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일본의 EEZ 도발과 한나라당 태도관련-우상호 대변인 현안브리핑
▷ 일 시 : 2006년 4월 21일(금) 16:00
▷ 장 소 : 국회 브리핑룸
개인적으로는 대변인이 자주 브리핑하는 것이 작은 현안들 하나하나를 다 정쟁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어서 중요한 사안만 대응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오늘 나온 얘기들을 보면서 한마디 해야 될 것 같아서 이 자리에 섰다.
❏ 유사시 단호한 대처로 제2, 제3의 도발 막아야
지금 독도문제가 중요한 현안이 되어 있다.
일본의 외무차관이 방문해서 외교적인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의 이번 도발이 갖는 의미는 과거의 도발과 달리 일본의 유력한 정치인 개인이 망언한 사항도 아니고 민간단체들이 나서서 우파적인 운동을 한 사안도 아니다. 고이즈미 총리가 직접 사인한 말하자면 정부가 추진하는 직접적 도발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와 여당이 대응하는 방법과 수위가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이번 도발, 비록 수로탐사라고 하는 명목이 있지만 대한민국 정부와 여당은 수로탐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국제법의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에 신청을 한다면 적어도 학술적 목적이거나 어업활용 등의 목적이라면 도와줄 의사가 있다. 문제는 국제법의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청을 하지 않고 일방적인 탐사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저의가 무엇인지가 우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절차를 밟아서도 탐사를 할 수 있는데 절차를 밟지 않는 것은 다른 도발의도가 있다고 보는 것이고 그래서 대응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외교적 노력을 다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되겠지만 유사시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서 제2, 제3의 도발이 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의 단호하고 일치된 모습 보일 때
오늘 일본의 외무차관이 방문해서 외교적 노력을 다 하고 있는 마당에도, 야당의 유력한 정치인들이 연이어서 열린우리당의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이재오 대표께서 강금실 예비후보의 발언을 공격하면서 심한 표현을 쓰신 것 같다. 유력한 야당의 대표가 감정 섞인 언사를 쓴다는 것은 유감이다.
이재오 대표께서는 “청와대에 왜 밥이나 먹으러 가느냐”고 표현하셨는데 독도문제가 밥이나 먹는 문제라고 판단하신데 대해서 참으로 경악한다. 속마음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증오심의 포로가 되어서 국가적인 사안에 대한 논의조차 저버린 속 좁은 정치행태라고 본다.
하루 전에 연락이 왔다거나 이틀 전에 연락이 왔다거나 하는 것은 다 핑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그날 노무현 대통령과 식사를 같이 하면서 독도문제를 진지하게 상의한 야당대표들은 그저 ‘밥이나 먹으러 간 분들’이라는 말인가? 이것은 다른 야당대표들에 대한 모독이다.
본인들이 들어가지 않은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면 되는 것이지 다른 야당대표들까지 모독하면서 그날 청와대 자리에 가지 않은 것을 정당화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으며 그러한 속마음이 드러날까봐 여당의 유력한 예비후보에 대한 저주의 언어를 쓴 것은 정치지도자로서 적절치 않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저희가 쭉 정리를 해 보겠다. 박근혜 대표는 지난달 방일에서 일본 지도층의 이례적인 환대와 함께 최고의 덕담을 주고 받았다.
이번에 박대표의 방일과 독도 도발을 함께 주도한 아베신조 관방장관의 만남에서 아베 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그렇게 서로 생각이 비슷하냐! 정말 우리는 호흡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측 한 참석자는 “아베장관이 9월에 총리가 될 것이 확실하고 한국에서도 앞으로 박대표가 정상이 되면 양국 정상간 대화가 잘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우파 정부의 핵심파벌인 모리파의 수장인 모리 전 총리는 만찬도중 분위기가 무르익자 박대표에게 다가와 무릎을 꿇고 일본식으로 술을 따랐다.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에서 여성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 일본에서 여성총리가 탄생하는 것보다 빠를 것 같다”며 덕담을 건넸다.
성향이 비슷한 정치인들끼리 만나서 반갑게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또 의원 외교 차원에서 국익에도 부합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한일관계가 냉각되고 있는 원인이 정파를 떠나서 대응해야 할 국가적 사안일 때는 이렇게 분위기 좋은 덕담 속에 취해 있을 것이 아니라 단호하게 대한민국의 입장을 말했어야 한다. 그것이 국가 지도자의 올바른 태도다.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와는 만나면서 왜 대한민국의 대통령과는 만나지 않는가? 우리가 묻고 싶은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지금 한나라당은 일본의 우파정치인들과 코드를 맞출 때가 아니다. 그것은 나중에 해도 된다. 지금 독도문제라든가 한일간에 쟁점이 되고 있는 교과서 문제 등 국민적 관심사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일본 정치인들을 만나서 단호한 목소리를 내야하며, 그런 신호 속에서 일본의 제2, 제3의 도발의도가 꺾일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지 결코 야당지도자를 독도 문제를 가지고 정략적으로 폄훼하거나 위신을 깎아 내릴 의도가 없다. 적어도 이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여야가 없이 단합된 목소리로 일본 정부에게 대응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왜 같이 대응하고 있지 않느냐는 점을 촉구한 것이다. 앞으로도 한나라당은 국가적 사안, 여야를 막론하고 전 국민적 관심사가 있는 사안만큼은 그것이 미국정치인이든 일본정치인이든 한편으로는 친분을 도모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 한나라당 공천비리 단절을 위한 과감한 자기결단해야
지난번에도 한나라당 허태열 사무총장께서 더 이상의 공천비리는 없다고 하면서 추가적인 조사결과 발표를 하지 않고 덮었다. 그때 제가 도마뱀의 꼬리는 잘려나간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잘려나간 자리에 새로운 비리의, 부패의 꼬리가 자라게 될 것이라고 논평한 적이 있다.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는 한나라당의 공천 잡음과 공천비리를 어떻게 덮을 수 있겠나?
한나라당은 다시 초발심으로 돌아가서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공천비리를 과감히 단절하기 위한 자기결단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제2, 제3, 제4의 지뢰가 터지면서 한나라당에 또 다른 위기가 닥쳐올 것임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
2006년 4월 21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