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제 당신이 밤새 뒤척인 것을 알고 있다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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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어제 서울고등법원이 ‘안풍’ 사건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강삼재, 김기섭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이후 대다수 국민의 관심은 과연 그 돈의 출처가 어디인지에 쏠리고 있다.

강삼재씨의 주장을 법원에서 거의 그대로 인정한 이번 판결은 천억원대의 엄청난 괴자금의 출처가 김영삼 전 대통령이라는 심증을 갖기에 충분하다.

어제 우리가 주장한대로, 그리고 다수 국민의 바람대로 이제 공은 YS에게 넘어갔다. 강삼재씨가 주장한대로 94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청와대에서 직접 전달했다면 그 돈의 출처가 어디인지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 더구나 YS는 그간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금융실명제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았는가.

그러나 어제 오늘 YS가 보여준 태도는 정말 실망 그 자체다. 아무 말 없이 그저 배드민턴만 쳤다는 보도나, 밤새 푹 잘 잤다는 한마디 소감이나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투다.

배드민턴을 칠 때 자기 쪽으로 넘어 온 공은 네트 너머로 넘겨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실점이다. 진다는 얘기다. 법원과 강삼재씨가 넘겨준 공을 받아치지 않으면 YS가 진거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법원의 판결이 사실이라면 진실을 밝히고 국민께 용서를 구하라. 아니라면 그 근거를 제시하면 될 일이다.

푹 잤다는 YS의 말은 믿을 수도, 믿고 싶지도 않다. 나는 그가 밤새 뒤척거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진실을 고백하고 두 다리 쭉 뻗고 숙면하시길 빈다.


2004년 7월 6일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김 갑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