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89차 고위정책회의 모두발언
제89차 고위정책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0년 12월 2일 09:00
□ 장소 : 원내대표실
■ 박지원 원내대표
어제 정보위가 열렸다. 정보위는 여야 간사 간에 합의된 내용만 발표되기 때문에 저에게 묻는 기자들에게도 일체 답변을 못 드려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런데 너무나 기상천외한 사진을 보고, 제가 한번 그려봤다. 제 미술실력이 나쁘더라도 이해해 달라. 이것이 인공위성에 나타난 북한 방사포 진지인데, 어떻게 그렇게 지혜가 좋은지 여기에는 하나도 안 떨어지게 했다. 이것이 대한민국 군인이다. 14발이 다 주변에 떨어졌다. 한 방이라도 실수해서 방사포 진지에 떨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공격을 했는데 어쩌면 북한에 이렇게 명중하지 못했을까, 이것은 특별한 지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3년 전에 자기들이 스스로 폐기했던 햇볕정책을 들면서 다시 과거정권의 안보 무능으로 돌렸는데 우리가 연평 서해교전 때 북한 함정을 어떻게 침몰시키고 어떻게 밀어냈는가를 생각하면서 ‘이명박정부의 포격은 어떻게 저런 좋은 재주를 가졌을까’하고 탄복했다. 그래서 우리는 실패한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 ‘비핵개방3000’과 함께 군의 적극적인 개혁, 반성 그리고 대국민사과가 있어야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존경할 수 있고 우리 국군을 사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보는 견해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제 발표된 한국국방연구원 동아시아연구원 한국리서치 설문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81.5%가 안보불안을 걱정하고 있고, 51.3%는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은 대결과 긴장국면으로 몰고 간 현 정부의 대북강경정책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절반이 넘는 우리 국민이 ‘이명박정부의 강경정책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모르면서 과거 정권을 탓하는 것을 이제 끝내야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영국작가 고든 토머스는 “어느 나라든 국가안보는 총구가 아니라 정보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는데, 우리나라는 시작부터 국가안보에 실패했다는 얘기가 되겠다. 컴퓨터 용량이 아무리 크고 좋아도 소프트웨어 하나가 잘못되면 먹통이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무기와 장비를 갖춰 국가안보의 하드웨어를 강화한다고 해도 수집된 정보도 제대로 분석할 줄 모르는 국정원과 군 수뇌부의 소프트웨어가 신통치 못하면 국가안보는 장담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금년 8월에 북한의 침공 정보를 입수하고도 그대로 흘린 사실이 언론을 통해서도 알려졌다.
오늘부터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가 시작된다.
과거처럼, 또 의심 잘하는 한나라당에서는 ‘민주당이 계수조정소위 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계속 파행으로 몰고간다’고 얘기했지만 우리는 어제 계수조정소위 위원명단을 제출하고 오늘 아침에도 저와 조찬간담회를 하면서 여러 의견을 교환했다.
우리 민주당이 계수조정소위에 임하는 자세는 ‘한 푼이라도 삭감하면 국민이 이익이다. 4대강 예산 삭감해서 국방, 민생예산으로 전환시키면 국민 이익이다’라고 생각하고 그런 자세로 임할 것이다. 예산은 All or Nothing가 안된다. 제 고향이 진도인데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위원들에게 얘기했다. ‘진돗개처럼 물고 늘어져라, 그래서 삭감해라.’ 그렇게 할 것이다. 회사에서도 영업활동을 진작시키기 위해 ‘영업활동비 많이 써라’고 하지만 경리부에서는 영수증 하나하나 챙긴다. 우리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는 경리부처럼 국민의 혈세를 하나하나 챙겨나간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오늘이 예산 법정기일인데 안 지켜지지 않았는가. 이것을 한나라당에서 차후에라도 밀어붙인다고 하면 당할 민주당도 아니라는 것을 경고한다.
그런데 계수조정소위 첫날 4대강공사를 위한 친수구역특별법을 국토해양위에서 강행처리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무엇인가. 4대강 대운하 강행을 위한 법안상정을 밀어붙인다고 하면 계수조정소위를 여당 스스로 파행시키자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 국토해양위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이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물리력이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가 간사에게 말씀드렸다는 것도 강조한다.
■ 전병헌 정책위의장
오늘 보도가 많이 있었다. 정보 당국, 군 당국이 공격 계획을 감청하고도 무대응을 했고 정보 시스템도 먹통이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연평도 포격 당일 아침에 북한의 사실상 도발을 전제로 한 경고 전문도 무시했다. 한마디로 정부여당은 대북 강경 말 폭탄만 쏟아냈지, 아무런 대비와 준비도 하지 않았음이 분명히 드러났다.
