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원내대표 기자간담회
▷ 일 시 : 2006년 4월 21일 11:00
▷ 장 소 : 국회 원내대표실
제 관심사도 그렇고 여러분의 관심사도 아마 이 시점에서는 비정규직 보호 3법에 대한 처리가 아닌가 싶다. 어제부터 한나라당의 각 상임위 출석이 문제가 되면서 오늘 과연 법사위에서 비정규직 법을 처리할 의지가 있는 것이냐 하는 여러가지 우려들이 있기 시작했다. 아시는 대로 비정규직 보호 3법에 대한 양 교섭단체 대표간 합의는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에 김원기 국회의장 앞에서 4월 임시국회가 열리는 대로 최우선적으로 처리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몇 차례 민주노동당의 법사위 회의장 점거로 인해 번번히 좌절했다. 그럴 때마다 한나라당 이재오 대표와 저는 다시 만나서 비정규직법 4월 국회 우선처리 원칙을 재확인하곤 했다. 잘 아시는 대로 아마 공개적으로 재확인한 것만 해도 서너차례가 된다.
특별히 4월 11일에 이재오 원내대표와 제가 만난 결과를 문건으로 발표했다.
양교섭단체 공보부대표들이 함께 발표했다. 노웅래 공보부대표가 발표했다. 그때 합의사항이 네가지였다. 국무총리 인명동의안과 관련한 것과 후반기 원구성 관한 것이 있었는데 이 두가지에 여러분이 관심을 가지셨을 것이다. 당시 합의 중 하나가 ‘비정규직 보호 3법은 4월 중 처리를 재확인한다’였다. 여기에는 4월 중 처리라고 되어 있지만 늦어도 21일까지는 법사위에서 처리한다고 합의한 것이다. 반드시 21일 법사위까지는 비정규직 보호 3법을 처리한다는 것이었다. 다만 문건에 21일이라는 날짜를 분명하게 명기하지 않은 이유는 한나라당 쪽에서 날짜를 못 박을 경우 민주노동당이나 민노총을 자극할 우려가 있지 않느냐, 문건에 날짜를 박지 않더라도 우선 처리한다고 했으니 법사위 차원에서는 21일까지 반드시 처리하고 24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자고 했던 것이다.
우선 처리를 하겠다고 했던 비정규직 관련법이 이제 4월 임시국회가 막바지로 들어서고 있는데 오늘도 처리가 안 된다면 양 교섭단체간 합의정신에 벗어나는 것이다. 특별히 문건으로까지 발표를 했고 구두로는 수차례 재확인을 해서 국민들에게 발표한 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참으로 국회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날 합의한 또 다른 것은 ‘양당은 4월 임시국회 쟁점 법안은 회기내 처리를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제 한나라당 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들 말에 의하면 일괄처리에 합의했다고 하시는 것 같다. 뉘앙스가 상당히 다른 것이다. 일괄처리라는 말은 나오지도 않았고, 합의문에도 없는 것이다. 쟁점법안을 자꾸 뒤로 늦추지 말고 4월 회기 중에 다 처리하자는 원칙에 합의한 것이다.
저는 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말에 전적으로 신뢰를 보낸다. 양당 원내대표 간 이제까지 많은 의논과 합의를 했지만 확실하게 어긋난 것은 아직까지 없었다고 생각한다. 양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의 자격으로 합의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대로, 제대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그것은 곧 국민에 대한 약속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측에서는 사학법 재개정 타결로 일괄처리 한다고 하고 25일 양당대표 만나서 협의키로 했다고 하는데,,,
=한나라당 입장이 사학법 재개정과 관련해서 다른 법을 모두, 처리시킬 수 있는 것들도 안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인가?
