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인재영입식(13차, 14차) 인사말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공보국
  • 조회수 : 421
  • 게시일 : 2024-02-02 11:09:33

인재영입식(13차, 14차) 인사말

 

□ 일시 : 2024년 2월 2일(금) 오전 10시 30분

□ 장소 :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

 

■ 이재명 당대표

 

더불어민주당에 함께 하게 되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민주주의에 있어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더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이번에 영입한 두 분께서는 이미 소개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언론자유 침해를 막고, 언론자유 확대-확보를 위해서 아주 긴 세월을 싸워오신 분들입니다. 많은 성과를 냈던 분들이시기도 합니다.

 

윤석열 정권의 언론탄압이 과거 독재정권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들을 위해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언론자유를 확보하고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일이 민주주의 붕괴되는 것을 막는 일이 정말로 중요한 과제일 것입니다. 이 과제를 함께 할 두 분 모시게 되었는데, 기대가 매우 큽니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 이훈기 전 기자

 

안녕하십니까. 저는 30년간 신문과 방송기자로 일해 왔습니다. 부족하지만 항상 약자를 대변하고 살아있는 권력의 감시자가 되기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언론독립과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금 이 자리가 주는 무게를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민생은 팽개치고 제일 먼저 한 것이 언론장악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언론통제기구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언론검열기구로 전락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방송통신위원장에는 전문성이 없는 선배 검사를 임명했고, 공영방송 사장도 방송과 무관한 인물을 친하다는 이유로 자리에 앉혔습니다. 지금 공영방송은 신뢰를 잃었고, 공익성을 담보해야 할 뉴스 전문채널은 민영화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대통령과 현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기자들에 대한 고소·고발과 괴롭힘은 도를 넘어섰습니다. 국민의 쓴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기자회견 대신 기자들에게 김치찌개를 끓여줄 생각을 하는 것이 2024년 윤석열 정권의 언론관이고 실력입니다.

 

저는 시청자가 주인인 ‘공익적 민영방송’ 설립을 주도한 행동하는 언론인입니다. iTV 재직 시절에 당시 회장이 차기 인천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방송사를 홍보에 이용하고, 선거캠프로 만들겠다는 충격적인 문건을 입수했습니다. 저와 iTV 구성원들은 방송 사유화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메인 뉴스에 자사 현직 회장을 고발했습니다. 언론자유가 무엇인지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또한 방송사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대주주에게 더 이상 방송을 맡길 수 없었기에, iTV 구성원들은 방송사 허가가 취소되어 문을 닫는 고통을 감내했고, 결국 수백 명이 자발적 실업자가 되었습니다. 시청자가 주인인 공익적 민영방송을 만들기 위해, 저와 구성원들은 퇴직금을 모아 방송 기금을 만들었고 주유소와 세차일, 학교급식 배달, 대리운전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견뎌냈습니다. 여기에 40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가 결합하고 1만 5천 명의 발기인이 뜻을  모아, 1093일 만에 OBS를 탄생시키는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저는 OBS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질적 방송사 재허가 제도를 이끌어냈고, 방송사의 소유구조 모델도 제시했습니다. 설립 이후에는 중소형 방송사에 절대 불리한 재송신제도 개선에도 앞장섰습니다. 

 

윤석열 정권 들어서 국민들은 힘듭니다. 먹고사는 문제만으로도 힘든데, 언론 보도를 보면 더 지치고 힘든 게 현실입니다. 언론은 정권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우리 사회의 갈등과 혐오를 부추기고 있는 게 지금 언론 상황입니다. 넘쳐나는 가짜뉴스도 언론에 대한 국민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30년간 언론계에 몸담아 온 사람으로서 지금의 언론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는 언론인으로서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저지와 언론개혁에 앞장서기 위해서 민주당의 인재 영입을 받아들였습니다.

