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를 향한 정치인 모임’ 첫 돌 잔치 원내대표 축사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530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5년 9월 5일(월) 16:00
▷ 장 소 : 국회 헌정기념관

◈ 정세균 원내대표 축사

첫 돌은 참 좋은 것 같다. 옛날 시골에서는 첫 돌을 지내야 호적에 올린다고 하는데 ‘일치를 향한 정치인 모임’의 첫 돌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포콜라레 운동이 96년에 이태리에서 처음 시작했다니 10년차이고 국제적인 모임이다. 세계적으로 3천명이 참여하고 있다는데 이런 운동 모임이 있는 줄 몰랐다. 우리정치에 특히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지금 저희들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일치를 위한 정치인 모임’이 잘 될까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때일수록 시작하고 열심히 나가는 길이 우리가 나갈 길이 아닌가 싶다.

이곳에 계신 분들께서 동의하시는 분도 있고 안하시는 분도 계실텐데 대통령이 연정을 제안하셨다. 정치를 하는데 답답한 점이 많으셨나 보다. 우리 정치가 그런 고민을 하게 만드는 토대가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까지 정치는 끊임없는 대립과 투쟁의 연속이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산업화를 추진했던 권위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가 억압을 받았고 제도적 민주주의가 달성된 이후에도 정치 사회적 갈등을 통합하는 통로는 없었고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는 장이 된 적이 훨씬 많았다. 지금도 작은 갈등을 크게 만들고, 대립을 잘 조화시키기 보다는 더 부추기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어서 소속 정당을 떠나 평화, 생명, 정의, 자유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데 이런 가치가 정치영역에서 의제가 될 수 있으려면 사회가 빈곤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빈곤한 상태에서는 평화, 생명, 정의, 자유 등의 보편적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시민적 자유가 완전 보장되어야 이런 보편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사회는 빈곤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많이 됐고 시민적 자유도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면 이런 포콜라떼 운동의 토양이 마련된 것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러나 우리 정치의 구조나 시스템 및 문화가 아직도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과거처럼 일단 상대방이 얘기를 하면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반대 먼저 하고 시작하는 정치 문화를 그만 버려야 할 것이다. 또한 상대 정당이 무엇을 말하고 나면 뒤에 뭐가 있나, 진정성이 얼마나 있나 의심 먼저하는 것도 벗어야 할 것이다. 우리 정치인들이 이런 과거, 오늘의 현상을 진지하게 잘 돌아보고 성찰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때가 왔다. 그런 점에서 이 모임의 필요성과 정당성이 완전히 증명됐다고 보여진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이 모임이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김성곤 의원이 15대에 계시다가 16대에는 안 계셨는데, 16대 국회 내내 김성곤 의원 같은 분이 있어야 정치문화가 바뀌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다른 회원 여러분들도 소중하고 면면만 봐도 이 운동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분들이다.

제가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고 부드럽게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제가 원내대표로 취임한 후 그동안 야당과 난제가 많이 있었는데 대화와 타협을 통해 부드럽게 문제를 풀어나갔다고 자부한다. 그렇다면 저도 포콜라레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어느 시대나 선구자가 있기 마련이다. 여러분이 첫 시작은 크지 않았지만 1년만에 이런 모임이 만들어지고 의원들의 참여도가 높은 것을 보니 성공할 모임인 것 같다. 아시아에서 우리나라가 처음 시작한 일이라는 것도 참 자랑스럽다. 이 자리에 계신 분이 더 열심히 노력해서 우리 정치가 상생과 협력의 정치로 발전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


2005년 9월 5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