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169차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24년 5월 2일(목) 오전 9시 30분
□ 장소 : 국회 본청 원내대표회의실
■ 진성준 정책위의장
이태원참사특별법이 여야 간의 합의로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됩니다. 정말 늦었지만, 이제라도 특별법을 처리하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여야의 합의로 법을 제정해 달라. 더 이상 유가족은 기다릴 수 없다.’라는 절박한 요청을 받아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지적했던 부분을 수용했습니다. 자식을 슬픔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작은 위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민주당은 특별법이 통과되는 대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조사위원회 구성에 착수해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유가족들・피해자들과 함께 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렇지만 이태원참사특별법이 끝이 아닙니다. 시작일 뿐입니다. 오늘 본회의에서는 해병대원 순직사건과 관련된 특검법, 전세사기특별법도 반드시 처리해야 합니다. 국민 3명 가운데 2명은 채 해병 특검법을 처리해야 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수사외압 정황이 날이 갈수록 새롭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검법 처리가 국가를 위해 순직한 해병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가장 신속하고 공정한 방안입니다. 여당이 특검법 처리를 끝까지 발목 잡는다면, 총선의 민의를 정면에서 거스르겠다고 하는 선언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또 선구제・후구상의 전세사기특별법도 더 미룰 수 없습니다. 국가가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주거권을 지키는 일은 당연한 책무가 아니겠습니까? 국민의힘은 민생의 고통과 절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기를 촉구합니다. 21대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국정의 책임이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해주시기를 촉구합니다.
또 본회의에 직회부된 법률안은 이번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물가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가격안정법, 처리합시다. 오랫동안 논의를 해 온 끝에 마침내 본회의에 오른 가맹사업법과 민주유공자법도 처리합시다. 21대 국회에서 매듭짓지 못하면 22대 국회에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 지난한 논의를 또 언제까지 이어가겠단 말입니까? 국회의장께서도 민생을 위한 현명한 결단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또 국민의힘이 민생회복과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총선의 민의를 거부한다고 해서 국회마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국회의장의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예비비를 참으로 주머니 쌈짓돈 꺼내 쓰듯이 썼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2022년도 예비비 사용내역을 보면, 대통령은 ‘500억이면 충분하다’ 했던 대통령실 이전 예산으로 예비비를 650억 원 썼습니다. 또 2023년도에는 해외순방 예산으로 532억 원을 썼습니다. 이것은 기존 외교부에 편성되어 있던 정상 외교 예산 249억 원의 2배에 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민생을 회복하자고 하는 민생회복지원금을 위한 추경 편성은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위한 예산은 마음껏 꺼내 쓰는데, 국민의 민생을 살필 예산은 한 푼도 쓰지 못하겠다는 말입니까?
민생회복지원금은 국민이 겪고 있는 고물가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매출을 늘려서 우리 경제의 선순환을 도모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긴급조치입니다. 언론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60%가 민생회복지원금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보편이든 선별이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복지정책이 아니라 민생정책・경제정책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예산이 무엇에 우선해서 쓰여야 되는지, 국가 재정이 무엇에 우선해서 투입되어야 하는지 인식하시고, 전향적인 자세로 민생회복지원금을 포함한 민생회복 긴급조치에 나서주실 것을 요구합니다. 민생경제를 살릴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지 맙시다.
■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아까 정책위의장님도 말씀하셨지만 어제 국민의힘과 이태원특별법 처리에 합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회의에 올리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에 있는데요. 오전에 행안위와 법사위가 순차적으로 열려서 본회의에 올리는 것이 마무리가 될 것입니다. 수정안 내용은 이미 기자 분들도 다 아실 것처럼 네 가지입니다. 활동기간의 경우에는 국민의힘이 좀 줄여야 한다고 했지만 원래 안을 유지하기로 했고요. 위원회 구성에 있어서 국민의힘이 합의할 수 있는 사람이 위원장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그것이 아니라 위원장은 의장이 협의만을 통해서 임명할 수 있도록 유지가 되었습니다. 조사 방법에 대해서는 2가지가 삭제됐는데 하나는 영장 청구 의뢰 권한이고요. 다른 하나는 수사 중지된 사건들에 대해서 기록을 열람, 제공받을 수 있는 부분이 삭제됐습니다.
