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노웅래 공보부대표 정례브리핑
▷일 시 : 2006년 10월 16일 9:30
▷장 소 : 국회기자실
국정감사가 오늘로 4일째 접어들었다. 실제로는 금요일에 시작했기 때문에 이틀째 국감이 치러지고 있다. 국감이 제대로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겠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본래의 취지이고 정신이다. 그런데 국감이 실제 그렇게 운영되고 있는가? 행정부를 견제, 감시하고자 하는 국감 정신은 빛을 바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국감은 여러 상임위가 열리고 있으나 북핵실험 대책 문제가 가장 큰 이슈라고 할 수 있다. 북핵실험과 관련한 대책은 국방위, 통외통위, 경제적 영향을 고려하여 재경위, 정무위 등에서 집중적으로 문제의 진단과 대책이 논의되는 것이 당연하고 마땅하다고 본다. 더 이상 사태가 악화되는 일이 없도록 차분하게 여야가 머리를 맞댄 진지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북핵 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상임위에서조차 북핵문제 논의가 정쟁적으로 정략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심지어 보건복지위, 환노위 등에서조차 북핵사태와 관련한 정치공세, 공방을 일삼아 본래의 국감이 실종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구체적 내용을 보면, 환노위에서 한나라당 의원은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하면 한반도 전체 지하수가 오염되고 동해까지 오염된다는 질의를 했다. 이는 전문성을 떠나 황당하고 기가막힌 비약이다. 결과적으로 위협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국민들의 불안감만 더 증폭시키는 역할밖에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보건복지위에서도 한나라당 의원은 핵탄두 한발 떨어지면 사상자가 18만명, 부상자가 16만명이라며 환자들은 어떻게 치료하냐고 질문했다. 이 주장 역시 보건복지위에서 일어나서는 안될 가상적인 내용을 현실화시켜서 안보불안, 국론분열을 부추겨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증폭시키려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재경위에서는 북핵문제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는 논의가 충분히 필요하다고 본다. 한나라당 의원은 북한의 모래반입대금이 4천2백만불이고 북한의 인민무력부로 유입되어 북핵자금으로 쓰인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 질의를 했다. 사실을 정확하게 확인하여 질의를 하고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여야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북한의 모래값으로 지불된 금액은 천만달러이고 북쪽의 사업자는 인민무력부 산하의 무역회사가 아닌 민경련 산하의 개성총회사라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인민무력부에서 북측 사업을 했다고 사실을 호도해서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것은 국민 불안을 가중시킬 뿐 북핵문제 해결에, 국익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한나라당이 지적한 것처럼 북한산 모래를 들여오지 않고 중단한다면 모래값 폭등 현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이것이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한마디로 북핵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면 국내경제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고려하여 문제제기를 해 줄 것을 호소하고 촉구한다. 더욱이 재경위에서 최모 의원이 북한 모래 반입 대금이 4천2백만불이고, 인민무력부로 이 자금이 들어가서 북핵개발에 쓰였다고 소설을 쓴 내용이 한나라당 오늘의 국감상으로 선정됐다는 보도를 보고, 참으로 어이없게 생각하고 국감상을 준다면 사실확인을 정확히 해서 평가하여 시상하는 것이 바로 된 길이라 생각한다.
한나라당은 지난 토요일, 대북규탄 결의대회를 가졌다. 북한 규탄 결의문을 보니 당연히 북의 무모한 핵실험에 대한 엄정한 규탄과 함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떤 조치를 해서도 안된다, 한반도 비핵화 천명을 촉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대북 규탄 성명은 대북한 규탄성명이 아니고 대정부 규탄성명으로 일관해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 규탄결의 내용을 보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내각의 총사퇴를 주장하고, 대북지원사업은 즉각 중단하라는 등의 요구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규탄대회는 정략적인, 당리당략적인 규탄대회가 되지 않았나 걱정이다. 한나라당은 국감에서 안보국감을 한다고 천명했는데, 안보국감 아니라 안보불안을 선동하고 국론 분열을 부추겨 국민 불안을 더 가중시키는 국감을 할 것인지 한나라당의 자중자애를 촉구하면서 북핵실험, 안보문제 만큼은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노력을 해 주실 것을 호소드리고 당부드린다.
2006년 10월 16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