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성명]대통령 탄핵기각 판결에 부쳐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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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탄핵기각 판결과 더불어 한 시대가 물러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공식적으로 복권된 날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기각했습니다. 대통령을 몰아내려는 의회 권력의 쿠데타적 기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확정 판결했습니다. 민심의 판결이, 그리고 의회권력을 교체한 민심의 선택이 올바른 것이었음을 법적으로 재확인하고 역사의 기록으로 봉인한 것입니다. 지난 두 달여간 우리 사회를 분노와 저항과 희망의 함성으로 들끓게 만들었던 탄핵 정국은 이렇게 종결됐습니다.

우리는 국정 혼란과 국가적 위신의 추락이라는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면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우리 사회의 엄청난 잠재적 에너지를 확인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한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을 다시 한번 되새겼습니다.

지난 40여년간 이 땅을 지배해 온 억압과 강권의 정치, 수구와 냉전의 정치, 대립과 분열의 정치, 부정과 부패의 정치가 역사의 뒷장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오늘 판결은 단순히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을 확인하는 사법적 절차에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5.16 쿠데타 이후 이 땅을 지배해 온 낡은 정치 세력 전체에 대해 역사의 법정이 마지막으로 내리는 퇴장선고인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달라져야 합니다.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낡은 정치의 퇴장과 더불어 우리 정치는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합리의 토양위에서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정치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합니다. 어떤 가치를 어떻게 보다 효율적으로 창출할 수 있느냐를 두고 경쟁하고 협력하는 상생의 정치(Win-Win Politics)가 만개해야 됩니다. 이런 미래지향적 정치가 가능하려면 과거의 낡은 유산과 깨끗이 단절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은 대통령 탄핵이 불러온 엄청난 국가적 손실과 혼란에 대해 역사와 국민 앞에 진실하고 겸허하게 반성하고 사죄해야 합니다. 지금의 경제상황을 남의 탓으로 돌려선 안 됩니다.

이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실질적인 임기가 시작됩니다. 열린우리당은 4.15 민의를 하늘같이 받들어 책임 있는 집권 여당으로서 시대적 과제인 개혁과 민생안정을 위해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민주주의는 국민적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모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참여하는 역동적인 국민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경쟁력입니다. 이제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 반드시 잘사는 나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2004년 5월 14일
열린우리당 대변인 박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