제가 어제 오후에도 이재오 대표를 만났다. 전체상임위가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지침에 의해 굴러가지 않는다는 말들이 있어서 급히 전화를 드려서 뵈었다. 이런 저런 말이 있는데 사실이냐고 하니까 원내대표 말씀은 그렇게 지시한 것은 없다고 말씀하셨다.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원들이 바쁘다 보니 상임위 참석률이 저조한 것 뿐인 것 같다, 독려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질문하신 것과는 다른 말씀을 직접 들었다.
-교육위 법안심사소위에 참여한 의원이 의총에서 들은 얘기는 이재오 대표가 사학법 재개정처리에 여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법안 처리하지 말라, 소위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의원들이 말하던데...
=저는 우리당의 원내대표로서 다른 교섭단체 원내대표의 말씀을 존중하고 신뢰해야 된다고 아직도 생각한다. 다른 전언에 의해 그것이 잘못됐다거나 하는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파행 운영의 원인이 사학법 재개정안인데 이에 대한 우리당 공식 입장은 무엇인가.
=공식적인 입장은 수차례 말씀드렸고 문건으로도 되어 있다. 한나라당이 한나라당의 입장을 정리해서 개정안을 국회에 내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성실하게 논의에 임한다. 한나라당이 낸 개정안 내용 중에 교육제도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고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논의과정에서 수용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것이 전부이고 제가 우리당 교육위원들께도 말했지만, 한나라당이 개정안을 냈다. 산상회담 이후 한참 뒤에 개정안을 냈는데 그 법안을 교육위에 상정했다. 우리당 의원들이 동의해서 상정한 뒤 법안심사 소위에 회부도 했다. 우리는 그것이 정상적 절차대로 진행되는 것을 늦추기 위해 막거나 하지 않고 제출된 법안을 상정했고 법안심사 소위에 회부해서 논의가 진행중이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있고 그 결과가 조금 있으면 나올 수도 있겠죠.
저는 원내대표를 맡게 되면서 해당 상임위 중심으로 국회를 운영하겠다고 수차례 말했고 그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해당 정조위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심을 갖고 검토가 진행중이다.
-모두발언에서는 이재오 대표가 합의에 있어 어긋나는 점이 없었다고 평가하셨는데, 당내에서는 계속해서 한나라당이 뒤통수 치기한다, 합의한 것이 깨졌다는 말도 하고 있다. 페이스가 말린다고도 말하는데...
=저한테는 그렇게 얘기 안하는데, 어떤 예를 들어서 그렇게 말을 하나.
-비정규직 법을 민노당이 물리적인 힘으로 점거한 점도 있지만 한나라당 안상수 위원장이나, 이재오 대표 등이 핑퐁하면서,,,
=공당의 교섭단체 원내대표로서 합의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가 책임지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오늘 시한을 넘기면 비정규직법과 관련한 합의는 깨지는 것인가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죠. 대단히 안타까운 상황이 되는 것이죠.
-본회의에서 직권상정하는 것인가.
=너무 앞서가지 말아 달라. 법사위 상황도 진행중이니 안 좋은 상황으로 예단하면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들 수도 있다.
-이재오 대표에게 상임위 파행에 대해 물었다고 하는데 원내대표간 현안 쟁점 법안에 대해서는?
=비정규직 3법에 대해서는 다른 쟁점 법안들과는 별개로 우선처리한다는 원칙을 수차례 확인했다. 어제도 확인했다.
-그런데 한나라당에서는 왜 그런 얘기를 하나
=저도 모르겠다. 안타깝다. 그런데 적어도 원내대표 정도의 수준에서 서로 얘기할 때는 상당히 뼈대만 남은 부분에 대한 말씀을 나누게 되니까, 물론 거기에 전술전략적인 측면이 전혀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것으로 얘기하기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원내대표쯤 되는 사람들이 너무 전술적인데만 치중한 얘기를 하는 것도 맞는 것이 아니죠.
이제 우리당의 입장에서는 오늘 아침 여러 단위의 회의에서도 논의됐지만 수많은 민생법안들이 발목 잡혀가는 상황, 정말 국회가 이래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다.