국방예산은 중요하고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 그런데 현재와 같은 정부 당국의 무능, 무책임, 무감각을 가지고서는 국방예산이 아무리 늘어나도 무용지물, 고물 장비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번 연평 포격 사건에 대응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이번 예산 심사에서 이와 같은 국방예산에 대한 실질적, 효율적인 운영 체계가 있는지에 대한 심각하고 진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정부 여당이 북한에 강경일변도로 하면서 대북 강경 말 폭탄을 쏟아 내는 것도 모자라 마침내 보온병을 포탄이라고 할 정도이다. 옛말에 ‘지록위마’가 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라는 것이다. ‘지병위탄’이라는 현대적 조어가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이 병역 기피자가 많아서 ‘병역기피당’이라는 별칭이 있는데 이번에 ‘지병위탄당’이라고 새롭게 별명을 붙여줄 수밖에 없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종합편성채널 신청이 어제로 마감되었다. 6개 사업자가 신청을 했다고 하는데 한 마디로 종편을 둘러싼 방통위의 입장은 정책이 아니고 정략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한 개, 많으면 두 개라고 했다가 무제한으로 하겠다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것은 종편 채널 선정 사업이 ‘미디어 빅뱅’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정략이었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고 종편의 새로운 등장은 ‘미디어 빅뱅’시대를 여는 것이 아니고 미디어 광고 시장에 폭탄과 혼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정부 당국은 정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언론기능의 활성화가 미디어의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오늘부터 예결위 계수심사가 시작된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재정 구성을 엉터리로 해 왔다. 한 예로 국세 감면액의 평균 증가율이 참여정부 5년 동안은 9.4%포인트 늘었는데 이명박 정부 2008년, 2009년도는 16.6%가 늘어서 거의 두 배 가까이 감면 증가율이 늘었다. 이 국세감면액 평균 오차율이 참여정부 5년 동안에는 1.46%포인트였는데 이명박 정부 2008, 2009년에는 무려 다섯 배에 가까운 6.15%가 되어서 재정 편성이 매우 엉터리로 구성되어 왔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국세 감면율 한도도 참여정부 5년동안 단 한번도 어긴 적이 없었는데 이명박 정부 2008, 2009년 다 어겼다. 이렇게 반칙과 불법적으로 예산 편성을 관행화하고 있다. 이번 정부 예산, 우리는 혈세라고 하는데 피 같은 국민의 돈을 현미경 심사를 통해서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이용섭 기획재정위 간사
지금 기획재정위에서 세법 소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세율인하에 대한 한나라당 입장 변화를 보면서 한나라당은 참으로 무책임한 정당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정부는 2008년 가을에 90조원이 넘는 감세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우리 사회에 부자감세 논란을 야기 시켰다. 대규모 감세로 3년 연속 재정이 적자상태이고 국가 채무는 3년동안 108조가 증가했다. 남은 이명박 정부 2년 동안도 재정 적자상태가 계속될 것이다. 재정 상태가 악화 되고 감세혜택이 서민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부자감세라는 비판이 나오자 금년 들어 한나라당 내부에서 스스로 소득세, 법인세 최고세율을 내려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또 한차례 우리 사회에 부자감세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급기야는 안상수 현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까지 소득세 최고세율이라도 내려서는 안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감세는 이명박 정부의 정체성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우리나라 대통령 책임제하에서 여당지도부와 의원들이 감세 철회를 들고 나온 것은 그동안 정부가 밀어붙인 부자 감세 정책이 실패한 정책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다.
지난 2년간 감세 논란으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갈등이 커졌다. 더구나 북한의 연평도 기습 공격으로 앞으로 안보 비도 늘어나야 할 형편이다. 그러면 당연히 이번 국회에서 감세를 철회해야 하는데 정부 여당은 내년에 가서 감세 철회 문제를 다루자고 나오고 있다. 참으로 무책임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행동이다.
경제 정책은 예측성이 있어야 한다. 특히 조세 정책은 기업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금년 정기 국회에서 세율 인하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집권여당 내에서조차 논란이 많은 세율 인하 문제를 내년 국회까지 가지고 갈 경우, 또 앞으로 1년 내내 찬반양론으로 나뉘어서 계층간의 갈등을 야기하고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2012년부터 세율이 인하되기 때문에 내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미루려고 한다. 이것은 한나라당 내부 문제와 청와대와의 갈등을 덮고 넘어가려고 하는 무책임한 미봉책이다. 따라서 이번 국회에서 소득세,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철회가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며칠 남지 않은 기간 동안 한나라당이 적극 협조해 주길 부탁드린다.