어떤 매체들에서는 '독소조항이 삭제됐다. 그래서 합의가 이뤄졌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제가 지난번 공개발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영장 청구 의뢰 권한 같은 경우에는 다른 법에도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독소조항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항 삭제에 저희들이 동의했던 것은 '이 법이 여야가 합의하여 처리해서 이후에 실질적으로 법이 집행될 때 정부와 여당의 협조를 받겠다. 받아야 한다.'라는 유가족 분들의 강력한 요청이 있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자분들에게 꼭 말씀드리겠는데요. 독소조항 운운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걸 제가 충분히 설명을 드렸고, 만약에 정말 그 조항들이 독소조항이라면 그 조항이 들어가 있는 다른 법률도 다 문제가 있는 것이 됩니다.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다시 한번 사실에 맞는 보도를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법 통과로 끝난 것이 아닙니다. 법이 통과되면 시행령을 제정해야 되고, 그 다음에 이 법이 집행되는 데에 필요한 예산이 편성되어야 하고 필요한 인력이 지원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과거에 세월호 진상규명조사위원회나 사참위 같은 경우에 보면 시행령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요. 인력을 배정받거나 예산을 배정받는 데 있어서도 정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동의하고 합의한 만큼 이러한 이후의 프로세스가 차질 없이, 아주 신속하게 진행돼서 또다시 가족 분들이 거리에 나서서 제대로 법이 집행되어야한다고 하소연을 안 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회의에서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채 해병 특검법을 반드시 저희들이 통과시키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통과를 시키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지금 여당 일각에서는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해서 시기 조절 등을 논의해 보자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무엇 한 것입니까? 저희가 이 법을 발의했고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지 한참 지났습니다. 그동안 한마디도 협의나 합의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공수처장 후보가 갑자기 임명 절차에 들어가자 공수처에도 수사를 맡겨놓고 지켜보자고 하면서 시기 조절을 논의해 보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믿기 어렵고 이 제안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이 법을 오늘 통과시키겠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국민의힘에게 말씀드립니다. 진짜 이 법을 통과시킬 의지가 있고, 본인들도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협의나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통과에 협조를 하시라는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소회의 말씀을 잠깐 드리겠습니다. 오늘 마지막 날이라서 안 매고 오던 넥타이도 매고 왔는데, 우선 기자분들에게 전화 잘 안 받아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고요. 일단 전화를 받으면 떽떽대서 미안하다는 말씀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워낙 많은 전화들이 몰려오고 하다 보면 저도 힘들더라고요. 양해해 주시고 나중에 기회 될 때 꼭 제가 점심이라도 대접하겠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9월에 홍익표 원내대표님이 당선되셨고 저보고 원내수석부대표가 되어보지 않겠냐고 말씀 주셔서 그러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나서 첫 행보가 이태원 피해자분들의 분향소를 둘이 같이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이태원특별법이 처리됩니다. 시작과 끝이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요. 분향소 방문 후에 둘이 찻집에 들어가서 나눈 이야기가 채 해병 특검법 패트 진행에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그 당시 당이 당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여파로 갈린 것이 있어서 과연 표를 모아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안이 컸지만 원내대표님과 저는 해보자고 뜻을 합쳤고 열심히 해서 패트 지정을 해놨습니다. 그 패트 지정됐던 법이 오늘 통과될 것 같습니다.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시작과 끝이 좀 연결되는 그러한 원내지도부를 만들겠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쉬운 것은 저희가 민생법안 하겠다고 지난 정기국회 때 원내대표님하고 저하고 법안들을 법사위로 엄청 많이 보내놨습니다. 가맹사업법, 중소기업협동조합법, 또 의사 증원 관련된 법들도 저희들이 보내놓은 것이 있고요. 여러 가지 법들을 법사위로 보내놨는데 다 수확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후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 그리고 국민의힘께 부탁을 드리는데요. 민생을 위해서 꼭 필요한 가맹사업법 등 이런 것에 대해서는 꼭 좀 처리가 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함께 애써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기자분들께는 다시 한번 떽떽거렸던 점 양해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유정주 원내부대표
제가 예전에 굉장히 흥미로운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그 글에는 '절대 곁에 두어야 하지 말아야 할 사람'이라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바로 나르시시스트입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왜 드리냐면 오만할 정도로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보이고,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결여되고, 자신의 능력과 업적에 대한 과장된 감각이 나르시시스트의 유형이라고 하는데요. 이 말을 수없이 체감한 것이 사실 이번 정권의 수장인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서였습니다. 그리고 영수회담에서 보인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은 나르시시스트의 정점을 찍는구나 싶었습니다.
