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사퇴해야 할 분은 전효숙 후보자가 아니라 바로 김형오 대표입니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님께 보내는 공개 답신
김형오 대표의 공개서한은 수신지가 잘못된, 한마디로 ‘번지수 틀린 편지’이므로 공개적인 답신을 통해 그대로 돌려드리고자 합니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드신 분 중 한 분이 김형오 원내대표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락가락, 갈팡질팡’ 지켜보는 우리도 힘들고 어지러운데, 당사자인 김 대표님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이번 사태가 있기까지 김형오 대표께서는 중진의원으로 합리적이고 대화가 통하는 분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 헌재소장 임명 건으로 대화도 어렵고 협상력도 믿을 수 없는 ‘멀기만 한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기왕 말이 나온 김에 ‘대한민국 제1야당의 원내대표’에 대한 생각을 상식수준에서 전하고 싶습니다. 첫째로 자질과 능력이 있는 분이어야 합니다. 둘째는 협상력과 그것을 지켜낼 신뢰성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는 당내 권력투쟁으로 국회가 파행되는 극단적 상황을 막아낼 소신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 세 가지 중 두 번째와 세 번째 사항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가치와 권위를 지켜낼 가장 중요한 원내대표가 당내 권력다툼에 휘둘린다면 말이 되겠습니까? 이 점에서 김 원내대표께서는 우리당과 야3당, 심지어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부적절하다는 의심을 받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적합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김 원내대표를 항간에 회자되는 한나라당 ‘진짜 대표’의 책상 내리치기 면박 한 번에 야3당의 중재안을 휴지통에 구겨 넣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 원내대표께서는 협상과 합의의 정신을 지키고 국회정상화를 도모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제1야당의 대표로서는 참으로 부끄러운 행동을 했습니다.
국회 파행 파동이 보름이 지나도록 이 사태를 촉발시킨 한나라당 내 권력투쟁에 대해 한마디 언급조차 없고 원칙도 없이 끌려다니는 김 원내대표의 태도에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습니다. ‘책임회피와 희생양 만들기’로 일관하는 것은 자리에 연연하는 매우 아름답지 못한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합리적 정치인으로 쌓아 온 명예를 지키고, 헌법재판소와 국회의 미래를 위해서, 합의와 신뢰의 국회 정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정당들을 위해서도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방금 전효숙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장이 되면 ‘헌법소송’을 벌일 것이라는 발언을 하셨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겉치레로 ‘초강수’를 두는 것인지, 소위 당내 강경파에 경도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무원칙한 행보는 새로워 보이지 않습니다. 정치적으로 많은 상처와 실망을 주신 김 대표께서 계속 제1야당의 협상창구로 남는다면 국회에 대화와 타협의 문화, 각 정당 간의 신뢰와 믿음이 뒤따를 수 있을지 걱정만 남을 뿐입니다.
끝까지 자리에 연연하는 추한 모습으로 명예도 잃고 자리도 잃는 2중의 상처를 입지말고 지금 즉시 용단을 내려 자진사퇴 하십시오.
김형오 원내대표님의 용단을 기대합니다.
2006년 9월 21일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유 은 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