특별히 부동산 대책 후속입법이 건교위에서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법안심사소위에서 내용은 대개 정리가 됐는데도 의사봉을 때리지는 않았다는 얘기를 듣고,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개발이익환수법 말씀하셨는데, 한나라당, 민주당도 공식반대하는, 여당 원안대로는 못받겠다는 입장인데 4월 국회 통과 어렵지 않나.
=4월 국회에서 이 법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에 이 대책이 발표된 이후 겨우 진정 국면으로 들어선 부동산 가격이 다시 널뛰는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가 있다.
-4월 국회 처리가 안되면 어떻게 되나 시행은 어떻게 되나.
=4월 국회에서 안되면 부동산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겠죠.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으면 시장이 확신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 아닌가.
-주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당의장이 밝혔는데, 어제 행자위에서 사실상 물 건너갔다. 우리당 의원과 민노당 의원의 수를 합하면 과반수를 넘는데 의지가 있으면 표결처리를 해서 통과시킬 수있지 않았겠는가.
=구체적인 상황을 제가 아직 보고받지 못했다. 한나라당이 반대하더라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족수 미달은 강한 톤으로 주장했던 것과 배치되는 것 아닌가.
=확인해보겠다.
-사학법 관련해서 내용을 둘러싼 공방인데 사학법은 양당의 정체성과 지지기반과 직결되어 어느쪽도 발을 빼기 힘든 상황인데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재오 대표도 피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안 보이는데 원칙적 절차적 허용 이상으로 내용적으로 변경한다거나 한나라당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나.
=내용에 대해 제가 뭐는 되고, 뭐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은 신중해야죠.
-이해찬 총리 때도 수뇌부가 모여 정책결정 등을 논의했는데 한명숙 총리가 됐는데 그런 모임은 어떻게 되나.
=며칠 안됐으니 여러 의논이 있겠죠.
-한명숙 총리가 당정협의 관련 선거에 오해를 살 수 있는 당정협의는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예외로 치더라도 5월 선거기간 중에는 당정협의를 할 일 없을 것이다.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5월엔 국회도 안 열리고 하니까. 4월 국회가 열리는 동안은 총리가 참석하는 차원의 고위당정을 안 하겠다고 한 것 아닌가.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법안에 대한 당과 해당부처 간의 협의까지 없을 수는 없다. 우리당 정책위와 해당 상임위와 정부의 해당 부처간 구체적 논의까지 없을 수는 없다. 상식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일주일 전 경악이란 발언과 관련한 심경이 어땠나. 기자간담회를 노트북 없이 격의없는 자리로 제안했는데 경악이라는 단어 사용으로 우리당 상황에 불리하게 흘러갔는데 일주일간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론 곤혹스러운 면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말을 아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제 입장에서 왜 하고 싶은 말 없겠나.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하겠다.
-여담인데, 대표님을 아시는 분들이 경악이라는 말을 썼으면 뭔가 결정적인 순간에 다시 터Em린다, 결정적인 증거를 갖고 있는데 지금은 한발 물러섰다고 하는데 결정적 증거를 갖고 있나?
=여담 그만하자. 저를 몇 년씩 알고 지내는 기자들은 제가 폭로에 앞장서거나 폭로를 즐기는 정치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경악할 비리 폭로 예고’로 보도되니까 제가 곤혹스럽더라. 더 얘기하지 말자. 나중에 말하자. 남을 탓한들 무엇하겠는가.
-어제 백분토론 봤나.
=봐야 하는데 못 봤다. 말씀만 들었는데 두분 다 잘 하셨다고 들었다. 어제 비정규직 법안으로 밤늦게 논의하느라 못 봤다. 두분 다 잘하셨다고 아침에 들었다.
-선거 관련해서 생각보다 빠지는 면이 있는데 서울경기 선거는 어떻게 보나.
=4월 임시국회 법안 처리가 발등의 불이다. 이것 좀 정리해 놓고 선거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하자.
2006년 4월 21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