사가 강연 때마다 장영달 원내대표와 나는 민주화 운동을 평생 함께 해 왔다며 이것을 자랑스럽게 소개한다고 말씀들었는데, 그런 자세에 대해서는 저도 감사하게 생각하며 앞으로 대통합 과정에서 그런 분도 합류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에서 적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은데, 여야, 당이 다르다 해서, 적도 아닌데 적이라고 하고 싶진 않지만 편의상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표현이 있다. 한나라당에서 탈당해서 한나라당에서는 손학규 전 지사에게 완전 적이 됐다고 한다고 하더라. 그렇기 때문에 손학규 예비후보도 대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입장이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한다.


끝으로 재벌 총수의 보복폭행사건 영장이 신청되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3월 9일에 발생한 사건인데,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한달이나 묵혔다가 한달 뒤에 엉금엉금 나와서 수사를 한다 그러고, 우리가 압수수색할 테니까 눈치 빨리빨리 알아채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가택 수사를 하고, 회사 수색을 하고 쇠파이프 찾는다고 난리 법석을 치는 경찰 모습을 보며 국민들이 2007년 들어 제일 재밌는 코메디를 본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해서는 공권력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그리고 국민들이 이 사건을 두고 아직도 대한민국이 무법천지인가 하는 한탄을 여기저기서 쏟아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지도자나 정당대표자들, 예비후보자 등 어느 누구 하나도 이에 대해 단호히 주장하고, 이런 문화는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사람이 없다. 이런 말 하면 대재벌들이 힘이 세서 피해보나 보다. 그래서 제가 누누이 이 말하는 것 보면서 눈치도 없다고 한다. 눈치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이런 세상에서는 정말 못 살겠다. 이민 가야지 겁나서 살겠나. 이 문제는 이번 계기를 통해 정부가, 그리고 사법 당국이 대한민국에 이런 일은 발 붙일 수 없다는 교훈을 반드시 남겨야 한다. 때늦었고 좀 우습게 됐지만 남겨야 한다. 최근까지 경찰 총수로 지냈던 분들이 재벌 고문에 앉아 경찰 수사나 방해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면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3월 9일에 사건이 있었는데 한달이나 묵혔을때 그 재벌에 고문으로 가 있는 전직 경찰총수와 경찰당국간에 무슨 얘기가 오갔나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이런 것이 밝혀지지 않고 정의로운 사회가 됐다고 장담할 수 없다.


 


 


2007년 5월 10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