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차 정책의원총회 모두 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242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6년 3월 16일(목) 10:00
△ 장  소 : 국회 예결위 회의장



◈ 정동영 당의장 인사말


 요 며칠 사이에 여러분 다 기억하시는 김민기씨의 ‘친구’라는 노래의 가사 말이 귓전을 맴돌았다. ‘검푸른 바다 위에 비가 내리면 어디가 바다요…….’ 라고 시작하는 노래인데, 70년대 유신학번으로 같이 대학에 들어와서 친구로 지냈던 이해찬 총리가 수도 없이 끌려갔을 때 그 뒷모습이 자꾸 생각났다. 74년 봄 서대문 구치소로 이감되기 전에 동대문 유치장에서 일주일을 같이 지냈다. 그때 동료 친구들 가운데 가장 당당했고, 가장 흔들림 없었던 이해찬 친구, 그리고 30년 동안 구속자동지회 50명 친구 모임을 만들어서 우정을 만들어 왔다. 어떤 친구보다도 날카로운 비판 의식과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감, 이것이 이해찬 총리의 뿌리였다.


작은 부주의로 총리에서 물러나게 된 것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열흘 넘는 기간 동안 여러 의원님들께서 하나의 대오를 가지고 일사분란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도 이해찬 총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이해찬 총리가 당으로 돌아오게 된다.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찬 총리를 동지로 맞아주시기를 부탁한다.


지난 2주 동안 당으로서는 아주 어려운 기간이었지만, 여러 의원들께서 선당후사로 당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개인의 의견을 극력 자제하는 성숙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국민이나 당원이나 모두 여당다운 여당을 원한다. 특히 그것은 위기 국면에서 시험된다. 우리에게는 상처가 있었고 부담이 있었지만, 이번 위기를 관리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우리의 단일대오, 선당후사의 정신, 겸손한 마음, 이것을 갖고 대처한다면 앞으로 닥쳐올 여러 가지 파도에도 능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의원님들께 감사드린다.


4월 국회가 하루하루 다가오는데, 그 성격을 말씀드리고 싶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지방자치 10년을 결산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개혁국회로 규정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예산의 절반인 90조를 쓰고, 행정공무원의 3/4인 32만 명을 거느린 250여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지난 10년 동안 22%의 단체장이 사법 처리되었다. 1/8이 구속 또는 기소되었다. 그리고 경기도 용인 시청을 비롯해서 64곳의 청사를 짓는데 4조원을 썼다. 용인시청의 규모는 종합청사보다 크다. 올 한해 지방자치단체의 축제가 1200개 열린다. 2억씩 잡으면 2400억이 축제로 날아간다. 서울시 건설위원회 14명 위원 가운데 7명이 건설업 또는 건설업 유사업종에 종사한다. 250여개 자치단체 가운데 독립적인 감사관이 있는 곳은 2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총무국장이 겸임하거나, 있으나마나 한 감사관 제도이다.


손대야 할 곳은 참으로 많다. 지방의원은 5~6천만원 정도를 받는 유급직으로 바뀐다. 이제 유급직으로 바뀐 만큼 지방의원의 영리행위를 막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건설업자가 시군의 건설위원회에 들어가는 것은 금지되어야 한다. 이것을 4월 국회에서 하지 않으면, 이번에 새로 출범하는 지방정부가 지금까지 10년 동안 낡고 부패한 관행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 원내에서 준비 중인 지방자치 10대 개혁과제가 속히 마무리되어서 4월 국회가 지방정부를 투명화하는 제도적 개선을 이루는 입법국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어제 몇몇 의원들과 함께 경복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에 다녀왔다. 10년 전에 경복여상을 경복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로 시대 흐름에 맞추어서 구조개편을 했고, 인터넷비즈니스학과, 컴퓨터그래픽학과, 정보처리학과, 그리고 관광경영학과가 있었다. 100% 취업에 100% 진학이다. 이렇게 시대 흐름에 발맞추어서 빠르게 구조개편을 한 학교들은 또 아주 모범적으로 잘 하고 있었다.


저는 언론 관심의 사각지대, 또 정치권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50만 3천의 실업계고 학생들과 그 학부모들에게 희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며, 열린우리당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일부 보수 언론이 무산자여 궐기하라고 하는 선동이라는 터무니없는 비방과 비난을 퍼부었으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어제 고등학교 3학년 영어교실에 들어갔는데 그 학급의 반장이 말하길 ‘실업계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무시와 편견을 바로잡아 주십시오’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것이 학생들에게 가장 상처를 주는 것이었다. 열린우리당이 집권여당으로 소외되고 사각지대에 있는 실업계 학생 50만 명과 그들의 학부모님들에게 희망을 찾아줄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정책의총이 성과 있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감사하다


 


◈ 김한길 원내대표 인사말


 오랜만에 의총에서 여러분을 뵌다. 당의장님 말씀처럼 지난 10여 일 동안 당 지도부와 함께 고민을 해서 한 모습을 보여준 의원님들께 참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아마 오늘 오후부터 언론사들이 여론 조사한 결과가 발표되는 모양이다. 제가 듣기에는 이번에 우리 의원님들께서 아픈 마음으로 고민하면서, 성숙된 여당의 모습을 보여준 것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상당히 높은 평가를 해준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우리 모두 배운 것이 많다. 이런 모습이 계속되면 국민들께서도 여당에 거는 기대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믿는다.


 한나라당과 야3당이 어제 최연희 의원에 대해서 의원직 사퇴촉구 결의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사실 대단히 혼돈을 일으키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마치 성추행을 한 최연희 의원이 열린우리당 소속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모양새였다. 최연희 의원 개인에게 모든 것을 덮어씌우고 그것으로 이 사태를 종결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참으로 애처로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최연희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한나라당은 여성재소자 성추행 사건의 도의적 관리 책임을 물어서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렇다면 성추행 사건이 있게 한 술자리를 주최한 대표, 그 자리에 직접 참석까지 했다. 그 자리에서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성추행이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가지고 우리가 한나라당에게 무엇을 요구해야 마땅한가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교육양극화 문제, 그 한 부분인 실업계 고교 방문 결과를 놓고 정책의총을 갖게 된다. 부자 아버지를 만난 학생들은 비싼 사교육을 받아서 좋은 학교에 가고, 성공할 기회가 많아지고, 아무리 성실하고 능력 있는 학생이라도 부자 아빠를 만나지 못하면 비싼 과외를 할 수 없고, 좋은 학교를 가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은 잘못된 사회이다. 이것이 교육양극화를 이루고, 이것이 가난의 대물림을 이어 가게 만들고 있다.
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현장방문을 한 의원님들과 함께 오늘 정책의총을 갖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여기에서 나오는 결론이 정책으로 이어지면, 우리 사회의 양극화 해소, 가난의 대물림 현상을 차단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맙다.


 


 


2006년 3월 16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