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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차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공보국
  • 조회수 : 590
  • 게시일 : 2024-04-30 11:08:11

제172차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24년 4월 30일(화) 오전 9시 30분

□ 장소 : 국회 본청 원내대표회의실


■ 홍익표 원내대표

 

4월의 마지막 날이군요. 공수처가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 중 한 명인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두 차례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핵심 관계자들이 숨겨온 사실들도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유재은 관리관이 경찰에 이첩된 수사기록 회수 과정에 국방부 수뇌부 개입이 없었다고 지난해 9월 국회에서 답변을 했던 것과는 달리, 직접 경찰과 협의했다는 증언이 나와 위증 문제까지 불거졌습니다. 또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수사기록 회수 과정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및 당시 국방부 군사보좌관과의 통화 기록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특히 그동안 수색 지시를 내린 적 없다고 발뺌해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실종자 수색, 물가 위주 수색을 강조하는 호우 피해 복구 작전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직접적 책임이 있는 지시를 내린 것임과 동시에 당시 육군으로 작전통제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권한도 없는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아무리 권력이 압력을 넣고 방해를 해도 진실의 조각이 계속 드러나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회법을 어기면서까지 직무를 유기하고 특검법을 반대하는 것은 또 하나의 수사 방해이자 진실을 은폐하는 것입니다. 정부여당이 더 이상 진실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특검법뿐만 아니라 전세사기 특별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들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고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에 대한 대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합니다. 국회법의 규정대로, 국민의 명령대로 정부여당이 책임 있는 자세로 5월 임시회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5월 2일 본회의는 반드시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5월 2일 본회의에 해병대 장병 순직사건과 관련된 특검법과 전세사기 특별법은 반드시 처리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처리하지 않으면 21대 국회는 정말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게 될 것입니다. 5월 2일 국회 반드시 열게 만들 것입니다.

 

오늘 오전 발표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이 2.1% 감소했습니다. 49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입니다. 설비투자도 6.6% 급감해 심각한 상황을 드러냈습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모두 감소했습니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냉면, 김밥, 비빔밥, 짜장면, 칼국수, 삼계탕, 삼겹살은 물론 치킨, 햄버거, 피자 등도 줄줄이 오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먹는 것뿐만 아니라 만들어 먹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깻잎이 53.8% 급등한 것을 비롯해서 상추, 쌈장, 설탕, 햄, 맛살, 참치캔, 라면까지 다 올랐습니다. 김밥 한 줄 만들어 먹고 캠핑하러 가기도 겁나는 정말 서글픈 가정의 달이 되고 있습니다. 6월부터 각종 과자값도 10% 넘는 인상이 예고되어 있는 등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 없이 관치경제 시대 빵 서기관, 라면 사무관을 동원해 기업 팔 비틀기로 버텨온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가계 사정이 어려워짐에 따라 자영업자와 기업 상황도 연달아 악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7만 개가 넘는 외식업체가 문을 닫았습니다. 이는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했던 2020년보다도 82.6%나 급등한 수치입니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가 주로 임대하는 집합상가의 공실률은 10%를 넘겼고 중대형 및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상권이 축소되는 것은 물론 빈 상가가 늘어나 거리마저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올 1분기 전국 공장 경매건수는 709건으로 1년 전보다 43.2% 늘어났습니다. 제조업 위기상황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고금리로 인해 빚을 갚지 못해 쓰러지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공장 경매 건수도 지난해 1분기부터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매물로 나오는 공장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침체되고 있는 경제상황으로 낙찰률은 30% 수준에 불과하고 낙찰가율도 더 떨어지고 있습니다. 감정가 대비 한 70%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가계, 기업의 상황 악화가 국가 재정 부실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현재 어려움을 극복함과 동시에 첨단산업 등으로의 산업구조 전환과 공급망 재편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미래 성장동력을 살려야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세계 각국이 모두 사활을 걸고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데 우리 정부의 대응은 미흡합니다. 미국은 IRA법을 통해 3,910억 달러를 친환경에너지 산업 육성, 전기차 산업 지원 등에 투입하고 있고, 자국 내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반도체법에 근거해 약 527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지원해 반도체 투자를 국내 유치에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EU는 430억 유로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 계획을 담은 반도체법에 이어, 최근 유럽판 IRA로 불리는 탄소중립산업법을 통과시켜 태양광, 배터리 산업 등에 대한 보조금 규제 완화로 유럽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일본 또한 반도체공장 비용을 최대 50%까지 지원하는 등 첨단산업 유치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한 직접 지원 정책 없이 15%에 불과한 세액공제만으로 글로벌 첨단산업 전쟁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이 늦은 시점인 현재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적극 검토하는 수준에도 다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매우 어려운 상황인 민생과 경제의 버팀목이 됨과 동시에 미래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한, 국제적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무런 정책 비전도, 활용 가능한 재정수단도 상실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각성을 촉구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지만 우선 재생에너지나 배터리 등 기후변화 대응 관련 산업 그리고 두 번째, 반도체, AI, 로봇, 항공우주, 바이오 등과 같이 미래전략산업, 이 두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문제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이제 세계는 제조, 그다음에 미래 전략산업의 무한 경쟁 시대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넋 놓고 있는 사이에 대한민국은 계속 뒤로 후퇴하고 있습니다.

