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상임중앙위-기획자문위-원내대책회의 연석회의 결과 브리핑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317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일 시 : 2004년 12월 3일(금) 10:30
▷ 장 소 : 국회 기자실
▷ 브리핑 : 김현미 대변인

◈ 브리핑 내용
어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여야가 11월 12일에 합의한 사안인데 무산이 되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지난 9월에 여야는 국회 파행 이후 11월 12일에 본회의에서 표결처리 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국회를 파행시킴으로써 20일이나 늦어진 것이다. 어제 한나라당이 공정거래법개정안을 의사일정으로 올리는 것조차 합의하지 않았기 때문이 본회의가 개회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과반수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고 둘러대는 것은 책임전가이다. 어제 사태는 한나라당이 여야 합의한 내용을 파기한 데서 온 것이다. 이것은 정치적 배신행위이고 신의를 파기한 것이다. 이러한 한라당의 행태에 대해서 우리는 절대 용납할 수가 없다.
한나라당이 선진화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제안 했다. 내년에 당명을 바꾼다든가 하겠다고 선언을 했는데 이런 기본적인 정치적 신의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선진화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연목구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선진화가 아니고 후진화이며 파행화이다. 지금 한나라당이 바꾸어야 할 것은 당명이 아니다. 마음을 바꾸고 머리를 바꾸고 태도를 바꾸지 않고 당명만 백번 바꾸어봤자 도로아미타불이 될 것이다. 당명과 의식, 양식, 마음, 생각, 의원들까지 모조리 바뀌어야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선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당은 오늘 아침회의를 통해서 이제 한나라당과의 대화와 타협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심각하게 회의하지 않을 수없었다. 그래서 지금 남아있는 경제민생 관련 법안을 포함한 개혁법안들을 각 상임위에서 집중적으로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상정이 되지 않은 법안들은 상정을 하고 소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법안들은 소위원회 의결을 끌어내고, 소위원회 의결이 끝난 법안들은 전체회의에서 의결을 끌어내는 것으로써 집중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 일환으로 오늘 국가보안법을 상정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이 무조건적으로 거부하는데, 국회의원이 법안을 개정하는 문제에 대해서 논의조차 봉쇄하는 것은 의회주의 원칙을 파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헌법을 파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국회의원은 헌법에 법안을 개정하거나 제정할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 국회의원 162명이 폐기하기로 결의한 안 자체를 상정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입법권에 대한 침해이다. 한나라당이 말로만 헌법을 지킨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것과도 정면으로 모순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제 국민연금법, 민간투자법 등 3대 경제민생법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태도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한나라당 생각의 근저에는 ‘경제가 망해야 한나라당에 좋다’는 의식이 깔려 있다고 본다. 한나라당은 이미 7년전에 IMF로 경제를 망친 전력이 있다. 그런 한나라당으로서는 지금 우리 경제가 좋아지고 내년에 우리 경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내수문제가 해결되서 내수경제가 살아나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일 것이라고 저희도 짐작해 왔지만, 어제 3대 법안을 대하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한나라당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경제가 망하고 나라가 망해서 국민들이 현 정부에 대한 불신과 원망이 높아지는 것을 고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한나라당의 속마음을 읽게 하는 것이었다. 한나라당에게 7년 전에 나라를 망친 것에 대한 원죄적 부채감이 있다면 다시금 나라가 어려워지게 하는데 골몰하지 말고 경제, 민생을 살리는데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
한가지 소회를 말씀드리겠다. 어제 저녁에 1시쯤 집에 가는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네다바이를 당했다’는 것이었다. 네다바이라는 단어가 왜 머리에 떠오르는지 사전을 찾아보았는데 일본말이었다. ‘가짜 돈뭉치 따위를 보이거나 맡기는 따위의 수법으로 교묘하게 남을 속여 금품을 빼앗는 일’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 말은 속어로 많이 쓰는데 그런 행태에 대한 얘기이다.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우리가 네다바이를 당했다고 하는 제 심정이 이 단어의 원래 뜻과 많이 일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는 ‘한나라당은 기름만 많이 먹고 헛바퀴가 돌고 있는 고물차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 아시겠지만 이번 정기국회에 들어서서 한나라당은 국가인권위원, 예결위 결산소위원장, 어제는 국회 도서관장까지 차지했다. 뜻대로 했다. 우리에게 합의한 문서를 보여주면서 ‘회의가 열릴 것이다’ 등등의 가짜 뭉치를 보이면서 교묘히 우리를 속여서 많은 자리를 차지했다. ‘그래서 배부르십니까’ 묻고 싶다. 더 이상 그렇게 국민을 속이는 정치를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 한나라당은 아마 지금 일주일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나라당 대변인이 브리핑 하는 것을 들었다. 여러가지 토론을 제안했다. 지도부와 상의를 해야겠지만 지금 토론할 시점인지? 한나라당이 국회 의사일정을 지연하는 여러가지 방법 중의 하나가 토론이다. 진짜 토론을 해야 될 시점에서는 토론을 기피하고 법안을 통과시켜야 될 시점이 돌아오니까 토론을 하자고 한다. 이것은 한나라당의 전형적인 시간 끌기 작전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일주일 동안 무슨 토론을 해서 무슨 법안을 만들어서 통과시킨다는 말인가? 언제 할까, 누가 할까, 몇 시에 할까 하면 일주일은 금방 간다. 우리는 한나라당의 속셈을 다 알고 있다. 국민이 우리당을 과반수로 만들어 준 그 뜻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우리들의 책임에 대해서 통감한다. 그러나 무작정 의사일정을 지연시키고, 도망 다니고, 회피하고,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고, 우리 앞에 가짜 뭉치를 흔들면서, 챙길 것 다 챙기고 시간만 끌자는 한나라당의 작태에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다. 오늘부터 각 상임위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민생개혁 법안 통과에 매진할 것임을 여러분 앞에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2004년 12월 3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