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성서개구리소년 합동 영결식 정동영 당의장 애도사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405
  • 게시일 : 2003-11-11 00:00:00
대구에서는 더 이상 슬픈 일이 제발 일어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섯 소년의 어린 영혼들을 달래고 애도하는 글을 올리겠습니다.

애도사

설마하는 실낱같은 기대를 안고 11년 반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다섯 소년은 싸늘한 유골의 모습으로 가족 앞에 돌아왔습니다. 그 기다림의 시간이 유족 여러분께서는 아들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막막함과 한숨, 그리고 절망이었을 것입니다. 저희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철원이, 호연이, 영규, 찬인이, 종식이.

초롱초롱한 눈빛, 투정과 응석을 부릴 나이의 우리 아이들. 우리의 아이들이 마지막 순간에 맞닥뜨렸을 불안, 공포, 슬픔과 비명이 이 자리에 들리는 것 같아 말문이 막히고 가슴을 칼로 베는 것 같습니다.

깨물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의 아이들을 가슴 속 깊은 곳에 묻은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어른들인 저희가 죄인입니다. 누가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그렇게 참혹하게 빼앗은 것입니까. 천진난만한 우리 아이들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단 말입니까. 어른들인 저희가 부끄럽고 죄스럽습니다.

수많은 낮과 밤을 안타까움과 뜬 눈으로 보내셨을 유가족 여러분께 서약합니다. 이 세상 무엇보다 고귀한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빼앗아간 천인공노할 범죄자를 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죄 값을 치르게 하겠습니다.

다섯 아이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잃어버린 아이를 찾는 일을 국가와 사회의 책임으로 분명하게 규정하겠습니다. 실종미아 찾기 지원법률을 만들어 다섯 아이의 영령에 바치겠습니다. 아이를 잃어버린 가족의 슬픔을 덜어드리겠습니다. 그리하여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다시는 부모 가슴에 못을 박는 고통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유족 여러분, 비록 짧은 생이었지만 부모에게 큰 기쁨이고 큰 위안이었던 우리의 다섯 아이들이 정녕 보고 싶습니다. 종식이, 찬인이, 영규, 호연이, 철원이. 저 위 하늘나라에서 이 자리를 보고 있을, 미치도록 그리운 우리 아이들의 명복을 빕니다.

2004년 3월 26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