 

■ 진성준 정책위의장

 

어제 여야 영수회담이 있었습니다. 정책위의장으로서 회담에 배석했습니다. 영수회담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 회복의 의지와 국정 기조 전환의 의지를 확인해보자 기대했습니다만, 대통령은 어떠한 의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민생 상황에 관한 어떤 절박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고, 또 총선 민의를 수용하겠다는 자세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국민이 바라던 대통령의 답변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또 야당이 제기한 민생 회복과 국정 기조 전환 의제들에 대해서 일일이 거부 의사만 밝히면서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대통령은 ‘많이 듣겠다’ 이렇게 회담 전에 이야기를 했는데, 정작 본인의 주장과 변명만 장황하게 늘어놓았습니다. ‘우이독경’, ‘마이 웨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매우 큽니다. 국민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했습니다만, 여야정 협의체가 가동되려면 적어도 대통령이나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민생 회복 조치가 무엇인지, 그 대안을 내놓고 논의해 보자고 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올해 기왕에 편성되어 있는 예산을 충실하게 집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앞으로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더 설득하고, 더 강력하게 요구해 나가겠습니다만, 거기에 그치지 않겠습니다. 민주당이 민생을 회복하고, 또 나라를 나라답게 바로 세우기 위해서 구상하고 있는 입법 계획, 정책 계획을 예정대로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대통령은 영수회담을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는 일시적인 방편으로 사용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전향적인 입장 전환은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최근에 정부가 한국과 일본 간의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의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양국 간의 여권 없이 왕래하거나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 이렇게 언급하면서 ‘내년 한일 수교가 60주년인 만큼 획기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렇게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 제기되자 외교부는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발뺌을 했습니다만, 이 정부의 초대 주일대사로 임명된 윤덕민 대사는 ‘양국 간 협력 관계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함으로써 사실상 정부가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그런 의심을 자아내게 합니다.

 

서울에서 제주도 가듯 국민이 일본을 주민등록증만 갖고 방문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일본인들도 자신들의 신분증명서만 가지고 우리나라 어디든 마음대로 오갈 수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소위 한일판 셍겐 조약은 밀실에서 논의해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처리할 일이 아닙니다. 과거 유럽의 셍겐 협정은 1957년 유럽 경제공동체에서부터 시작해서, 1985년에 이르러서야 일부 국가 간에 한정해서 체결되었고, 최종 발효는 그로부터 또 10년이 지난 1995년부터 이루어졌습니다. 이것은 전후 독일의 과거사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사죄, 또 실효적 조치 등이 전제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과거사 문제가 여전히 놓여 있고, 또 이 문제를 한 번도 그동안에 논의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내년도 한일 수교 60주년을 의식해서 밀실에서 이런 논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국민을 속이는 짓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부가 한일 관계의 진정한 발전을 이끌기 위해서는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사과와 반성,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아니, 적어도 동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일본의 도발 행보는 날이 갈수록 과감해지고 노골적으로 되고 있지 않습니까?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하는 말이 일본의 방위백서에 실리더니, 이제는 교과서에 실리고 외교청서에까지 공공연하게 실리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또 위안부와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해서는 오히려 우리 정부가 나서서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하고, 우리의 돈을 동원해서 배상하겠다고 하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윤석열 정부는 더 이상 일본의 해결사를 자처하는 굴욕적인 외교를 중단하고, 무엇이 국익을 지키는 일인지 현명하게 판단해 주기를 촉구합니다.

