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당의장 대구지역 기자간담회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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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일시 : 2004년 3월 26일 오전 11시 30분
장소 : 대구 그랜드호텔

□ 정동영 당의장 모두 발언

이제 280만 대구시민 앞에 자부심을 갖고 선택의 대안들을 소개해 올렸다. 이분들이 대구의 변화를 주도해낼 견인차들이다. 안심하고, 자부심을 갖고 선택해도 대구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 잘한 선택이 될 것이다. 그동안 걸어온 길로 봐도, 지금 일하고 있는 전문분야를 봐도 대구의 열두 분, 이재용, 이강철, 김정호, 서중현, 김태일, 윤덕홍, 조인호, 배기찬, 김준곤, 권영우, 박선하, 윤용희. 교수, 변호사, 정당인, 청와대 관료, 교육부총리, 민주화운동, 지방자치단체장 등 각 분야를 막론하고 정치개혁 열정에 불타고 있는 이 열두 분의 후보가 지난 20년 정체한 대구 정치를 바꿔낼 것으로 확신한다.

한계론과 경쟁론을 말씀드린다. 한계론은 이제 대구가 더 이상 갈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바꾸지 않으면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다. 모두 앞으로 뛰어나가는데 대구도 다시 새롭게 전열을 정비하고 전진의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 지역발전의 한계에 부딪힌 것은 명백하다. 그동안 대구에서 비전의 대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쟁할 필요없었다. 지역구도의 틀속에서 지역주의만 자극하면 무투표나 다름없는 후진정치의 틀속에서 부패정치와 나태, 안일이 자라났다. 그 결과가 차떼기 정치, 탄핵 강행 정치, 반역사의 정치로 나타났다.

일본의 나고야는 유명한 섬유도시였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속도에 맞춰 재빠르게 레저, 관광, 컨벤션을 중심으로 한 교통중심도시로 거듭 태어났다. 50층 쌍둥이 빌딩이 상징하는 나고야의 오늘이 그들이 산업구조의 변화에 맞춰 발빠르게 대응했음을 상징한다. 토요타 본사가 51층 나고야 상공에 있다. 대구 12분 후보는 대구에 쌍둥이 빌딩을 세워 여기에 대구의 행정, 산업, 가능성을 모두 한자리에 모으는 비전을 만들고 이것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국회에 진출하면 힘을 모아 추진하겠다는 설계도와 각오를 갖고 있다. 대구 시민은 분명히 정체와 퇴보, 차떼기와 탄핵 대신 쌍둥이 빌딩의 비전과 미래를 선택할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도, 정치도, 시장도 경쟁이 없으면 퇴보한다. 이제 대구 정치도 경쟁의 정치로 바꿔야 한다. 날로 줄어드는 인구, 날로 뒤로 처지는 지역 총생산(GRDP). 16개 시도 중 꼴찌를 벗어나기 위해 경쟁의 정치로 돌입해야 한다.

80년대 후반 영국에서 잠깐 공부한 적 있다. 그때 머물던 시골도시는 20세기 초반까지 세계 3대, 4대 조선도시로 꼽히던, 번영했던 도시였다. 제가 갔을 때는 유럽에서 가장 낙후되고 못사는 도시였다. 바닷가는 범죄의 소굴로 자리잡았다. 10년쯤 후에 다시 찾았을 때는 천지개벽해 있었다. 범죄의 소굴로부터 유럽최고의 관광명소, 휴양지로 탈바꿈해있었고 영국 콜센터산업의 심장부로 자리잡아 있었다. 지역의 비전을 선도하는 리더가 있고 경쟁하는 정치가 있으면 10년이면 천지가 개벽한다. 1991년 상해 포동은 황무지 갈대밭이었다. 10년 뒤 상해는 아시아 금융과 물류의 허브, 중국의 견인차, 심장부로 탈바꿈했다. 지난 20년 대구는 변화가 없었다. 대구를 책임진 사람은 누구였나. 시장, 구청장, 국회의원. 무엇을 했는가. 차떼기, 탄핵안에 앞장섰다. 대구가 그들을 자랑스러워할 수는 없다. 이제 변화를 선택할 때이다.