이번 영수회담이 총선 이후라는 점과 처음 갖는 야당 대표와의 회담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를 내려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주장에 빠져 일방통행하는 대통령의 태도만을 다시 반복, 목격했습니다. 어떻게까지 이렇게 불통인지 신기할 따름이고 앞으로 대한민국이 걱정이 됩니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쉬지 않고 소통과 이해, 공감을 요구하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이 먼저 대통령을 이해하고 공감해달라고 떼를 쓰고 있습니다. 그 글대로라면 우리는 참으로 위험한 대통령을 둔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영수회담에서 이태원특별법과 채상병 특검법을 반대했죠. 이 억울한 사건을 풀자고 하는데 국가가 나서지는 못할망정 마치 술래잡기처럼 도망 다니기 급급한 모습을 보니 국민의 역정은 아주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을 또 한 번 했습니다. 다행이라면 이태원특별법 수정안이 여야 합의되었다는 건데요. 물론 그다음에도 갈 길이 참 멉니다. 따라서 국회와 정부, 대통령은 합의에 이른 것을 더 이상 흔드는 행보를 보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채상병 특검법도 반드시 조속하게 오늘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음이라는 것에 대해 국회의원을 하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는데요. 마음이라는 것이 뜻과 다르게 자주 길을 잃습니다. 합의라는 거대 과제 앞에서 하는 수없이 멈칫하는 순간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덕분에 얻은 것도 있습니다. 중요한 법안의 조속한 시행이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것, 한 끗 차이를 알아보는 눈이 정치의 눈이라는 생각이 견고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나 사회적 참사, 밝혀야 하는 진실 앞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한없이 늦어지는 합의가 당사자와 가족들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숨이 넘어가는 사람 앞에서 구할 것인지 말 것인지 회의하는 태도는 아닌지 우리는 각성해야 합니다. 결단의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숙고의 결실이 반드시 합의는 아닐 수 있다는 생각, 남용되어서는 안되지만 지체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 분명히 있다는 깨달음, 그것을 알아보는 마음이 정치의 마음이라는 생각을 배웠습니다. 국회의 시간에 정말 많은 시간 애가 탔을 당사자들의 시간이 이제는 반드시 보상받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지 못했던 문화예술계의 처우입니다. 21대 문화예술 비례대표로서 21대 원내부대표 발언을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 들어 또다시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검열이 부활되었죠. 이는 아는 사람은 많지만 큰 무대로 챙기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 있어 표현의 자유는 그것이 그 국가의 수준을 말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는 다 아는 사실이지만 등한시되기도 합니다. 예술의 검열은 국가의 위상이 흔들리는 위기이고 잘못된 권력이 시동을 걸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또한 야성을 숨겨야 살아낼 수 있는 병든 생태계가 도처에 나타날 징조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문화예술의 자유가 보장될 때 창의가 넘치는 국가가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자주 망각합니다. 그 싸움의 9할이 예술인들의 몫이었습니다. 처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문화예술인도 노동자임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문화예술인도 노동자라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노동자가 갖는 보장과 처우의 대상에서 예술인들이 빠지게 됩니다. 노동자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부당한 노동 착취 역시 멈출 수 있습니다.
연결해서 창작자의 저작권에 대한 정당한 분배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가 되었습니다. 나의 창작물이 내가 모르는 공간에서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광범위하게 생산될 때 창작자가 갖는 황망함을 우리 모두가 공감했으면 합니다. 여전히 도제식을 강요하는 산업계의 성찰도 필요해 보입니다. 정당하게 일하고 있고, 정당한 처우와 보상을 말하고 있는 예술인들의 말을 채점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분야에는 없는 잣대를 들어서 산업계의 합의만 이야기해서는 길이 없습니다. 약자의 편에서 정부와 국회가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면 현장의 합의는 불가능합니다.
