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유령을 불러내고 있다. 이른바 거여견제론이다.

안개처럼 퍼뜨리는 견제론은 다시 한번 쿠데타의 꿈을 완성할 거대한 힘을 달라는 소리에 불과하다. 대통령을 완전히 끌어내리고 권력찬탈을 완료하겠다는 말이다. 박근혜 대표의 총선 후 미, 북 방문 공언은 사실상 대통령 시늉을 하는 것이다.

‘거여견제론’은 ‘대통령 축출론’이요, ‘탄핵세력 합리화론’이요 ‘거야부활론’이며 ‘쿠데타 정당화론’, ‘수구정치 복권론’이다.

최근 한나라당이 보이고 있는 일련의 모습은 여당에 대한 견제의 방법이 어떤 것일지를 짐작케 한다. 망국적 색깔론과 지역주의, 그리고 독재자에 대한 몰역사적 향수 부추키기다. 네거티브 선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거여견제론’은 어느 것도 하지 않으면서 의회쿠데타 원죄를 모면하고 자신들의 몸집을 그대로 유지해 보려는 국민 기만술수다.

한나라당이 100명에 가까운 탄핵의 주역을 다시 공천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국민을 우습게 아는 이들이 다시 국회에 입성한다는 것은 상상 만해도 끔찍하다.
이들에 대한 재공천은 17대 국회에서도 “국민을 상대로 계속 싸우겠다”는 선전포고에 다름 아니다. 한나라당은 견제를 말할 자격조차 없다.


견제와 균형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집단끼리 쓸 수 있는 말이다.
탄핵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최소한의 상식마저 저버린 행위였기 때문이다.

우리당의 희망은 세계에 비웃음이 된 의회독재를 교체해 달라는 것이다.
국회에서 쿠데타를 영원히 추방할 수 있는 힘을 달라는 것이다.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의석을 간절히 원하는 것이다.
일하는 국회, 무 정쟁 국회, 민생경쟁 국회를 만들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우리당은 두려운 마음으로 국민을 받드는 정당이다. 그래서 국민의 견제를 받겠다고 다시 한번 결의 한다. 차떼기당의 견제를 단호히 거부한다. 우리당은 약속한 대로 17대 국회가 시작되면 ‘국민소환제’를 도입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실체도 없는 견제를 말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국민의 견제를 받겠다는 다짐부터 해야 한다. 국민소환제를 수용하라는 얘기다.


2004년 4월 9일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이 재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