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열린우리당국회의원․중앙위원워크숍-특별강연 및 질의응답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413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한상진 서울대 교수 특별강연 "현 단계 한국사회와 정치의 역할" 발제문은 파일로 첨부합니다.**


▷ 일 시 : 2005년 5월 31일(화) 10:00
▷ 장 소 : 무주리조트

◈ 질의발언

▲ 문병호 의원
국민의 정부 때 정부에 참여하여 정책자문을 하시면서 오늘 강연한 내용을 직접 실천해보셨는데 국민의 정부때 실사구시 개혁의 정책으로 실현한 것이 무엇인지. 그 당시 하려고 하였으나 정부나 당시 환경에 따라 하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밝혀주시고, 지금 다시 그 위치에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밝혀달라.

▲ 유선호 의원
진보는 세계화에 더 연결되는 지표임을 밝혀주셨는데, 남북관계의 발전에 헌신하는 쪽이 진보라고 생각된다. 남북관계의 발전은 민족주의적인 것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볼 때 저희들이 당분간 추구할 목표로, 진보진영이 갖는 현실적 목표로는 버거운 것 같다. 이에 대해 말씀해 주시길 바란다.

▲ 임종인 의원
실사구시 개혁과 생산적 민본정책 자체가 이념이라는 말씀이 이해가 잘 안된다.

▲ 신기남 의원
‘실사구시와 민본이 이념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세상의 어떤 이념이나 가치관치고 실사구시 아니고 민본 아닌 것이 어디 있나, 모두가 그를 둘러싸고 치열한 역사와 논쟁이 전개되어 온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모든 것이 차이가 없다. 여러 가치관 중에 우선순위가 있고 그것이 이념이 아닐까 싶다. 자유와 평등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 어느 것에 중점을 두느냐 이런 과정이 이념에 준하는 것인데, 이를 민본이다 실사구시이다라고 하면 어느 사상이나 이념이 실사구시 아닌 것이 있겠는가, 그것만으로 각자 가치관의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밝혀달라.

▲ 유시경 중앙위원
금년이 광복 60년 되는 뜻 깊은 해이다. 60년 전 우리는 일제 침략 하에 살았고 우리의 여러 승리로 인해 해방을 맞이했다. 오늘날 북핵 6자회담에 일본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저는 36년간 우리나라를 침략했고 그 침략의 여러 역사적 결과로 분단이 되었고 그 분단의 결과 6.15 동족상전이 일어났다. 따라서 오늘날 북한 핵문제, 남북평화문제, 동북아 평화문제가 거론되는 6자회담에 일본 참여는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교수님의 의견을 말씀해달라.


▲ 양승조 의원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독재자이고 일본 중위였다. 1979년 총선에서도 신민당이 공화당을 누르고 승리한 바 있다. 2005년도 상황에서도 각종 조사에 보면 박정희가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현 단계의 한국사회에서 정치적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하고 앞으로 이런 평가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 응답 발언

