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당지도부 김대중 전 대통령 방문 관련 브리핑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7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당지도부 김대중 전 대통령 방문 관련 브리핑

▷ 일 시 : 2005년 8월 23일(화) 17:00
▷ 장 소 : 국회 기자실
▷ 브리핑 : 전병헌 대변인


◈ 브리핑 내용

오늘 우리당 지도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인사차 방문한 결과에 대해 브리핑해 드리겠다.

오늘 방문은 문희상 당의장, 정세균 원내대표, 배기선 사무총장, 대변인인 제가 참석해서 2시 55분부터 4시 5분까지 면담을 가졌다. 약 70분에 걸친 면담을 통해, 좋은 분위기 속에 나라의 어른인 김대중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당과 나라 발전과 도약에 도움이 되는 말씀을 듣는 훈훈하고 의미깊은 자리였다.

대화 내용을 간단히 서술하겠다.

▲ 김대중 전 대통령
여러 가지로 염려해 줘서 감사하다. 가을이 완연히 느껴지는 날씨이다.

▲ 배기선 총장
염려보다 속히 퇴원하셔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 문희상 당의장
여러 가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빠른 쾌유와 함께 건강한 모습을 뵙게 되어 기쁘다.

▲ 정세균 원내대표
몸이 빨리 나으셔서 저희들이 훨씬 걱정을 덜하게 됐다. 퇴원을 하신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란다.

▲ 김대중 전 대통령
무안이 많이 발전하고 커지는 것 같다. 무안에서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 배기선 총장
복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총재시절, 대통령 시절에 무안이 중국 진출의 전진기지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참여정부에서 기업도시까지 유치돼서 무안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 김대중 전 대통령
국민의 정부 시절에 광주와 전남도를 다시 합치자는 제안과 의견이 있었는데 당시 광주 시민이 많이 반대했다.

□ 무주에 유치된 태권도 기념 공원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대화를 나눴다.

▲ 김대중 전 대통령
무주가 세계적인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세균 원내대표
규모는 줄었지만 원래 계획대로 추진을 해야 할 것 같다.

▲ 배기선 총장
참으로 중요한 성전이 될 것이다.

▲ 김대중 전 대통령
정말 그렇다. 우리가 최초로 문화력으로 세계를 재패한 종목 아닌가. 태권도가 그만큼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역사적으로 길이길이 좋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태권도 기념공원은 기념 공원이 들어서는 무주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덕을 볼 것이다.

배기선 사무총장, 정세균 원내대표가 국회 태권도 동호회 회장이라고 하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몇 단인가 묻고, 정세균 원내대표가 관람 1단이라고 답했다. 사실 태권도 동호회 회장은 배기선 총장이었는데, 이번에 무주가 기념 공원을 유치하게 되면서 그 지역출신인 정세균 대표가 하는 것이 좋겠다고 양보해서 회장을 하고 있다고 하자,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배기선 총장이 양보하는 덕을 갖춘 사람이라고 했다.

김 전 대통령께서 문희상 의장에게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문희상 의장께서 통합이다. 국민통합, 사회통합, 민족통합이 중요한데, 그 중에서도 김 전대통령이 이뤄 놓으신 남북관계의 계승발전을 통해 민족통합을 이루는 것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 정세균 원내대표
99년도에 국민기초생활법을 제정할 당시 김대중 대통령께서 제게 직접 지시해서 국민기초 생활정책 기획단장을 맡아 입안하고 추진한 바 있다. 이 국민기초생활법이 최초로 실시됨으로써 우리나라의 기초적 사회안전망의 소스가 되어 있는데, 이것이 2001년도에 1조 2천억원의 예산으로 출발했다. 현재 125만명의 국민이 혜택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차상위 계층의 사각지대가 있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차상위 계층까지 사회안전망에 포함시키는 국민기초생활제도를 개선하는 법안 개정에 주력할 예정이고 국민기초생활법 개정부분을 정기국회 중점과제로 추진할 예정이다.

▲ 김대중 전 대통령
전병헌 대변인은 당과 청와대에서 일을 깔끔하게 잘했다. 청와대 시절에 많은 도움을 줬다. 이번에 문의장이 대변인을 잘 발탁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서 당에서 홍보기능을 강조하고 강화시켜 오곤 했는데, 그와 함께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기능과 기구가 대단히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좋은 정치는 자기 생각을 잘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국민이 대단히 똑똑하고 지혜롭기 때문에 국민의 목소리와 요구사항을 잘 들어주는 것이 홍보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씀하셨다.

