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제13차 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회의 결과브리핑
▷ 일 시 : 2006년 9월 20일 10:25
▷ 장 소 : 국회기자실
▷ 브리핑 : 우상호 대변인
어제 본회의에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내정자에 대한 인준이 무산되었다. 이와 관련해서 말씀드리겠다.
이번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인준이 무산된 파행과 관련해서, 이 책임은 전적으로 한나라당이 져야 한다. 한나라당이 처음에는 절차의 문제를 들고 나와서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처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서 야3당이 중재를 했고, 열린우리당은 그 중재안을 받아들여서 양보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제는 절차문제가 해소된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문제라고 하면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내정자 개인을 문제 삼고 있다.
제가 두 가지 문제를 반박하겠다.
먼저, 전효숙 헌법재판소장이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내용의 근본내용은 절차의 문제다.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내정자에게 절차라는 이름의 진흙을 마구 던져놓고, 이제는 그 진흙이 묻은 사람은 불가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개그맨들도 이런 가학적인 개그는 하지 않는다. 요즘 유행하는 유행어에 비교하자면 ‘이건 아니잖아’에 해당한다. 자신들이 던져놓은 진흙이 묻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안된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행태다.
두 번째, 지금까지 인사에 관한 사항을 가지고 이렇게 의정단상을 점거한 예가 없다.
잘 아시는 것처럼 인사에 관한 사항을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하는 이유는 인사에 관한 찬반논란이 본인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하기 때문으로, 무기명 비밀투표로 해서 의사를 밝히도록 국회법에 정해놓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그 사람이 문제라고 해서 반대하신다면 절차문제와 달리 표결에 응해서 표결로 말해야 한다. 표결로 반대의사를 밝히면 되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표결로 말해야지 점거까지 하면서 사람에 대해 반대하다니 오만의 극치이다.
이렇게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한 방식으로 점거와 점거를 거듭하면 국민들이 무엇을 배우겠는가. 이제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점거로 표현하는 국민들이 있다면 그들에 한나라당은 어떻게 설득하겠는가. 우리는 대한민국을 점거공화국으로 만들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서 규탄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들이 참여했던 청문회 절차조차도 원천무효라고 선언하는 이율배반적인 행동과,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점거라는 극한방식을 서슴지 않는 모습에서 공당이라고 하는 표현자체가 부끄러울 뿐이다.
오늘 우리 지도부들도 이사태의 근본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걱정을 했다. 결국, 한나라당 내부에 의견조정이 되지 않는 계파갈등이 원인이었다. 한나라당 내의 대권을 향한 계파갈등 때문에 국정운영이 이렇게 발목 잡혀도 되는 것인가, 헌법기관들이 이렇게 유린되어도 되는 것인가 걱정했다. 내부에서 대권싸움을 하려면 자기네끼리 싸우지 왜 국회운영전술을 가지고 서로 발목을 잡고 싸우다가 결국은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한단 말인가. 수많은 민생법안을 처리하지 않은 것만도 부족해서 이제는 헌법재판소라고 하는 4대헌법기관까지 유린하고는 있는 모습에 아연할 따름이다. 헌법수호라는 허황된 화장술로 대권갈등, 계파싸움에 깊게 패인 주름살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나라당은 이제라도 겸허한 자세로 야3당의 중재안을 받아들여서 원활하게 헌법재판소장이 인준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2006년 9월 20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