 

■ 홍성국 경제특보

 

최근 민생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어떤 특정한 정책으로 민생을 살리기는 어렵습니다. 2~3년 전부터 누적된 정책이 그 당시의 효과를 주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1년 후, 2년 후 한국의 경제를 좌우한다는 말씀입니다. 파란 것은 미국이고, 빨간 것은 한국의 민간 소비입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을 100으로 봤을 때, 그 이전에는 미국과 한국이 비슷한 속도로 민간 소비가 늘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발생한 다음에 미국이 훨씬 더 나빠졌는데, 여기서 정부가 어마어마한 강력한 정책으로 쭉 끌어올렸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트렌드로 복귀를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미적미적 댔습니다. 특히 조금씩 회복이 되다가 2022년부터 한국은 완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 보입니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도 1년 후, 2년 후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지금 유원지에 있는 두더지 게임식의 이런 정책으로는 현재의 민생을 살릴 수 없기 때문에, 구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민생은 내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출도 한번 보면, 빨간색이 중간재입니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던 것이 중간재입니다. 그런데 지금 빠른 속도로 줄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추세는 꽤 오래 전부터 나타났던 것이고, 자본재는 오히려 중국에서 우리가 수입을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한국에 더 이상 중국에 수출할 물건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건은 늘 국민 곁에서 새로운 것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다르게 보면, 전략이 없이 두더지 게임하듯이 땜빵 정책만 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일본과 한국입니다. 일본이 외교적으로 지금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말씀하셨듯이 무례하지만, 경제 전략은 그나마 34년을 헤매다가 요즘 괜찮은 상황입니다. 일본의 주요국 수출 증가율을 놓고 보시면, 차세대 시장을 보면 인도, 캐나다, 멕시코, 지금 미국의 수입 1위국이 멕시코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무역 문제 때문에 캐나다와 멕시코로 지금 세계의 기업이 몰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을 보시면 작년에 멕시코 –2.4%, 캐나다 –8.8%, 그리고 인도도 작년에 마이너스가 나왔습니다. 일본은 중국 비중을 천천히 줄이려고 노력하는데, 우리는 의도적으로 줄이는 쪽으로 한 것 같습니다.

 

이것이 다 민생입니다. 국가 전략이 없이 비전을 냅니다. 오늘 아침 신문에 한국이 멕시코한테 GDP가 뒤졌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2029년에 인도네시아한테 밀린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이야기한 것입니다. 축구만 인도네시아에 지는 것이 아니라, 경제력까지 인도네시아한테 진다고 보이고 있는데, 그냥 땜빵 정책만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주에 정부가 주식시장 밸류업 프로그램을 한다고 하는데, 12년 그래프를 한번 보십시오. 한국과 중국은 옆으로 가고 있는데, 일본과 미국은 상승합니다. 어떤 정책을 하느냐가 10년, 20년을 좌우합니다. 그리고 그 정책은, 주가가 올라가는 것은 기업 이익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지, 특정 정책으로 되지도 않고, 그 정책이 미국은 자사주나 배당을 통해서 수십 년간 누적되어 가지고 제대로 평가를 받는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멀리 보면, 2001년에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우리의 실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도가 5.1%였는데 작년에 1.7%까지 떨어졌습니다. 미국은 3.6%에서 1.9%가 됐는데 한국보다 높습니다. GDP 27조 달러인 미국이 1.9%인데, GDP 1.7조 달러인 한국이 1.7%라고 하면 정말 심각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난 10여 년간 실제 성장률은 더 낮게 왔습니다. 우리 실력만큼도 못 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장기 성장전략 그리고 국가를 경영할 장기 전략이 부재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옵니다.

 

참고로 일본의 기시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새로운 자본주의라는 것을 하면서 일본이 꿈틀대고 있는데, 새로운 자본주의, 다 아는 것입니다. 성장을 해야 된다, 왜? 분배 재원이 필요하니까. 분배를 해야 된다, 왜? 많은 사람이 소비에 나서기 때문에 성장으로 연결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정부여당의 정책은 분배는 안 한다는 이야기잖아요? 안 하면 성장이 안 됩니다. 성장을 못 하면 분배를 못 하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아마 22대 국회에서는 이러한 경제와 사회에 대한 이데올로기, 국가의 장기 전략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대한민국의 운명이 갈라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제가 1년에 걸쳐서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제브리핑을 했는데, 오늘이 마지막 같습니다. 언론사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엄청난 보도에 감사를 드리면서 22대에도 여러분들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새롭게 발전하는 22대를 기원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 문정복 원내부대표

 

너무 실망스러워서 잠조차 이룰 수 없었습니다. 어렵게 열린 영수회담에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들께서 많은 기대를 하고 계셨습니다. 처참한 민생 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확인하고 해결책을 만드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윤석열 대통령은 첫 영수회담을 무의미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자리에 있는 대통령이 과연 나라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비극적인 상황입니다. 국민의 요구인 국정기조 전환과 특검법 수용 등 주요 민생과제 해결의 간절함을 전했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변하지 않는 국정 인식과 원론적인 답변 회피로 국정 쇄신과 민생 회복의 의지를 전혀 내비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영수회담을 열었다고 하는 점에 민의를 반영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국민마저 거부하려는 것인지 우려가 됩니다.

