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선대위원장 기자회견 내용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236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일시 : 2004년 4월 6일(화)
장소 : 해운대갑 선거사무소

❍ 모두 말씀

부산에 내려오니 완연한 봄이다. 봄과 함께 부산 시민에게도,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희망이 올 수 있었으면 한다. 나아가 우리당도 희망이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걱정 때문에 오늘 부산을 방문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산과 경남에서 국정안정의석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긴장과 불안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다. 몰려오는 걱정에 대해 부산 시민에게 호소하기 위해 내려왔다.
첫째, 우리가 안이하게 생각하고 내부가 해이해져 온 것이므로 누구를 원망할 수는 없다. 일부 시민들은 교만해 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한다. 지적을 달게 받겠다. 어르신 관련 발언은 명백한 잘못이다. 거듭 사죄드린다. 저는 다른 말씀드린다. 4월 15일 60~70대 어르신들이 투표장에 제일 일찍 가셔서 투표해 달라. 그럴만한 경륜을 갖고 있는 세대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위해 애쓰셨을 뿐 아니라 아들, 딸들을 키우느라 노심초사해 온,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세대다. 제일 먼저 투표하고 돌아오셔서 투표를 게을리 할지 모르는 20~30대를 채근하고, 미래와 연관된 이번 총선에 적극 참석하도록 독려해 달라. 잘 하겠다. 정말 노력하겠다. 다시는 안이한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 탄핵이라는 폭거에 대한 반사적 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어느새 허리띠를 풀러놓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회한을 말씀드린다. 거듭 잘 하겠다고 말씀드린다.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의 행태에 대해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돈 선거, 지역주의, 파괴적이고 증오심에 가득 찬 냉전적 색깔론 등 이 세 가지가 우리 과거를 어둡게 했다. 지난 연말 정개특위와 우리당의 노력으로 정치개혁법이 통과되고 나서 돈 선거는 더 이상 국민이 허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나머지 두 가지에 대해서는 우려된다. 신지역주의, 신색깔론을 들먹이고 있다.
저는 박근혜 대표와 박정희 전대통령은 서로 다른 독립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이 합리적 보수세력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바란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특정 지역에서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복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의심을 버릴 수 없다. 또한 육영수 여사에 대한 그리움을 상기시키며 옛날 좋았던 시절의 지역주의 감정을 불러일으킴으로써 과거로 돌아가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둘째, 색깔론이다. 연좌제적 색깔론을 노무현 대통령과 저한테까지 확장시키고 있다. 월간조선이 처음 얘기하고, 전국 각 지역에 불법 유인물이 배포되고 있다. 박근혜 대표는 네거티브 전략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평가하고자 한다. 그런데 전여옥 대변인은 색깔론을 주장한다.
이는 대한민국 21세기에 걸맞지 않는 것으로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정책선거, 인물선거로 가야 한다. 그렇게 하자. 그러려면 현재의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 항아리가 구멍 나 물을 채울 수 없다. 탄핵을 철회해야 한다. 정치를 정상적으로 복원시키고 그 토대 위에서 정책, 인물 경쟁으로 갈 때, 누가 국정을 안정시킬 수 있고 민생을 안정시키고 한반도 평화와 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지 경쟁할 수 있다.
부산과 경남에는 신지역주의와 신색깔론의 영향이 미쳐서는 안 된다. 부산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출발이다. 3.15 부정선거에 대한 궐기가 부산과 마산에서 있었다. 4.15 총선은 4.19 혁명으로부터 시작된 민주주의의 완결이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부산은 유럽으로 가는 철의 실크로드 출발점이자 관문이다. 우리 아들, 딸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이번 4.15 총선이 부산에서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 평화개혁세력이 국회의 다수가 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



❍ 질의응답
문 : 노풍(老風)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으로써 탄핵 철회를 거론하는 것인지?

답 : 그렇게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 국면전환용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다. 정치가 안정돼야 정책경쟁을 할 수 있다. 과거 군사정권 하에서는 ‘민주 대 독재의 싸움’ 이외의 것은 국민의 귀나 마음에 다가가지 않았다. 오늘 정치를 불안하게 만드는 근본 요인은 탄핵이다. 대통령이 권한과 책임이 없는 비정상적 사태가 계속된 상태에서 정책경쟁을 한다는 것은 구멍 뚫린 항아리이다. 정동영 의장은 기본 입장을 얘기한 것이다. 우리는 탄핵은 의회쿠데타이며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합의에 의해서 철회할 수 있다면 그 토대 위에서 정치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 그러고 나면 정책 경쟁을 할 수 있다.