현역 정치시절에 홍보 기능을 대단히 중요시 여겼는데, 국민의 소리를 듣는데 비중을 더 두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특히 우리 국민은 대단히 똑똑해서 모든 것들이 국민의 힘으로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군대에서 이제는 쿠테타를 상상할 수 없다. 이는 정치인의 힘 때문이 아니라 국민의 힘 때문에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우리 국민이 정보화가 중요하다고 하니까 정보화에 신속히 적응해서 세계적인 정보화 수준을 이뤄냈다. 당에 이와 같이 홍보기능과 국민의 소리를 듣는 기능을 접목시키는 기구를 만드는 것이 정치의 대단히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고 말씀하시면서 배기선 총장에게 당에 이러한 기구를 만들 생각이 없냐고 하셨다.

▲ 배기선 총장은
뉴스타트 운동 차원에서 국민의 소리 24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김 전 대통령의 말씀대로 국민의 소리를 듣자는 취지로 시작한 것인데 이를 상설화 하는 방안을 마련해 봐야겠다. 김 전 대통령의 말씀을 들으니 직접 국민의 소리를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상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은 쌍방향 대화가 대단히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 다음으로는 배기선 사무총장이 6.15남북축전에 방문했던 느낌과 결과에 대해 간단히 말씀하셨다.

주요 당직자들이 평양을 방문했을때 만나는 사람들마다 6.15남북정상회담의 정신을 기본으로 갖고 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6.15 남북정상회담이 남북관계에 있어 특히 북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 실감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남북관계가 정말로 중요한 문제인데 이번에 방북을 초청 받았지만 내가 직접 방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남북관계가 잘 풀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북이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 생각의 핵심은 전쟁을 할 생각이 없다는 것과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것이다.

김 전대통령께서 6,15정상 회담 당시 김위원장에게 남과의 협력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북한이 살아나갈 길이라는 점을 이야기 하고 중국, 러시아와 같이 서방세계에 개방하고 서방세계의 도움을 받아 함께 협력하는 것이 북한의 발전을 이루는 것이다. 남한도 해 냈는데 북한이라고 못할 이유가 없지 않냐는 이야기를 통해 김위원장을 설득했다는 일화를 말씀하셨다. 아울러 남한은 한반도이지만 북한의 육로가 열리지 않는 한 섬에 불과하다. 육로가 열려서 육해로가 열려 진정으로 남한과 북한이 경제적 발전과 도약을 할 수 있다.

지난 대통령 시절에 푸틴 대통령과 만나 동서횡단철도 연결에 대해 논의한 바 있지만, 동서횡단철도 논의의 본질은 남북철도 연결이다. 이렇게 되면 물류 비용이 30% 줄고 시간도 절약하고 경제적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철의 실크로드 과정에서 해운과 달리 미개척시장을 개척해 내는 엄청난 부수적 효과도 있다. 그런 면에서 남북문제는 남한측의 경제적 도약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아울러 시장의 부동자금이 400조가 있는데 북한의 생산설비나 생산자금으로 투입된다면 남북경제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중소기업이 국내 경쟁력 때문에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가는데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공하는 확률이 떨어지고 있다. 이는 여러 리스크가 많기 때문인데 중소기업이야말로 북한으로 들어가서 돈과 기술을 대고, 북쪽의 토지와 노동력을 상호 이용하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좋은 결과일 것이다.

지금 중국이 북쪽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가 한민족으로서 북한 투자에 보다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개성공단이 잘 진척되고 있지만 보다 전면적인 경제적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 한강의 기적에 이어 압록강의 기적을 이룬다면 북한은 물론 남한도 다시 한번 커다란 경제적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번 6.15 민족공동축전을 보면서 남북관계 환경이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며 이에 대한 문희상 의장의 생각을 물었다.

문희상 당의장은
이번 6자회담이 생산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만약 이것이 여러 가지 노력을 통해 타결된다면 한반도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시아의 평화적 기틀에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최선을 다해 6자회담이 타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4대국 사이에서 특히 미국과 북한의 관계에 있어서 미국이 북한을 보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문제, 북한이 미국측과 좀더 협상력을 높이고 관계 개선을 하는 문제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우리정부의 노력과 역할이 중요한 위치에 와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노력하겠지만 당도 당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간의 교류와 협력․협상 뿐 아니라 민간차원에서도 각 분야에 걸쳐 북한의 방문과 시찰을 보다 활성화 하고, 그런 가운데 남북이 윈윈할 수 있는 공동협력과 교류방안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여진다.