▲ 한상진 교수
첫 질문에 답하겠다. 저는 직접 정치 일선에 있지는 않았다. 자문역할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마음먹고 해보고 의미를 느낀 것은 국가신용등급을 높여야겠다는 판단하에 여러 국제기구에 참여하고 정책수단을 조정해 본 경험이 있다. 이것이 기억에 남는 측면이 있다. 해보고 싶은데 여건상 잘 안된 것은 노사정 문제였다. 정말 필요한데 서로 대화가 안 되었다. 대타협과 합의 정신을 스스로 쉽게 간과하고 허물어뜨리는 모습이 몹시 안타까웠다. 제 판단에 의하면 1998년 1월에 성취했던 국민타협 화합은 세계 어디에 놔도 절대 부족함 없는 큰 성취물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 내부에서 무너졌다.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밖에서 밖만 쳐다보는 것에 가슴이 아팠다. 저는 사회학 공부하고 그 동안 현실을 겨냥하는 입장에서 학문을 했는데 국민 대중과 함께 가려면 이념과 정책도 좋지만 그것이 너무 심하게 국민의 생활과 떨어져 우리의 문화적 맥락과 맥이 안 맞는 노선에서 얘기하기 보다는 최선으로 노력해서 서구적 이념이라도 우리 삶에 뿌리를 내릴 수 있고 삶의 숨결에 접목되도록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 그런 자세에서 민본적 철학과 정책을 체계화시켜서 국민 곁으로 다가간다면 그것 이상 우리가 잘 할 것이 무엇이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 답하겠다.
남북관계를 생각하면 당분간 민족주의가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민족주의가 절대 폐쇄적인 민족주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제가 강조하는 것은 세계보편적인 가치와 진보의 발상이 결합하는 의미에서 그 자체가 열린민족주의를 뜻한다. 그래서 절대 우리가 현재 북한과 우리끼리 잘하자, 우리 민족 지상주의라는 발상으로 나갈 수는 없는 것이다. 민족도 중요하지만 세계 보편적 가치를 아우르면서 동북아시대로 나가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가 동북화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새로운 메시지를 던질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열린민족주의, 대화적 민족주의, 지역사회 동북아 화해로 가는 민족주의를 꾀해야 한다. 저는 이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실사구시, 개혁, 생산적 민본정책이 이념이라는 의견에 대해 두 분 의원이 반대하셨다.
이념이 왜 중요한가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 자유와 평등도 말씀하셨는데 중요한 말씀이다. 그러나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그런 보편적 가치를 평가절하하기 보다는 우리의 근본적인 체질을 문제시해야 한다. 조선시대의 석학들이 한편에는 중국에서 연유하는 사상, 성리학 등을 통해 사상을 발전시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약용 선생같이 민중의 삶을 직시하는 관점에서 새로운 사상을 또한 많이 발전 시켰다. 중국이 지배하는 성리학에 대한 근본적 도전과 비판이 있었다. 제가 강조하는 것은 이것이다. 이제 우리가 우리 것을 만들자, 우리 것이 결코 닫힌 것이 아니라 열린 것이다. 자유와 평등과 같은 세계 보편적 가치를 충분히 수용하지만 서구에서 듣는 똑같은 논리를 반복하기 보다는 그 알맹이와 토대를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 저는 그것이 민본이라고 생각한다. 민본이야말로 국민의 참여를 강조하므로 자유의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민본이야말로 국민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새로운 철학적 기초가 될 수 있다. 또한 민본을 강조하면 근본적으로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을 우리의 얼에 맞게, 숨결에 맞게, 이념적 색채를 어떻게 다듬을 것인가 하는 과제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해 보자. 그렇지 않고 서구적 이념에 단순히 기대 우리의 이념적인 좌표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국민의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사실상 큰 차이는 없을지라도 초점과 스타일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실사구시는 단순한 방법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계를 바라보는 하나의 세계관이라 생각되며 그 안에는 경청해야할 중요한 사상과 정책적 함의가 있다고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정치적 리더십이 우리를 실망시키고 분노하게 한다는 부분에 동감한다. 일본의 리더십이 그렇게 가는 것은 일본의 시민사회가 그 만큼 위축되고 능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큰 차이는 우리나라는 큰 활력 넘치는 시민사회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꼭 해야 할 것은 현재 일본의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비판과 경각심을 한편에 가져야 하지만 다른 한편 여러 채널을 통해 일본의 시민사회와 협력하면서 일본 시민사회안에 건강한 한일 우호의 능력이 다시 태어나도록, 일본 정부의 군국주의화 경향을 막을 수 있는 힘이 다시 생기도록 우리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양승조 의원 질문에 대해 답하겠다.
박정희 시대에 대한 평가, 박정희의 리더십과 정치경제학적 함의에 대해서 연구했다. 지도자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역사에 따라 바뀐다. 민주주의와 인권이 강조되던 시대에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더더욱 문제가 많았다. 지금은 민주주의와 인권이 많이 신장되었는가 하면,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지고 국민의식의 통합이 어려워지니까 박정희 시대의 향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는 과거사 정리와 연관되는 문제인데 과거사를 정리할 때 가능한 냉정하게 해야 한다. 제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박정희 대통령은 부국강병의 신념과 철학은 확고했다. 산업현장을 무수히 돌았고 노동자를 직접 만나는 등 실시로 점검을 했다. 그래서 이 빈곤한 나라를 새로운 부국강병의 토대로 세우려는 의지와 정책 수단은 매우 투철했다.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쉽게 간단히 해석할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동시에 비록 경제성장은 이뤄졌으나 불가피한 선택이었을지는 모르겠으나 너무나 지역적 편중이 심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편차가 심하고, 정경유착이 심하고, 여러 제도적 투명성이 약했고 등등의 부작용이 우리에게 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경제적 새로운 업그레이드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평가도 좀더 날카로워질 것이다. 지금은 대중들이 그때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과거사 정리가 엄격하게 학문적으로 시행되면 될 수록 성취된 평가와 함께 잘못된 것에 대한 객관적 평가도 같이 가기 때문에 시기를 두고 보면 경제성취에 대한 평가도 현재 대중이 느끼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공정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떻게 되든 간에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지역적 불균등 발전을 가져오고, 인권유린이 너무 극심한 것, 모든 것이 한사람에게 집중된 것 등에 대해 훨씬 냉정한 비판적 인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이 우리 역사 과거사 문제의 핵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항상 양쪽이 있기 마련이지만 양쪽을 잘 겸비하면서도 근본적인 무게중심을 어디에 둘 것이냐 하는 것은 미래를 지향하는 눈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게 보면 박정희 시대는 다시 반복될 시대라기보다는 분명히 청산하고 넘어가야 할 대상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본다.




2005년 5월 31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