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만능 민원 해결사인가.
한나라당 소속 일부 서울시의회 의원을 포함한 소위 ‘수도이전 위헌 헌법소원 대리인단’의 신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은 우리나라 최고상위법인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헌재를 희화화시킬 우려가 높다.

헌법소원을 낸 이들 대리인단은 ‘자신들은 정치적 목적이 없다’고 정치적 의도를 극구 부인한다. 한나라당 소속 서울시 시의회 의원들을 대거 포진시키고도 정치적이 아니라니 이런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이 있는가.
그러면서 대리인단의 변호사는 ‘특별법 전체가 부실조문의 잡화상이요. 위헌조항의 백화점’이라고 표현했다. 냉정한 법률용어라기보다 매우 선정적이고 선동적인 대국민 광고문안이다.
헌법소원의 목적이 개별조문의 위헌여부보다는 행정수도이전 자체를 저지하려는 정치적인 의도를 깔고 있다는 반증이다.

대리인단은 정치적으로 한나라당이나 일부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공언하는 것이 더 솔직하지 않을까. 신행정수도 건설로 인해 일부 수도권 주민이 입을 수 있는 경제적불이익을 헌법상의 기본권 침해라고 보는 것은 무리를 넘어 억지주장이고 생떼다.

이런 식으로 헌소를 제기하려면 입법권에서부터 모든 행정권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 부모의 잔소리를 들은 코흘리개 아이도 헌재에 가서 기본권 침해받았다고 헌소를 제기할까 두렵다.

헌법소원이 아니라도 합법적인 길은 열려져 있다. 국회에서 결정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은 국회의원 10명만 서명하면 폐지법안이나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다. 국회의 해당 상임위원회에 입법청원을 할 수도 있다.
굳이 이런 정상적인 방법을 외면하고 헌법소원을 들고 나온 것은 소모적인 정쟁을 야기할 뿐이다.
신행정수도 건설은 정책사안이고 일종의 통치행위이므로 헌법재판소가 다룰 일이 아님을 거듭 강조한다.


2004년 7월 13일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이 평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