배기선 사무총장이
8.15축전에 참석한 임동욱 부부장이 6,15선언에 대한 보다 강도 높은 지지가 국회차원에서 없었다는 문제제기가 있었고, 앞으로 국회차원에서 6.15선언에 대한 강도 높은 지지가 있다면 남북국회회담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8.15축전 방문자리에서 말했다고 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과거 6.15 정상회담은 남쪽 주장이 많이 반영된 것이고 특히 북한이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사실상 남한측의 연합제를 받아들인 것으로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고 많이 진전된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정상회담의 비화를 많이 얘기했다.

이어서 배기선 총장은 문희상 의장 출범 100일 기념으로 금강산 연수를 다녀왔다며, 금강산으로 출발할때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좋은 소식이 있었고, 돌아올 때는 남측에서 송전 관련 중대제안을 하는 좋은 소식이 있어서 앞으로 당이 남북교류와 화해에 있어 좋은 느낌과 암시를 받고 왔다고 했다.

정상회담과 관련한 말씀 중 몇가지를 전하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6.15 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고 한다.
오늘 당신과 내가 중요한 자리에 앉아 있다. 어느 누구도 영원히 살 수 없고, 영원히 이런 중요한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다. 한시적인 생명을 갖고 한시적인 자리에 앉아있을 뿐이다. 우리 둘이서 마음을 잘 못 먹으면 우리 민족을 불행으로 이끌 수도 있고, 우리 둘이서 이 자리에서 마음을 열고 좋은 대화를 나누면 우리 민족에게 좋은 일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그리고 민족통일의 기반을 이룩할 수 있다. 우리가 이 자리를 무의미하게 보낼 것이 아니라 50년 동안 분단의 상태에 있는데 좋은 마음으로 마음을 열고 대화해서 1300년동안 이어온 민족 통일의 기반을 이뤄내는 노력을 해보자.

남쪽은 북측이 적화통일을 하려고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만일 북한이 남한을 적화통일하고자 하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이는 버려야 한다. 만약 이 인식을 버리지 않으면 결국에는 전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은 남한이 흡수통일을 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남한은 북한을 흡수통일할 생각이 없다. 독일은 전쟁도 하지 않고 왕래하다 통일을 했는데 통일 후 많은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독일의 경제력은 남한의 경제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데도 불구하고 서독인 4명이 동독인 1인을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을 매우 힘들어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흡수통일을 할 경우에는 남한 2인이 북한 1인을 책임져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우리가 전쟁을 치른 역사적 상처를 갖고 있는 이유에서도,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흡수통일은 할 수도 없고 원하지도 바라지도 않는다. 또한 서로가 전쟁을 겪고 갈등 관계였고, 서로 악의적 교육을 해 왔다. 그런데 어떻게 흡수통일이 가능하겠나. 이는 가능하지도 않고 원하는 바도 아니다.

전쟁없이 남북이 평화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한다면 북한도 남한만큼 잘 살 수 있다. 남한도 해 냈는데 북한이라고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렇게 서로 도와가면서 서로 경제력을 넓히다 10년도 좋고 20년이 지난 뒤에라도 서로 교감되고 준비가 되면 그때 가서 통일을 해도 늦지 않다. 통일은 반드시 윈윈하는 통일이 되고 공동 승리하는 통일이 되어야지, 어느 한쪽이 이기거나 또는 어느 한쪽이 지는 통일이 되어서는 안된다라고 진심으로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러자 김정일 위원장이 표정과 말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호소와 설득에 공감하는 것을 느끼며 그 이후로 이야기가 잘 풀렸다고 한다. 10시간 대화를 했다면 7시간은 김정일위원장이 얘기하고 3시간은 김전대통령이 했다고 한다. 대화 성공의 요체는 상대방에게 얘기를 많이 시키는 것이며, 김위원장이 말하기를 좋아하는 분 같다고 하셨다.

이어서 노무현 정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정신과 기본을 변함없이 같은 기조로 가고 있어 만족한다. 앞서 말했듯이 중소기업이 중국이나 베트남에 진출했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중소기업이 문화나 말에 별로 차이가 없는 북한에 더 많이 진출하도록 전면적인 경제교류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했다.

정세균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태도도 많이 바뀌어서 과거에는 남북협력기금 문제에 대해 반대하고 저항을 했는데, 요즘은 한나라당 소속 의원도 조건없이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원이 많이 있다고 했다.

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형근 의원도 쌀 지원에 찬성하는 것 같더라면서 큰 변화인 것 같다. 이를 보면서 70년대 부터 빨갱이라는 말을 듣고 고문과 감옥을 가고 퍼주기라는 온갖 비난을 받으면서도 꿋꿋이 이런 비난을 감내하면서 일관되게 햇볕정책을 추진해온 결과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해본다고 말씀하셨다.

