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당의장 부산지역 기자회견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560
  • 게시일 : 2003-11-11 00:00:00
일시 : 2004년 3월 23일 오후 12시 20분
장소 : 부산 민주공원 소강당

□ 정동영 당의장 인사말

죄인의 심정으로 찾아왔다. 부마항쟁 민주영령들의 정신이 깃든 이곳에서 헌정질서를 지키지 못한 죄를 고하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지혜와 용기를 주십사 빌었다. 오늘 아침 우리는 4․19 묘역에 가서 영령들께 고했다. 80년 5월 광주민주항쟁, 87년 6월 항쟁,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한 민주정신은 우리 가슴속에 살아 뛰고 있다. 3월 12일 국회에서 짓밟혔던 민주헌정질서에 대한 분노로 되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부마민주항쟁과 광주민주항쟁은 정신은 하나이면서 하나가 되지 못했다. 악마의 주술과 같은 낡은 지역주의의 틀에 갇혀 하나이면서 하나이지 못했던 시대가 이제 끝났음을 선언한다. 4․15는 선거가 아니라 역사다. 4․15 총선을 통해 하나일 수 없었던 부마와 광주의 정신이 하나로 통합되는 새로운 역사가 태어날 것이다.

3․12 의회 폭거 이후 전 국민의 분노 속에서 의회 쿠데타를 주도했던 193명의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막강한 독재 의회권력에 대한 국민의 견제로 일어난 자발적인 청원운동이다.

열린우리당은 17대 국회가 개회되면 앞으로 부패행위에 연루되거나 불법행위를 저지른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 주민투표로 그 직을 상실케 하는 국민소환제를 발의해 추진하겠다. 정략적 남용을 막기 위해 당선일로부터 1년과 임기종료 1년 이내에는 제한하되,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주권정신과 불의에 대한 국민저항권의 정신을 살려 국민소환제를 추진하겠다. 민주공원에서 엄숙히 고한다. 절대로 후퇴할 수 없는 국민주권시대가 이 땅에 확고하게 뿌리내렸음을 확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 질의응답

문 : APEC 유치가 부산의 핫 이슈이다. 총선이후 곧 개최지가 선정될 것으로 아는데.

답 : 부산에 오면 부산에서 개최하고 싶고 제주에 가면 제주 분들의 말도 일리가 있다. APEC은 3․12 쿠데타로 망가진 국가 이미지를 되살리는 중요한 자리이다. 제주도에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자연풍광이 있다. 국제무역의 수도로 발돋움하려는 부산에서 개최해 부산을 발전시키는 디딤돌로 삼는 것이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는 생각도 있다. 오늘 김혁규 지사가 부산 유치를 약속하고 가자고 했지만 이는 전문가에 의해 과정이 진행되고 판단되어야 한다. 열린우리당은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제주의 자원과 부산의 국가이익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고민하겠다.

문 : 공천탈락자, 불출마선언자, 비리연루자를 배제하겠다고 했는데 탄핵안 가결 이후 지역사회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인사들을 공천하려 한다는 우려가 있다.

답 : 우선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 그러나 우리의 원칙에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다. 일부 지역 단체장들이 탄핵을 주도한 정당의 당원으로 남을 수 없다고 하며 탈당하고 열린우리당 입당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그분들의 정치적 의사표시일 뿐이다. 입당 절차는 남아있다. 당에서 신중하게 처리할 것이다.

불출마 선언을 했다가 바꾼 분이 있지만 당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천이 확정된 분도 선관위에 적발되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례와 관련해서는 당의 클린선거위원회를 통해 공천취소 결정을 내렸다. 원칙에는 변화가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문 : 탄핵안 의결 이후 지지도 급상승이 돋보인다. 부산에서도 거의 전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의 여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목표 의석수가 있다면.

답 : 최근 지지도 조사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해 두려운 마음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런 엄청난 사랑과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고 있다. 민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정치의 대안세력, 미래세력으로서 자세를 가다듬고 내용을 채우는 노력을 하겠다. 총선전략과 목표의석수는 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이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다.

신기남 상임중앙위원 : 초심을 유지하고 낮은 자세로,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들의 지상명령을 받드는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선거전략이다. 예상 당선자 수는 처음에는 130석 획득을 통해 원내1당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현재는 그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에 대해 희망적으로 생각한다. 탄핵정국에서 헌정수호, 민주주의 수호, 국가 안정을 호소한다면 당초 목표보다 많은 의석이 가능할 듯 하다. 자력이 아니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국민을 배반하는 행위를 자행한데 대한 반사적 효과로 달성한 지지도이기 때문에 가변성이 있다.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만하지도 않고 계속 낮은 자세로 130석 플러스 알파를 꼭 달성하겠다.

문 : 총선 이후에 어떤 정치를 구현할 것인지.

답 : 당의 정체성과 정책의 지향점에 대한 질문인 것 같다. 실천적으로 정치개혁과 햇볕정책이라는 한 축과 따뜻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라는 사회적 지향점을 갖고 있다. 동시에 최근 청년실업, 신용불량, 제조업 공동화 문제 등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 힘으로 배제되고 소외된, 어려운 사람들을 보호하고 견인하는 정책을 따뜻한 가슴으로 펼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진보냐 보수냐는 이분법적 질문을 종종 받지만 이런 이분법적 분류는 90년대 이후 의미가 없다. 실용주의적 개혁, 개혁적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정의롭고도 경쟁력있는 나라를 건설할 것이다. 그동안 여의도 정치는 권력투쟁의 정치, 이해관계에 골몰하는 정치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모든 국민이 진저리치는 싸움의 정치를 정책경쟁의 정치로 변화시키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스스로를 미래세력, 야 3당을 낡은 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은 민생과 정책경쟁을 담당할 주역이라는 자부심에서 나온 구분이다. 17대 국회에서는 현장에 서있는 정치, 경제를 최우선하는 정치의 모습을 열린우리당이 중심이 되어 추구할 것이다.

문 : 야권에서 탄핵안 철회 주장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이부영 상임중앙위원 : 정치는 국민의 지지, 성원을 받아야 존립할 가치가 있다. 국민의 3/4 이상이 국회의원 193명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끌어내린 것이 잘못됐다고 하고 있다. 이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좀 낫다. 탄핵을 추진했던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하고 탄핵철회에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4․15 총선에서 그나마 국민의 일부라도 선택할 것이다. 늦었지만 그런 주장이 야당내에서 나오는 것은 보면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정치인이 그 당에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이철 후보 마무리 발언

당 지도부가 이렇게 부산 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것은 뜻 깊은 일이다. 오랫동안 이 나라 민주화에 헌신했고, 혁명적 분위기와 국민주권을 찾는 일마다 앞장섰던 부산시민이 민주화된 시대로부터 버림받아왔다. 반민족, 반민주 인사, 주민들로부터 대표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과 당이 부산시민의 대표로 대의기구에 들어가 부산을 지배해왔다. 이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혁명적 변화가 부산으로부터 발화될 것이다. 우리당 후보가 모두 힘을 합쳐 중앙당의 큰 지원 아래 부산 시민의 압도적 지지로 선거혁명의 진원지가 될 것이다.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 당이 나아가는 길에 애정과 박수를 보내준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이에 보답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부산의 변화와 발전,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엄청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2004년 3월 23일
열린우리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