변화의 내용은 두 가지다. 부패정치, 지역구도 두 가지를 깨고 나오면 한국정치는 업그레이드된다. G10, 선진국클럽 가입의 희망과 비전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 지역주의와 부패정치를 깨뜨리는 전진기지가 대구가 될 것이라 믿는다. 1907년, 쓰러져가는 나라를 살리기 위해 금연, 금주, 절미 운동을 통해 평화적이고 자발적인 국채보상운동을 시작한 전진기지가 대구였다. 또 1915년, 조선국권회복단을 만들어 본부가 설립된 곳이 대구였다. 애국애족의 본산지, 산업화의 본산지, 민주화운동의 성지였던 대구가 이제 21세기 변화의 중심에 서길 간절히 바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질의응답

문 : 대구 12명, 경북 15명 후보를 모두 공천했다. 인터뷰를 통해 120석, 130석 정도면 안정의석이라고 밝혔는데 대구 경북 지역의 목표 의석수는.

답 : 대구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이재용 본부장과 이강철 위원장에게 책임질 수 있는 목표가 얼마냐고 물었더니 과반수라고 했다. 절반 의석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현실적 희망을 갖고 있다. 의석수를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의석을 희망한다. 지난 1월과 2월까지는 탄핵 저지, 개헌 저지 의석을 최소의 목표이자 현실적 목표로 설정했었다. 터무니없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의회 쿠데타를 저지른 비상시국 속에서 우리가 확보해야 할 것은 4월 15일 이후 노무현 정부를 확실하게 뒷받침할 국정안정의석이다.

우리에게 안정의석을 주면 투쟁의 정치, 정쟁의 정치를 종식시키고 정책, 비전 중심의 정치로 넘어가겠다. 누가 대구를 잘 살릴 수 있는지. 지난 20년간 속수무책으로 낙후되어 온 대구의 경제를 어떻게 미래를 향해 재발진시킬 것인지. 대구출신 의원과 중앙당이 함께 힘을 합쳐 노력하겠다.

문 : 요즘 기분이 어떤지 궁금하다. 전국을 순회하면서 파악한 민심은 어떤지.

답 : 좀 불안하다. 두렵기도 하다. 당에서 회의할 때마다 몸을 낮추라고 말한다. 겸손하고 절제하자고 말한다. 우리는 의회 쿠데타에 분노하면서, 동시에 분노하는 민심을 담아내는 그릇이 되기 위해 스스로 돌아보고 노력하려 한다.

민심의 핵심은 민주주의와 민생이다. 3월 12일 의회폭거가 CNN을 통해 1시간 10분 이상 전세계 안방에 생중계됐다. 대한민국 이미지는 형편없이 구겨졌다. 외국에 물건 팔러 나간 기업관계자들이 바이어를 만나기 창피하다고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왜 한국에서는 의장석을 놓고 싸우는지,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외국인의 눈에는 굉장히 기이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국가 이미지 상처를 입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죄인이다. 힘이 모자라 막지 못했지만 국익에 심대한 손해를 끼친 책임자들이다. 국민 앞에 늘 죄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가뜩이나 어려웠던 민생경제가 비상한 상황속에서 더 나빠지고 흔들리지 않도록 여당으로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이다. 민심도 바로 민주주의와 민생을 지켜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야당에 대해 한마디 하겠다. 정말로 새롭게 태어나기 바란다. 정체를 새롭게 정리정돈하기 바란다. 그래서 건전한 보수정당으로서 정책경쟁에 나서야 한다. 싸움질하는 정치를 영원히 끝내고 어떻게 선진국 문턱을 넘어설지 고민하고 경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다른 것은 몰라도 국민이 분노하는 탄핵 쿠데타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한다는 말은 있어야 미래로 가는 진정성이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면 국민들은 수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 : 동대구 역세권개발에 관한 자료를 나눠줬다. 선거때가 되면 공약이 많다. 동대구 역세권 개발이 잘 되면 대구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답 : 열린우리당에 힘이 생기면 대구를 위해 쓸 것이다. 참여정부의 국정목표의 핵심은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다. 로드맵은 이미 작성되어 있다. 중앙에 있는 핵심기관과 공공부서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작업이 연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 일을 할 사람은 여당이다. 대구에 여당이 생기는 것은 국가균형발전에서 대구의 몫을 확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대구 역사를 쌍둥이 빌딩으로 만들겠다는 비전과 설계도에 대해 이강철 위원장이 좀 더 설명할 것이다.