배기선 사무총장은
대북송전사업도 대단히 전망이 좋다며, 8.15 공동축전 행사를 통해 국회를 방문했을때 국회회담에 대한 좋은 징조들이 많이 보였고, 대북송전사업과 관련해서 미국도 동의하고 있고 많은 국민적 동의가 있기 때문에 예상밖으로 대북 송전사업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의 동의도 참으로 어렵게 한발 한발 설득하고 이끌어 왔다고 말씀하시면서 부시 대통령의 2001년 악의 축 발언과 2001년 2월 한국 방문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이라크, 이란과 함께 악의 축이라고 규정하는 발언을 한 직후 2월에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부시를 만나서 말씀을 하셨다.

레이건 대통령은 소련을 악마의 제국이라고 규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마의 제국과도 꾸준한 대화를 통해 50년동안 소련을 제대로 개방시키지도 건드리지도 못했는데 결국은 소련을 붕괴시키고 러시아로 변화시켰다. 중국도 개방과 변화를 통해 변하고 있다. 베트남과 전쟁을 해서 공산주의로부터 베트남을 보호하겠다는 노선을 취했지만 결국은 전쟁에 실패했고, 전쟁에 실패한 후 오히려 베트남과 선린우호의 관계를 통해 협력과 개방을 유도해서 오히려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하지 않았는가. 반면 쿠바에 대해서는 미국이 오랫동안 봉쇄정책을 지속해 옴으로써 쿠바를 변화시킨 것이 무엇인가. 여전히 쿠바는 조그만 나라이지만 미국의 코앞에서 미국을 부담스럽게 하고 있지 않는가. 따라서 공산국가는 외부에서 봉쇄할수록 강해지는 반면, 외부의 바람과 변화에는 대단히 취약하다는 속성을 갖고 있다. 공산국가는 결코 봉쇄와 공포로 이길 수 없다. 따라서 북한과도 봉쇄와 공포가 아니라 개혁과 개방, 대화와 협력을 통해 변화시키는 것이 보다 현명한 일이라고 말했고, 부시 대통령이 이에 공감을 했다고 한다.

부연해서 배경 설명을 해 드리면,
당시 45분이 한미정상회담이었다. 이후 45분이 확대정상회담이었고 이어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의 이러한 설득과 이야기를 듣고 공감을 표시하면서 확대정상회담을 취소하고 단독정상회담을 계속해 나가자고 해서 단독정상회담을 90분 가까이 했다. 그리고 예정보다 늦은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이 나와서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 북한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러한 한미 관계의 정상회담은 그 후 국무위원들과의 만찬을 통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김대중 대통령께서 안도감과 감동을 받아 눈물을 글썽이고 목이 메여 설명을 중단하는 일이 있었다.

아울러, 우리는 4대국 사이에 끼어있는 작은 나라로서 우리가 지혜롭게 외교력을 구사해 나가야 한다. 정치인도 모두 외교를 배워야하고, 외교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과거 구한말처럼 단독으로 우리를 지배하겠다는 국가는 없고 앞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구한말처럼 우리 국력이 약하지도 않다. 그러나 강대국들 틈에서 우리가 생존하고 우리 영역과 경제적인 부분을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4대국 어느 한 나라와도 소홀히 하지 않고 4개국에 대한 깊은 연구와 통찰을 통해 지혜롭게 외교력을 구사해 나가야 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이상이 말씀의 요지였다.

마지막으로 문희상 의장은 오랜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하고 다시 한번 머릿속이 명쾌하게 정리돼서 돌아간다고 인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웃으시면서 오늘 좋은 분들이 오셔서 무리해서 많은 시간, 많은 얘기를 하게 됐다고 하시면서, 손님을 앉혀놓고 손님들 얘기를 많이 들어야 하는데 자신의 얘기를 너무 많이 한 것 같아 미안하게 됐다고 하셨다. 이에 문희상 의장은 오늘 좋은 말씀 많이 듣고 당에 대한 걱정이나 한반도 정세에 대한 여러 걱정과 말씀을 충분히 듣고 앞으로 더욱 더 세심한 노력을 하겠다는 인사를 나눴다.

- 도청문제와 관련해서는 거론되지 않았나?
= 모두에서 말씀드린 대로, 대단히 좋은 분위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고 아울러 커다란 경륜을 갖춘 나라의 어른으로부터 우리당의 비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정리된 말씀을 들었던 의미깊고 좋은 자리였다.


2005년 8월 23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