■ 김영록 의원
농식품부에서 어제 구제역 발생에 대한 긴급 현안보고가 있었다. 구제역 발생이 세 곳이라고 했는데 어제 세 곳의 추가 의심 지역이 신고가 되어 초동 단계의 방역이 실패해 구제역이 확산 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많다. 안보 무능에 이어서 방역 무능까지 이 정부가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최초에 11월 26일날 안동시 와룡면 돼지 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있었을 때 간이 조사만 하고 임상 관찰만으로 구제역이 없다고 판단했다. 28일이 되어야 구제역 의심신고 때 시료를 채취해서 수의과학검역원에 보내 조사를 했다. 최초부터 했어야 될 일을 3일간 회피한 결과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살처분, 매몰 처분 3km 밖을 벗어나서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했고 이번 추가로 의심지역도 3km밖에 있기 때문에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 됐다. 늑장 대응이 이런 결과를 불렀다.
구제역 발생이 금년에 세 건 있었는데 해외에서 발생된 것들이 국내에 유입된 경우이다. 이번에도 농장주 한 명이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는 베트남을 다녀왔는데, 농림식품부에서 조치한 것은 농장주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안동시에 통보만 했다. 현장 지도를 해서 농장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나 의심을 사고 있다. 이런 국외여행지에 대한 조치도 제대로 해 줘야 하고, 이번 방역 무능 사태를 보면서 농식품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박기춘 수석부대표
어제 서울시 의회에서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무상급식 조례안 통과를 막겠다며 의장석을 점거하고 농성을 했다. 정말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밥을 굶는 아이들에게 눈칫밥을 먹여서는 안 되겠다고 무상급식을 실시하자는데 이것을 반대하고 있다. 역시 부자만을 위한 정당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은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이 전면적인 무상급식을 반대하며 농성을 벌인 어제 12월 1일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서울시는 올 8월 말 현재 가장 형편이 어려워 급식을 지원받는 아동이 무려 4만 명이 넘는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의 내년도 예산을 보니,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예산에 한 푼도 책정하지 않은 것은 명백히 직무유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어제 처리한 조례안은 이렇다. 무상급식 지원대상을 유치원과 초중고교, 그리고 보육시설로 하고 있고, 내년도에는 우선 초등학교부터 시작해서 2012년 중학교에서도 시행한다는 내용이 주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의 노력으로 내년부터 서울지역 모든 초등학교에 무상급식을 실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이것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는 서울시의회 조례 개정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거나 예를 들어 예산안 수정안을 제출하는 등의 딴죽을 걸어서는 안 된다. 협력하는 것이 민의를 존중하는 길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은 소수의 의견을 무시한다고 한다. 그 얘기는 바로 한나라당 지도부에게 가서 할 얘기라고 생각한다.
■ 백원우 행정안전위 간사
오늘 행안위 정치자금법 개정안 논의가 있다. 잠깐 설명을 드리면, 행안위에서 지난 26일, 정치자금 후원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가 있었고, 이 자리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정치자금법 개정안이 제출됐다.
제가 제출한 정치자금법은 중앙선관위로부터 받은 내용을 그대로 일단 제출했다. 많은 논쟁을 거쳐야 하는데 그럴만한 시간이 없기 때문에 먼저 선관위로부터 받은 안을 그대로 제출했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 그렇게 했던 이유는 지난번 공청회에서 우리나라의 정치자금법에 대해 가장 많은 내용들을 가지고 있다는 경희대 한민준 교수를 비롯해 나왔던 많은 진술인들이 거의 대체로 합의한 방향을 중앙선관위에 정리해 주기를 요청을 했고, 중앙선관위가 입법 제출권이 없기 때문에 중앙선관위에서 정리 한 내용을 일단 발의했고, 그래서 국회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서 국지적인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취지에서 선관위 안을 그대로 받아서 제출했다.
기본 취지는 투명성을 강화하고, 지금의 300만원부터 공개를 하게 돼 있는 것을 대폭 낮춰 110만원 이상부터 공개하도록 투명성을 강화했고, 단체모금을 허용하는 그런 쪽으로 큰 기조가 잡혀 있다.
오늘 한 매체에 언론보도가 있었는데 김민전 교수의 멘트가 실렸다. 저희가 알고 있기에는 김민전 교수도 이 법을 만드는데 같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고 선관위에서도 김민전 교수의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은 이것과 관련해 선관위가 참석해 개괄적인 설명을 하고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오늘은 공개회의이기 때문에 많은 언론인께서 직접 와서 듣고 평가해 주길 바란다.
2010년 12월 2일
민주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