이강철 위원장 : 그제 이 문제로 대구 시장을 만났다. 총선이 끝나면 역세권 개발추진단을 구성하겠다고 했다. 역세권 개발은 1993년부터 이미 시작했다가 IMF로 중단된 것이다. 시장이 건교부 장관을 만나 대구 고속철 구간 문제가 처리 되는대로 용역을 하겠다고 약속을 받았다. 총선이 끝나면 대구시장이 주체가 되어 남은 문제를 마무리하고 용역에 들어갈 것으로 생각한다. 쌍둥이 빌딩 재정문제는 전문가 추산에 의하면 약 5000억 정도 든다고 한다. 건축비가 3500억이고 주변 개발비용으로 1500억이 소요된다고 한다. 3000억은 중앙정부에서 지원할 것이고 2000억은 입주자들 부담으로 하면 재정은 충분하다.

문 : 얼마전 당에서 “총선과 대통령의 재신임과 연계하겠다. 그 선은 130석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아직도 같은 생각인지.

답 : 노대통령은 재신임과 연계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 해소라는 말을 썼다. 재신임과 연계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연계와 해소는 다르다. 해소는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 결과를 가지고 재신임에 대한 약속의 해소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것을 국정안정이라고 말씀드린다. 우리는 전체 의석의 16%를 갖고 있었다. 84%는 야당과 무소속이 갖고 있었다. 16% 의석으로 국정을 이끌 수 없다. 지난 1년 여당은 있으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총선에서 우리가 안정의석을 확보하면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은 곧 재신임 약속에 대한 해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문 : 대구경북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근혜 효과가 드러난다. 박근혜 대표를 정치인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 대구경북에서 미치는 효과 등을 감안해 전반적으로 말해 달라.

답 : 야당 대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것을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말씀한 것을 주목한다. 새로운 정치는 과거 최병렬 대표때까지 했던 정치와는 다른 정치를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최병렬 대표시절까지를 구정치로 규정한다면 새로운 정치의 내용은 무엇인가. 궁금하다.

최근 민생현장 방문 등은 바람직한 행보이고 계속 하시기 바란다. 동시에 알맹이와 내용도 확실히 해주길 바란다. 최 대표도 전에 민생으로 경쟁하는 총선을 치르자고 저에게 말씀했다. 말은 그랬지만 행동은 탄핵 쿠데타로 나타났다. 결과가 잘못됐다. 새 대표가 새 정치를 하겠다는 내용과 알맹이를 말해주기 바란다. 첫째로 지역주의를 절대 부추기거나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저는 이번 선거는 선거가 아니라 역사라고 한 어느 지식인의 말을 감명 깊게 들었다. 4․15선거가 단순한 선거가 아닌 역사가 되도록 도와달라. 같이 노력해야 한다. 역사가 된다는 것은 이 선거를 통해 지역주의의 덫이 깨지고 부패정치의 늪에서 탈출하는 것을 뜻한다. 지역주의와 부패정치를 청소하는 4․15역사를 만들기 위해 같이 경쟁하고 노력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