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홍익표 원내대표, 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 규탄대회 모두발언
홍익표 원내대표, 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 규탄대회 모두발언
□ 일시 : 2024년 2월 1일(목) 오후 1시 30분
□ 장소 : 국회 본청 앞 계단
■ 홍익표 원내대표
굉장히 무겁고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마음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사 이후 500일이 다 되도록 진실을 찾아서 추운 겨울날 오체투지와 야외 시위를 하는, 그리고 삼보일배를 하는 유가족 분들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법을 통과시켰고 대통령은 거부했습니다. 저희는 이것으로 우리의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가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응답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더 나아가야 합니다. 국회를 통과한 이태원참사특별법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법이 아닙니다. 정부와 여당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서 저희가 입법을 했습니다. 특히, 의장이 중재안을 만들었고 그 의장의 중재안을 바탕으로 해서 협의에 협의를 거쳐서 양보에 양보를 했습니다. 유가족 분들이 저희에게 그랬습니다. 애쓰고 노력하고 있지만 박수는 못 치겠다고 할 정도로 의장 중재안을 기반으로 한 지난 수정 통과한 법안에 대해서도 유가족 분들은 많은 아쉬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유가족 분들을 설득한 이유가 딱 그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의장 중재안을 바탕으로 통과시켜야만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낮추지 않겠습니까’라고 설득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대는 무참하게 짓밟혔습니다. 양보하고 수정하고 유가족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큰 법안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그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진실을 밝히는 것이 그렇게 두렵습니까? 진실이 드러날 경우 도대체 누가 그 진실 앞에 책임을 져야 되는지 그것이 두려웠습니까? 거부권을 쓴 대통령이 제시한 방안은 유가족과 국민을 두 번 모욕 주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유가족과 희생자 분들이 돈 몇 푼 받으려는 사람들처럼 매도한 것입니다. 그들이 피해자와 시민을 대하는 태도는 10년 전 세월호와 하나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10년 전 세월호 사건 터졌을 때, 그들은 어떻게 했습니까?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유가족을 매도하고 마치 유가족들이 보상금이나 바라는 사람, 자기 자식이 죽었는데 돈 몇 푼 때문에 시위하는 사람으로 매도했었습니다. 지금 역시 돈 몇 푼 제시하면서 자기 할 일 다 했다고 하는 것이 정부의 태도입니까? 그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람을 대하는 방식입니까?
유가족 분들께서는 단 한 번도 저희에게 보상이나 배상 이야기를 말씀하신 분도 없습니다. 늘 저희와 다른 동료 의원들 만났을 때마다 유가족 분들이 한 이야기는 한결같았습니다. 그날의 진실을 알고 싶다. 왜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많이 죽었는지, 그리고 왜 우리 아이들이 병원에 짐짝처럼 실려가서 병원에 짐짝처럼 쌓이고 나중에 어느 병원에 있는지 희생된 자기 자식들 찾기 위해서 그 밤거리에 병원을 돌아다녔던 유가족의 심정을 그들은 아는지, 왜 그랬는지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500일이 지난 시점까지 사고의 원인도, 그날의 진상도, 그리고 책임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와서 겨우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기소가 결정이 된 것입니다. 참으로 참담하고 암담합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에게 경고합니다. 오늘 거부권을 통해서 자신들의 의도가 성공한 듯 그리고 자신의 뜻이 관철된 것처럼 느낄 수 있겠지만 역사는 당신들이 원하는 것처럼 가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는 오늘의 사실을 하나하나 기록할 것이고 다가오는 시간은 윤석열 대통령과 그들에 대한 심판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좌절하지도, 절망하지도 않습니다.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다가오는 윤석열 정권의 심판의 시간을 우리는 재촉하고 당기면서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2024년 2월 1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