 

4.10 총선을 통해 국민께서는 분명히 명령하셨습니다. 경제 실패와 민생 무대책으로 망가진 국민의 삶을 회복하고, 수사조차 하지 않는 대통령 자신의 일가 의혹과 이태원 참사, 채 상병 사망 사건 등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과감히 특검을 수용하십시오. 국민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산적한 민생 해결과 자신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 해소에 진지하게 임해야 할 때입니다. 민주당은 더이상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과 독주를 용인하지 않겠습니다.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국정기조 대전환을 끝까지 관철하겠습니다. 

 

■ 문진석 원내부대표

 

영수회담,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말로 국민의 대통령 자격이 있는 것입니까?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현실 인식이 안이할 줄은 몰랐습니다. 국정기조의 변화는 고사하고 끝내 민생 경제를 살려달라는 국민적 요구를 외면하고 마이웨이를 하겠다는 대통령에 실망을 넘어 절망을 느낍니다. 애초부터 윤 대통령의 영수회담 제안은 국면회피용이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듣겠다며 제1야당 대표를 초청해놓고 2시간 넘는 시간 동안 본인이 주로 이야기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한번 말하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일곱 번 말하며 자기 변명에 급급했습니다. 이것이 달라지겠다는 대통령의 소통 방식입니까? ‘나는 잘했는데 국민들이 몰라준다’던 국무회의에서 보여주었던 태도에서 한 발짝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 국민의 뜻을 외면하는 대통령,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대통령, 지금이라도 국민이 요구하는 모범 답안을 내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이 주신 마지막 기회를 걷어차지 마시길 바랍니다.

 

일본 문제에 대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윤석열 대통령, 우리 기업이 빼앗기기 일보 직전에 있는데도 아무 말이 없습니다. 일본 정부가 네이버가 운영하는 메신저 ‘라인’ 지분을 자국 기업에 매각하라며 연일 노골적인 압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해킹 피해 대책이 부족하다는 것이지만, 실상은 일본 국민 80%가 이용하는 메신저가 한국 기업인 것이 싫다는 것입니다. 강제동원, 후쿠시마 핵오염수,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짓에 정부의 굴욕적인 자세가 급기야 우리 기업까지 탈취하려는 일본 정부의 날강도짓을 초래하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더욱 가관은, 이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꿀 먹은 벙어리입니다. 대통령실은 아무런 입장이 없고, 외교부는 필요하면 일본 측과 소통하겠다며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2년, 일본에 간도 쓸개도 다 떼어주며 굴종했지만, 돌아온 결과가 너무나 처참합니다. 언제부터 일본에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얼치기 정부가 되었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우리도 일본의 부당한 처사에 맞서 국익을 지켜야 합니다. 말로만 1호 영업사원, 친기업 대통령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십시오. 오늘이라도 당장 이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일본의 우리 기업 탈취를 막아내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봄은 왔지만 여전히 우리 기업은 한겨울입니다. 한 플랫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작년 외식업체 폐업률이 21.52%에 달했습니다. 코로나19가 가장 극심했던 2020년보다 약 8%p 높습니다. 경기가 안 좋으니 대출 연체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습니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반짝 지표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전한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 등 ‘신4고’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자화자찬할 때가 아닙니다. 방심하지 말고 민생 회복에 주력하십시오. 여전히 시민들께서는 경기회복의 온기조차 느끼지 못하고 계십니다. 책상의 숫자놀음이 아니라 중소상공인들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제대로 된 민생 회복에 나서주십시오.

 

