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3주년기념식 김근태 당의장 기념사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08
  • 게시일 : 2003-11-11 00:00:00

 -다시, 새롭게 출발합시다! -


▷일 시 : 2006년11월10일(금) 09:00
▷장 소 : 중앙당 신관 대회의실


창당 세 돌을 맞는 아침입니다.
당 안팎에 과제가 산적해 있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기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이렇게 모였습니다.


오늘은 창당정신을 되새기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이미 이룬 것과 미처 이루지 못한 것을  확인하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룬 것은 가슴 깊이 자부심으로 담아두고,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은 기필코 이뤄내겠다는  결의를 다짐하는 날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열린우리당 창당은  국민의 가슴을 설레게 한 유쾌한 사건이었습니다. 감히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낡은 정치, 돈 정치, 지역정치, 패권정치를 청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지난 3년,  열린우리당 창당을 계기로 돈으로 정치하던 시대는 분명히 끝났습니다. 제왕적 총재가 군림하던 전근대적 정당시대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깨끗한 정치, 정당 민주화는  이제 우리가 매일 마시는 공기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됐습니다.  한 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가 그 일을 함께 해냈습니다. 창당 초기, 47명에 불과하던 우리가 정치개혁법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국회 법사위 회의장에서 밤새 새우잠을 자고, 온갖 멸시와 조롱을 감내하며 이룬 일이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쾌거였습니다.


지난 3년, 우리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버텨내며 한반도 평화를 지켰습니다. 네오콘이 주도한 대결정책의 여파가 북한 핵 실험으로 증폭되고, ‘전쟁도 불사한다’는 극단적 수구냉전세력이 대공세를 퍼붓는 고립무원의 상황에서도 우리는 ‘평화적 문제해결’의 방향키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직 한반도 비핵화라는 더 큰 산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감히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이런 성과에 대해 가슴 한켠에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면서 ‘새로운 정치’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겠다는 대국민약속을 지켜내고자 정말 많이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정치개혁을 이뤄낸 데 대해 국민으로부터 이미 분에 넘치는 포상을 받았습니다. 정치개혁을 이뤄낸 것은 이제  당연지사가 됐습니다. 


큰 산을 오르는 심정입니다. 우리가 오르는 산은 새로운 정치,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 한반도 평화라는 네 개의 봉우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앞에는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를 이뤄야 한다는 큰 산봉우리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새롭게 조성된 환경을 돌파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저성장 구조를 돌파할 새로운 성장방식을 찾아내지 못했고, 서민경제 활성화를 통해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내고 실현하는 데 아직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뉴딜 정책으로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냈지만, 아직 정부의 적극적 뒷받침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산에 오를 때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등반객의 시선에 영향받지 말고, 산에 몸을 맡겨야 합니다. 평화와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갈 길벗들을 두 팔 벌려 맞이해야 합니다.


새로운 길벗들을 맞이하고 정치세력을 재편하는데 있어서 이해타산에 기초한 정치적인 계산이나 정치기술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비전입니다. 원칙입니다.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를 이룰 수 있는 비전, 한반도 평화와 새로운 번영의 길을 열어가는 분명한 비전을 합의하고, 그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합니다. 원칙있는 대연합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여기까지 왔습니다. 분명한 원칙을 지키며 뚜벅뚜벅 걸어 나갑시다. 정치개혁으로 대한민국의 정치역사를 새로 썼던 것처럼, 온몸으로 한반도 평화를 꼭 지켜낼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성장을 이루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에 우리의 열정을 다시 모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운 법입니다. 우리는 원칙을 향해 온몸을 던질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내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남은 산봉우리를 넘어 창당정신을 실현하는 그 길로 함께 갑시다. 감사합니다.



2006년 11월 10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