지금 K-컬처를 쏙 뺀 대한민국을 생각해 보면 누구도 주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늘 문화예술에 신세를 지고 있음에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문화예술이 겪는 진통을 모르는 척 배제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저 역시 계속해서 노력은 한다고 했는데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결실을 맺지 못한 것이 참 많습니다. 국회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주요한 어젠다로 삼아주기를 바랍니다. 부당한 악순환이 무엇인지 해부하고 지체 없이 안정 장치를 가동해야 합니다. 22대 국회에서는 오래된 문화예술계의 숙제가 진일보하고 결실을 맺는 든든한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 유동수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진성준 정책위의장께서 민생회복지원금 관련해서 말씀하셨는데, 저도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작년 예산이 639조였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45조 7천억을 감액 불용처리하면서, 민간 지자체에 들어갈 교부금 내지 교부세가 18.6조가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일부 지자체는 공무원 급여 지급도 힘겨워하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이렇게 재정을 통한 재정 승수효과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바람에,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시차를 두고 민간소비적 측면에서 굉장히 수축 효과가 승수효과만큼 더 나는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 자꾸 인플레이션을 이야기하는데, 지금 생활물가지수의 상승은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원가 내지는 작황에 의한 인플레이션이기 때문에 수요적 측면의 인플레이션이 아닙니다.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45조 7천억 불용 처리로 작년에 써야 할 돈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지금 민간 소비의 위축이 급격히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계를 포함해서 소비 여력이 완전히 바닥나면서 전국 외식업 폐업률이 10%, 서울은 12%로 20년 만에 최고입니다. 그리고 자영업자 대출액 평균연체율도 22년도 1.69%에서 2.47%로 0.8%p 상승했습니다.
이것이 보편이든 선별이든 관계없이, 아까 의장님 말씀대로 취임 2주기를 맞고 있는데 경제 정책의 대전환을 통해서 민간 소비를 활성화시키고, 이로 인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가 인식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무너진 민생을 회복하고 2기를 맞아서 경제 정책의 대전환을 가져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홍익표 원내대표
앞서도 진성준 의장님하고 유동수 수석이 계속 말씀하셨는데,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잘못된 정책 기조를 고집하는 태도가 매우 걱정됩니다. 긴축은 목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수단이고, 재정 건전성은 목표가 아니라 정책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잘못된 목표로 긴축과 재정 건전성을 금과옥조처럼 고집하면서, 그로 인해 경제 성장률도 낮아지고, 민생 파탄, 그리고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의 미래가 잠식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올 3월까지 걷은 국세가 84조 9천억 원입니다. 이는 역대급 세수 결손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 2천억 원이 부족한 것으로, 올해는 더 큰 세수 부족과 재정 참사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3월까지 세수 진도율이 23.1%로 작년은 물론 최근 5년간의 평균에도 2%p 이상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법인세가 5조 5천억 줄었는데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영업 이익이 대폭 감소하고 있고, 적자 기업도 증가함에 따라 법인세 결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상저하고만 주술처럼 반복하면서 희망 회로만 돌린 경제 당국마저 ‘지난해 하반기 경제가 회복하는 상저하고를 전망했지만, 결과적으로 하반기 경기가 좋지 않았다’고 자신들의 예측 실패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경기 상황 판단과 정책 수립의 근거가 되는 주택 통계에도 누락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부는 잘못된 통계를 기반으로 두 차례 중요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는 등 엉터리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잘못된 통계에 따른 주택 시장 교란으로 국민 피해가 컸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실제보다 공급이 부족하다는 신호를 줬기 때문에 전세값 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야기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행정과 정책의 근간이 되는 통계 오류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고 시장 혼란을 야기하는 매우 중대한 잘못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큰 문제가 아니란 식의 안이한 태도로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습니다. 정부는 잘못을 사과하고 데이터 등 정책 수립 과정 전반을 철저하게 살펴 정부에 대한 국민과 시장의 신뢰 하락을 막아야 합니다.
정부가 역할을 망각한 채 주먹구구식 재정 운용으로 역대급 세수 결손이 반복되고 있고, 정책의 근간인 통계마저 오류로 얼룩진,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입니다. 잘못된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으니 공직 사회마저 기본적 업무에 충실하지 못하면서 국가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정책 기조를 바꾸고 경제팀을 비롯한 내각을 일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심기일전과 큰 쇄신이 따르지 않는다면, 국민적 재앙, 그리고 국가적 불행이 더 커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통령의 큰 각성과 정책 기조 전환을 다시 한번 촉구 드립니다.
