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원내대표 광주 5.18 묘역 참배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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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일 : 2003-11-11 00:00:00
 김근태 원내대표는 5.18 묘역을 방문해 방명록에 “若無光州 是無民主”라고 서명하고 5.18 묘역에 참배했다. 참배후 지병문(광주남구)후보가 영령들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하고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최후지도부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박관현 당시 전남대학생회장의 묘비 앞에 묵념했다.
 현재 지역 언론사 기자단들과 간담회중임



민주주의의 전진은 멈출 수 없습니다
광주영령이시여!
저희는 오늘 부끄러운 고백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님들의 고결한 영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고백합니다.
저희들은 님들이 피 흘려 심은 민주주의의 새싹이 무참히 짓밟히는 것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또다시 백척간두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것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님들이 온몸을 던져 지키고자 했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에 아물기 힘든 상처를 내고 말았습니다.

통탄할 일이었습니다.
80년 5월, 영령들의 가슴에 총칼에 들이댔던 바로 그 군부 쿠데타 세력의 후예들이 또다시 반역의 주역으로 나섰습니다. 지난 3월 12일, 그들은 국회의사당에서 또 한번 거침없이 쿠데타를 저질렀습니다. 역사를 거스르는 일이었습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온몸을 내던져 막아서기도 했고, 목 놓아 울부짖어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소용없었습니다. 부끄럽게도 끝내 무기력하게 끌려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령들 앞에 씻지 못할 죄를 지은 역사의 죄인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더욱 가슴 아픈 보고를 드려야겠습니다.
80년 5월, 여러분과 함께 어깨 걸고 싸웠던 많은 분들이 이번에 반대편에 섰습니다. 그들은 ‘시대정신’을 거역했습니다. 어리석게도 역사발전의 화두로 떠오른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의 거대한 파도에 맞섰습니다. 낡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쿠데타세력의 후예들과 ‘더러운 동맹’을 맺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고 호소해보았지만 메아리 없는 외침일 뿐이었습니다.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이었습니다.

광주영령이시여!
저희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2일, 저들이 국회의사당에서 탄핵한 것은 이 나라의 ‘대통령’이 아니었습니다. ‘민주주의’였고, ‘광주정신’이었습니다. 그들은 5월 영령의 피와 땀으로 지키고 키워온 민주주의의 새싹을 무참히 짓밟았습니다. 그것은 80년 군부세력의 만행을 떠올리게 하는 폭거였으며 24년 만에 다시 벌이는 ‘야만의 광란’이었습니다.

다시 광주영령에게 보고합니다.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시민들이 민주수호의 장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광화문에서, 부산에서, 대전에서, 대구에서…. ‘야만의 광란’을 잠재우기 위해 50만이 모였습니다. 다시는 80년 5월과 같은 비겁을 되풀이 할 수는 없다며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나섰습니다.

약속드립니다.
저희가 파수꾼이 되어 민주주의를 지켜내겠습니다.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을 딛고 피워 올린 ‘민주주의’의 새싹이 아름드리 소나무가 되는 그날까지 다시는 5월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한치도 흔들리지 않고 전진할 수 있도록 몸을 던져 막아내겠습니다. ‘광주정신’을 지켜내겠습니다. ‘광주정신’을 찬란한 승리의 상징, 이 나라 민주주의의 자랑스런 상징으로 만들겠습니다.

광주영령이시여!
지켜보시고 도와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치욕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저희의 사죄와 반성의 결의를 받아 주십시오. 흔들리지 않는 민주주의의 철옹성을 세운 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2004년 3월 23일
열린우리당 민주수호 광주 순례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