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연출 코미디는 시청등급이 필요하다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480
  • 게시일 : 2003-11-11 00:00:00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이 한류가 될 것이라던 한나라풍이 마침내 실체를 드러냈다.
강삼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예견한 대로 공천광풍이었다.
그런데 그 공천광풍의 세기가 너무 세서 한나라당이 정신을 못 차리는 듯하다.


우선 공천광풍에 대한 한나라당 지도부의 반응이 가관이다.


먼저 허태열 사무총장.
自白은 “뼈를 깎는 결단으로 국민에게 보답”한 것이라며 박근혜 대표를 한껏 칭찬했다.
그러나 그만 自白의 전후 사정을 고백해버리고 말았다.
공천 이의제기자들의 폭탄선언을 염려해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고 솔직히 말해버린 것이다.
自白이 읍참마속이 아니라 고육지책임을 명쾌히 정리해 주었다.


다음은 이재오 원내대표.
지난 14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박근혜 대표 대신 총대를 메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아니 원내대표가 공천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가? 공천 책임은 당대표에게 있는 것 아닌가?
당대표직을 놓고 한판 붙을 뻔 했던 김덕룡 의원을 ‘제거’해준데 대한 보답이었나?


다음은 박근혜 대표.
“클린 선거를 치르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게 끝이다. 미안하다는 얘기는 전혀 없다.
정말 박근혜 대표는 국민들에게 사과할 일이 없는 건가?


공천비리 혐의가 있는 사람들은 박근혜 대표체제에서 당직을 맡았거나 맡고 있는 이들이 많다.
현재 한나라당에는 공천비리 제보가 200여 건 접수됐고 5~6건은 심각한 것이라고 한다.
박근혜 대표가 일찌감치 비리엄단 경고를 했지만 씨가 먹히질 않았다는 반증이다.
주변 사람 관리 못하고, 말발은 통하지 않고, 조직이 비리 천지가 되었으면 문제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오히려 박근혜 대표는 진흙탕 속에서 핀 연꽃이 되는 분위기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라지만 이건 아닌 듯하다.
자식 잘못 키운 부모가 죄지은 자식 고발했다고 칭찬을 받는다?
최초의 여성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강금실 후보 말마따나 “코미디야. 코미디”


한 가지 더 짚어 보겠다.
한나라당내 대권경쟁이 죽고 살고식이 되다보니 비리 폭로가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대권경선 대비 차원에서 공천 탈락한 측이 같이 죽자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아닌가 말이다.
정두언 의원이 “이명박 대 박근혜 대결식으로 편 가르기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최고의원도 “지금 중요한 것은 反朴(박근혜)-親朴 편가르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 없다.
뭐가 있으니까 이런 얘기도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한나라당이 어수선한 때 엉뚱한 사람이 슬쩍 끼어들었다.
한나라당을 차떼기당으로 만든 주역, 이회창 전 총재다.
이회창 전 총재는 어느 강연회에서 리더십의 권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한 박근혜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하는 이도 적지 않다.
주장의 옮고 그름을 떠나 다음 대선에 또 나오려는 준비운동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튼 한나라당 연출의 코미디는 상상을 초월하는 허탈과 씁쓸함을 국민들에게 안기고 있다.
오늘, 내일 한명숙 총리 내정자 청문회가 열린다.
또 어떤 코미디가 벌어질지도 흥미롭다.
적반하장과 철지난 색깔론, 생트집 등이 이미 예고된 상태라서 말이다.


한나라당 연출 코미디는 성인들도 보기 부담스런 면이 많다.
이미 한나라당의 연기는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때문에 한나라당에게 자제를 요구하기에는 늦은 듯하다.
그러니 언론에서 한나라당 관련 소식을 전할 때는 시청등급을 매기는 것이 어떨까?
투표권이 없는 18세 정도가 적당할 듯하다.


 


2006년 4월 17일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이 용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