어제 여야가 이태원참사특별법에 합의해 오늘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입니다. 오전 중에 행안위와 법사위에서 이 법안이 처리가 됩니다. 여야가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민의 아픔을 보듬는 법을 합의처리하게 된 것은 늦었지만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이것은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께서 여야가 힘을 합쳐서 진실을 밝히고, 그다음에 사회적 참사에 힘을 모으라는 뜻을 모아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다시 한번 지난 4월의 결과는 여야 승패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승리이고 대한민국 희망을 만드는 선거 결과였습니다. 이번 이태원 합의가 앞으로 협력하며 경쟁하는 정치 문화의 새로운 시작이 되고, 국민 안전과 사회적 참사에 대한 국가 책임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오늘은 본회의장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부의 건과 해병대 장병 특검법도 처리해야 합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확인된 민의를 21대 국회가 끝까지 외면한다면 정말 면목없고 국민에게 큰 죄를 짓는 것입니다. 이제 한 달이 채 안 남았지만, 끝까지 성실하게 일하고 마지막까지 결과를 만드는 일에 국회의원들 모두가 최선을 다해줬으면 합니다.
여야는 최선을 다해 의사일정을 협의하지만, 좁힐 수 없는 입장 차이가 있는 사안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의장께서 이에 대한 합의를 요구하시는 것은 일정 부분 이해하지만 합의가 정 이뤄지기 어렵다면, 일정 정도 시기가 흘렀으면 결심하고 결론을 내는 것이 정치입니다.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정치는 정치가 아닙니다. 국민적 요구인 해병대 장병 특검법에 대해 여당은 정쟁법으로 규정하면서 무조건 반대하고 있어 합의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계속 합의하라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은 일에 의장께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도리어 해병대 장병 특검법이 오늘 본회의에서 처리된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민생 법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더 원만하게 이뤄질 것으로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여야가 합의된 것은 합의된 대로, 합의가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의장님의 역할이고, 그것이 국회법에 따른 일 처리 방식입니다. 정쟁하고 대화하고 협의하고, 때로는 합의하고, 그런 모든 것을 거쳐서 일정 기간 내에 결과를 만드는 정치가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원내대표로서 참석하는 공식 회의는 내일까지 있습니다만, 제가 주재하는 회의는 오늘이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지난 7개월 좀 넘는 기간 동안 제 옆에 계신 박주민 수석부대표와 유동수 수석부대표를 비롯해 많은 원내대표단께서 함께해 주셔서, 그래도 제가 일을 할 수 있었고 조금이나마 성과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옆에 계신 진성준 의장님과 민병덕 의원님은 앞으로 좀 더 많은 일을 해 주시고, 국민과 당을 위해서 봉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모든 일에 원칙과 기준이 되어 주신 국민과 당원 여러분, 그리고 힘을 모아 주신 이재명 당대표님과 당 지도부, 그리고 주요 당직자분들, 그리고 당의 많은 당직자, 실무에서 일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제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내용을 국민들께 전달하기 위해서 협조해 주신 언론인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족함도 있었고 아쉬움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일정하게 해야 될 일은 대개 마무리하고 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지난 4월 총선에서 승리하는 지도부에 함께했다는 것은 제 정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영광스러운 일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민생과 경제가 어렵고, 미래에 대해서도 걱정이 큰 상황입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정치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저출생 인구위기 문제, 그리고 기후변화와 새로운 에너지 전환 문제,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대응 등에 대해서는 이제 22대 국회가 좀 더 여야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다수 의석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야당 혼자서 이 세 개의 미래 의제에 대해서는 협력 없이는 해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싸울 분야는 싸우고, 협력할 분야는 협력하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라고 생각합니다.
22대 국회에서 보다 생산적인 정치, 그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더 드리는 정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야당도 최대한 대통령과 여당을 존중하면서 협력하는 정치를 하도록 노력하겠지만, 제가 지난번 대통령께서 상임위원장들과 간담회 당시 모두발언을 들었던 내용인데, 대통령께서 보다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실 것을 거듭 부탁드립니다. 최근의 영수회담은 그러한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변화의 시작이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이고, 그리고 더 이상 야당 대표와의 만남이 큰 기사가 되지 않는 그런 정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원내대표로 일하는 동안 부족함도 많았습니다. 국민과 언론인 여러분들께서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저도 자연인인 시민으로 돌아가서 제가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24년 5월 2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