■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어제 영수회담에서 이태원특별법이 그나마 조금 얘기가 됐다고 합니다. 영수회담이 끝나고 나서 이도운 홍보수석이 이태원특별법에 대해서 대통령이 했던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얘기를 했더라고요. “영장청구권을 갖는 등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해소하고 논의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우선은 법에 영장청구권은 없고 영장청구 의뢰 권한이 있는 것인데, 이것이 독소조항이라는 것입니다. 영장청구 의뢰 권한이 이 법에 처음 들어간 것입니까?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이미 21년 1월 5일에 들어갔습니다. 30조입니다. 왜 여기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아무 얘기 안 하죠? 사참위법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에도 똑같은 규정이 들어가 있습니다. 왜 아무 말도 안 하다가, 이태원특별법에서는 독소조항이 되는 것입니까? 진짜 너무 답답하고, 사실과도 맞지 않는 얘기들을 하시는 것이 거부권 행사 당시와 한 치도 안 바뀌신 것 같다는 말씀을 다시 드립니다. 이 조항은 영장청구 의뢰 권한에 관련된 조항이고, 5.18 관련된 법에도 이미 들어가 있고, 사참위법에도 이미 들어가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비공개 의총을 열어서 ‘채 해병 특검 불가론’ 강의를 열었다고 합니다. 당내에서 아마 채 해병 특검법 수용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자 단속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언론보도 등을 통해서 확인된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유상범 의원이 사용했던 PPT도 다 언론에 공개가 됐더라고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참 엉터리더라고요. 거의 사실을 왜곡하고 있거나, 왜곡했다고 표현할 만큼 많은 사실관계를 생략하고 있고, 반대논리도 굉장히 빈약합니다. 

 

우선은 이 사건을 소개하면서 장관이 결재를 했다가 결재를 번복한 대목이라든지,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든지, 사건 기록이 회수됐다든지, 항명수사로 사건이 전환됐다든지 이런 것에 대한 사실관계 설명을 안 하셨더라고요. 의원들 앞에서 설명하면서. 그리고 그러한 과정이 일어날 때, 배후에서 이런 식으로 대통령실과 국방부 그리고 해병대 사이에 전화가 왔다 갔다 했다는 것, 이런 것 모두 언론 보도로 확인된 것이죠? 이렇게 무수한 전화가 왔다 갔다 했다는 것을 하나도 설명을 안 했습니다. 그래놓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면, 그것을 만약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믿는다, 너무 국민의힘 의원들이 우스워지는 것 아닙니까? 저는 이런 식으로 설명하면서 특검법 통과를 막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 의원들을 무시하는 것이자 바보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 의원님들은 죄송하지만, 언론 보도들을 조금만 더 검색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굉장히 많은 설명이 안 된 내용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공수처 등이 수사를 지금 잘하고 있으니 특검이 필요없다”고 했다 합니다. 여러분 불과 얼마 전만 해도 국민의힘 의원님들, 특히 법사위에 계시는 분들은 ‘공수처 소용없다. 필요없는 기구다. 아무것도 안 하는 기구다. 다 없애버려야 한다’고 하셨던 분들입니다. 의사록 한번 점검해 보십시오. 그런데 갑자기 공수처가 수사를 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식의 설명을 진짜 국민의힘 의원님들이 듣고 따르시면 안 됩니다. 제대로 살펴봐 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채 해병 특검을 국민의힘이 수용할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계십니다. 총선 민심을 몸으로 느끼셨을 국민의힘 의원님들은 이러한 국민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참고로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고발이 지난주에 이뤄졌는데, 수사를 제대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검법이 통과되더라도 시간적인 텀이 있어서, 그 사이에 공수처 수사를 제대로 해야 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님들과 함께 공수처에 촉구 방문을 오전 11시 반에 할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짧게 하나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검찰이 대검찰청 서버 디넷에 피해자의 휴대전화 정보 전체를 올린 뒤에 영장에 기재됐었던 혐의 외에 별건의 범죄수사에 활용한 정황이 보도를 통해서 드러났고, 대법원 판결에 의해서도 그런 부분이 드러났습니다. 검찰이 압수한 휴대전화의 전체 정보를 디넷에 올린 뒤에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에 기재된 혐의와 무관한 자료를 찾아서 별건 수사한 부분을 위법하다고 대법원이 다룬 것입니다. 이는 분명히 영장주의에 위배되죠? 그래서 제가 검찰 쪽에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자료를 보내왔는데 그 자료를 보면, 2012년 4월에 디넷을 구축한 이후에 해마다 수천 건씩 많게는 9,000건씩 휴대전화 정보를 통째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10년이 넘은 자료도 약 100여건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합니다. 10년이 지났으면 수사하고 전혀 상관이 없는 정보잖아요? 제가 받은 자료를 정확하게 구체적으로 설명한 보도자료를 배포할 것입니다. 참고하셔서 기사를 많이 써주시기 바랍니다. 

 

10년이 넘도록 어떤 사람의 휴대폰 전체 정보를 검찰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범죄수사하고 아무 상관없이. 이것이 허용되는 나라라면, 이는 법치주의가 없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이런 영장주의에 완전히 배치된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이 지금이라도 시정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이 부분에 대한 제도 개선을 최대한 빨리 우리당이 나서서 하겠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나중에 보도자료 배포할 테니, 꼭 참고해서 봐주시기 바랍니다.

 

2024년 4월 30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