 

민주당과 함께 치열하게 대안을 만들고, 대한민국의 언론정책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언론 통제기구로 전락한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방송3법을 다시 추진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또한, 언론중재법 재개정과 언론진흥정책의 점검을 통해 보도의 자유를 제도적으로 지키겠습니다. 상대적 약자인 지역언론과 중소언론 그리고 독립언론을 보호하고 육성해 건강한 언론 생태계를 만드는 데도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서 국민에게 막대한 고통을 준 대표적인 사례가 IMF사태입니다. 이런 불행한 역사는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권의 언론장악을 막아내고, 언론개혁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매서운 감시와 따뜻한 지지로 저를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노종면 전 앵커

 

안녕하세요, 노종면입니다. 김건희 여사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23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는 최근 뉴스타파의 보도는 법원에 제출된 검찰 의견서를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정권 때 문건 아니냐’는 말로 의미를 왜곡했습니다. 뉴스타파가 보도한 검찰 의견서는 2022년 12월 작성됐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작성했고 한동훈 법무장관 재임 때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언론은 한동훈 위원장 발언을 보도하면서 시점의 오류를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언론이 ‘윤석열 검찰 문건’을 ‘문재인 검찰 문건’으로 둔갑시킨 셈입니다. 특히 ‘문재인은 다 나쁘다’는 인식을 가진 이들에게 ‘김건희 모녀 23억 수익’이라는 불편한 기사를 무시해 버릴 핑계를 주게 됩니다. 언론은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지배합니다.

 

개인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언론에 노출됩니다. 포털에 나열된 제목들에 시선을 빼앗기고, 식당 TV에 박힌 큼지막한 자막을 보지 않을 수 없는 환경에서 언론의 영향력은 어느 때보다 강력합니다. 언론사가 늘고, 보도량이 늘고, 보도를 접하는 경로가 늘어나면서 우리는 어느 언론사의 무슨 기사를 어떤 경로로 접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특정 뉴스를 알고 있다고 믿게 됩니다. 언론에 대한 불신과 언론의 영향력은 반비례해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져도 언론의 영향력은 계속 커지는 현상,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치명적인 모순입니다. 이 모순을 해소하는 언론 정책이 언론개혁의 요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악의적 오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라는 의제를 공론의 장에 올린 경험이 있습니다. 비록 법제화 문턱에서 좌초하고 말았지만, 각론을 둘러싼 이견과는 별개로, 여전히 시민사회가 합의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언론 개혁 정책입니다. 합리성과 실효성을 강화해 다시 추진해야 합니다. ‘악의적 오보’보다 훨씬 많은 ‘부실한 보도’로부터도 개인과 사회를 보호해야 합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언론의 시계를 1980년대로 돌려버렸습니다. 개혁은 고사하고 검찰과 방통위가 휘두르는 칼부터 피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원상회복이 언론개혁의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원상회복을 위한 산발적인 싸움으로는 결코 언론개혁에 이를 수 없습니다. 방통위, 방심위, KBS, MBC, YTN, TBS, 뉴스타파와 같은 언론 탄압의 현장에서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원상회복입니다. 언론개혁은 원상회복 그 이상이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 때의 언론은 마음에 들었습니까? ‘시민 편에 선 언론 생태계 만들기’, 제게는 언론개혁의 본질이 여기에 있습니다.

 

개혁과 혁신이 필요한 분야가 어디 언론뿐이겠습니까? 좌고우면하다가는 인구감소, 지방소멸, 기후위기 같은 본원적이면서 대책이 시급한 의제에서 손을 놓게 됩니다. 시대는 말이 아닌 정책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혁신가를 요구합니다. ‘언론인 노종면’을 내려놓고 ‘정치인 노종면’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입니다. 언론인의 한계를 벗고 정치인으로 개혁과 혁신의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이런 결심에 이르기까지 ‘증오정치에 대한 우려’를 자주 떠올렸습니다. 증오정치, 한국 정치가 청산해야 할 과제를 응축하고 있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오남용이 심각한 표현이기도 합니다.

 

증오정치를 두고 최근에 생겨난 현상처럼 얘기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아닙니다. 해방 이래 없었던 적이 없는 폐습 중 폐습입니다. 20년 전에는 여야가 사이가 좋았습니까? 그래서 노무현을 탄핵하려 했습니까? 증오정치는 양비론의 단골 소재로도 쓰입니다. 폐습으로서의 증오정치를 뿌리 뽑으려면 무엇이 증오정치인지부터 제대로 가려야 함에도, 대개는 뭉뚱그려 모두 까기를 해버립니다. 욕먹을 짓을 비판해도 조금만 표현이 거칠면 증오라는 딱지가 붙습니다.

 

저는 ‘증오정치에 대한 우려’를 곱씹으며 앞장서 싸워야 하는 이유를 재확인했습니다. 대중은 싸움을 우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싸움 자체보다 그로 인한 정책 의제 실종을 우려합니다. 이 점 잊지 않고 싸우겠습니다. 할 말 하겠습니다. 할 일 하겠습니다.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24년 2월 2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