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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당대표, 9·19평양공동선언·남북군사합의 7주년 기념식 및 2025 한반도 평화주간 개막식 인사말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공보국
  • 조회수 : 422
  • 게시일 : 2025-09-19 15:12:41

정청래 당대표, 9·19평양공동선언·남북군사합의 7주년 기념식 및 2025 한반도 평화주간 개막식 인사말

 

□ 일시 : 2025년 9월 19일(금) 오후 1시 30분

□ 장소 : 파주 캠프그리브스

 

■ 정청래 당대표

 

평화의 길은 따로 없습니다. 평화가 곧 길입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청래입니다. 9.19 평양 공동선언 7주년 기념식을 축하하며 귀중한 자리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번에 기념식 계획안을 보면서 아주 반가웠습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평화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셨습니다. 9.19 평양 공동선언의 당사자이신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님이 함께 계시고, 현 정동영 통일부 장관, 전 정세현 장관님, 임동원 장관님을 비롯해 민주 정부의 전직 장관님들도 귀한 발걸음을 해 주셨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동안 늘 안타깝게 생각하는 일이 있습니다. 남북 간 긴 역사적 합의들은 왜 번번이 실천되지 않고 지켜지지 않고 파괴되었을까. 민주주의를 통해 정부가 교체되는 한국의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선언들이 많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의 ‘6.15 공동선언’, 노무현 대통령님의 ‘10.4 정상선언’이 가진 정신은 너무나 훌륭합니다. 그만큼 안타깝습니다. 더군다나 문재인 대통령님의 ‘9.19 평양 공동선언’은 군사 합의를 통해 실질적인 평화 선언에 다가갔습니다. 군사 합의를 통해 실질적인 평화 선언이 있었고, 이 선언 하나만 지켜졌더라면 한반도의 평화, 한반도의 운명이 달라졌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그리고 궁금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합의서들을 법제화하여 그 정신을 정권과 상관없이 지켜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시대의 ‘7.4 공동선언’, 노태우 대통령의 ‘남북 기본합의서’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한번 인준해 볼까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이 늘 강조하셨던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법제화로만 가능할지 저도 알 수 없습니다. 북한도 법제화가 가능할지 그것도 미지수입니다. 과거 서독처럼 보수, 진보를 떠나 남북 정책을 일관되게 진행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질적 노력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많은 지혜를 모아주시고, 때가 되면 북한에 우리의 노력이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재명 정부는 국민주권시대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정치와 민주주의에서 우리 국민은 최고의 성숙함을 보여주었고 실제, 환경과 기후위기 같은 분야에서는 국민들의 실천과 행동이 정부와 기업을 앞서가고 있습니다. 사실 잘 인정되지 않아서 그렇지, 경제 분야에서도 문재인 정부 시절 광주형 일자리를 만들어냈던 것처럼 국민들은 전문가 이상으로 우리 경제가 어디로 가야 할지, 우리의 평화가 어디로 가야 할지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는 민간에서 활력을 되찾아야 하고, 평화도 또한 그렇습니다.

 

그런데 유독 남북 관계에서 국민 주권의 실천이 더딘 것 같습니다. 물론 남북 관계가 안보와 직결되어 있고, 군사 문제나 외교까지 복잡한 설계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국민들이 그걸 고려하지 못한다고 여기면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12.3 내란을 이겨냈습니다. 한반도 평화 역시 국민이 주도할 수 있다면 역사적 합의의 법제화와 함께 지속적인 실천이 가능하지 않을까 고민해 봅니다.

 

정부 주도의 단선적이고 폐쇄적인 구조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보수 정부의 총풍, 북풍 같은 국민 안전과 관련한 음모도 끊어내지 못할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상상력이 더해진다면 국민의 관심도 역시 자연스럽게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저는 간디가 말했던 “평화의 길은 따로 없다. 평화가 곧 길이다”라는 말을 즐겨 씁니다. 그 길을 경제 통일에서 찾으신 문재인 대통령님의 탁월한 혜안도 늘 인용합니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평화가 곧 경제고 평화가 밥”이라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경제가 중요합니다. 저는 여기 경제 통일에 민생 통일이 동행하기를 제안합니다. 국민들이 실제 생활에서 체감하는 한반도 평화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민통선 국민들에게는 확성기 방송 중단, 대북 풍선 중지로 위험 요소를 줄이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접경지 지자체에서 실시되었던 말라리아 방역, 솔잎혹파리 공동 방제, 임진강과 한탄강 홍수 예방도 민생 영역입니다.

 

9.19 군사합의도 궁극적으로 민생 안정을 위한 협의로 이해될 수 있고, 아직 공론화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도 국민들 입장에서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에너지 협력으로 국민들께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인권 탄압에서 권력 탈취까지 분단을 악용한 사례가 너무 많아서 분단 상황의 부정적 모습을 바꿔 나가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나하나 국민 생활과 연결시키면서 해결해 나간다면 한반도 평화가 이해하기 쉬운 일이 될 수 있다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에서 국민들의 참여, 참견, 참석을 활성화한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남북 관계, 북한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한반도 평화도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합니다. 특히 남북의 역사적 합의들이 단절되지 않고 국민들 속에서 항상 실천되는 모습도 가능하리라 여겨집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역량도 전문가나 정부 이상입니다. 북한도 변화를 위해 많이 애쓰고 있습니다. 믿음직한 지원군이 필요할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남북 관계의 새로운 해법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9.19 군사합의는 어떤 합의보다 빨리 복원되고 다시 실천되어야 할 가장 시급한 합의입니다. 9.19 평양 공동선언 7주년을 계기로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민주당에서도 당력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오늘 오면서 들어보니 이곳도 우리가 못 왔던 곳인데 오랜만에 이곳에 모였습니다. 평화를 말하는 오늘 평화가 흔들렸을 때 얼마나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험 요소가 되는지를 다시 생각하면서 좀 길었습니다만, 도종환 시인을 보니까 제가 시 한수가 생각나서 한번 낭송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평화가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평화가 어디 있으랴”

 

여러분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평화로 갑시다. 감사합니다.

 

2025년 9월 19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