문 : 국민소환제에 대해 설명해 달라.
답 : 3.12 탄핵이라는 폭거를 보며 좌절했다. 우리의 민주주의 수준에 대해 참담했다. 대의제가 현대 민주주의의 한 골간이지만, 심각한 훼손과 한계가 있다. 서청원 의원 석방결의안을 보며 참담했다. 그래서 대의제도에 일정한 제한을 가해야 한다. 그러나 엄격한 조건이 있어야 한다. 임기 시작한 첫 해와 마지막 해는 국민소환을 안 했으면 한다. 또한 부패와 비리에 관련된 범위 내에서 국민소환제를 실시했으면 한다. 대통령은 국회가 탄핵했는데, 국회의원들을 탄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윤리위원회가 있지만 국회의원들의 동업자 의식이 있어서 안 된다. 주권을 갖고 있는 국민들이 해야 한다.

문 : 전국과 부산경남 예상 판세 및 목표 의석수는?
답 : 긴장하고 있다. 우려하고 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에는 부산경남에서 실질적 국정안정의석을 채울 수 있는 큰 부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걱정이다. 새롭게 시작하겠다. 선거가 열흘 남아있으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자세를 바꾸면 ‘새로운 정치를 하라, 지역주의를 넘어가자’라는 부산 시민들의 본래 분위기가 되살아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최초의 의미있는 전국정당을 만들 수 있다는 의의를 말씀드리고 싶다. 분열적 지역주의라는 망령이 일부에 의해 슬그머니 군불 떼 듯 되살아나고 있다는 걱정이 든다. 국정을 안정시켜야 한다. 박근혜 대표가 거대여당 견제론을 얘기하는 데 그만 했으면 한다. 이제 상황이 바뀌어 거대 한나라당 부활이 더 걱정이다. 지난 1년간 우리를 지나치게 견제했다. 그 결과 투쟁과 갈등과 정쟁 뿐이었다. 정쟁으로 정치권에 먼지가 뿌옇다.

답 : (조성래 지부장) 우리당은 전국적으로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통합 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지금 한나라당이 말하는 거여견제론은 허상에 불과하다. 실제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등장 이후 새로운 지역주의가 되살아나고 있고 이 지역주의 바람과 함께 부산경남, 대구경북에서 우리당 후보들은 대단히 고전하고 있다.
당초 선거를 시작할 때 가졌던 목표는 과반수였다. 탄핵정국 이후 과반수 의석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신지역주의의 등장과 함께 과반수 의석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가 가졌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거여 견제라는 허상을 무너뜨리고 국정운영을 위한 안정의석, 과반수 의석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 그러나 이 노력이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반영될지 다소 걱정하고 있다.

추가 답변 (김근태 선대위원장)
공식적으로 과반수를 목표로 한 바는 없다. 우리의 목표는 제 1당이다. 우리는 제 1당이 된 적이 한 번도 없다. 기득권 세력이 늘 기득권을 넘었다. 사석에서는 과반수를 희망한 적도 있지만, 과반수를 공식 목표로 정한 적은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과반수가 아니다. 국정안정 의석이다. 노력할 테니 시간을 주시고 격려해 달라. 특히 부산시민 여러분이 격려해 달라.

문 : 일부 당원들이 논하는 당의 정체성 문제(잡탕론, 분당론 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 : 순결주의에 반대한다. 정치활동을 하는 것이지 종교운동이나 사상운동이 아니다. 우리는 감정이 있고 욕망이 있는 사람들로 모여 있다. 함께 하는 과정에서 이견과 욕망의 충돌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을 모아나가는 것이 민주주의의자 민주대연합이라고 믿는다. 다르지만 함께 하는 것이 민주주의 관용의 정신이다.
분노한다. 잡탕론, 분당론은 결벽주의로부터 온 것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고 정치권의 기본 원칙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2004년 4월 6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